한국정치, 특히 한국의 선거에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 일들이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그 중에서 대표적인 것을 몇가지 골라보자. 남존여비가 없어진 세월이 5대가 지났다. 돈과 권력을 갖고 힘이 약한 여성들을 상대로 하는 성폭행과 성추행들을 일삼는 새누리당에 어찌된 영문인지 여성 유권자들의 지지가 더 많다는 것이다.
최근 롯데그룹의 구멍가게 배추장사같은 ‘황제경영’을 보면서도 부자와 대기업 위주의 경제정책을 펴는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가난하고 못배운 사람들일수록 높게 나타나는 것도 그렇다. 또 있다. 위안부라면 치를 떨다가도 대대손손 친일파, 친일부역자 선조들이 유난히 많이 몰려있는 새누리당에 투표를 해 준다.
어디 그것뿐인가. 더더욱 이해가 안되는 것은 이런 현상이 남북한이 너무나 닮아가고 있고, 이제는 거울처럼 거의 같다는 것이다. 소위 ‘적대적 공생관계’에 있는 남북한 권력자들이 분단관계를 이용해서 이런 요상한 현상을 거의 70년동안 우려먹었었다. 이는 쿠바와 이란 핵협상마저 끝나가는 마당에 앞으로의 한반도의 앞날을 지구상에서 가장 복잡하고 불투명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 본다면 권력자도 권력자이지만 권력에 빌붙어서 민족을 도탄에 빠지게 만든 천박한 간신들과 이들을 아무런 자각도 없이 박수보내고 있는, 그래서 가장 핍박을 먼저 받고 있는 기층민, 정확하게 말하면 새누리당 지지자들을 사회과학적으로 이해하려면 상당한 수준의 연구가 필요하다.
이런 이상한 현실을 한쪽에서는 ‘무지’라고 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말은 안하지만 ‘역적’ 또는 ‘반골’이라고 보는 듯하다.
독재자 이승만을 몰아내고 미완의 혁명인 4.19 이후에 탄생한 4대 윤보선의 1년 반짜리 제2공화국에서 잠깐동안 ‘민주’의 얼굴만을 구경하다가 5.16 군사쿠데타를 맞는다. 군신관계나 왕과 백성의 관계가 연장되고 있다고 생각했지 국민들 중에서 누구나 대통령이 된다는 생각들을 하지 못했다. 그걸 아무리 깨우치고 ‘국민이 국가의 주인이다.’고 학교에서 가르치고 시험봐서 점수만 얻었을 뿐이지 자신과는 하등의 상관들이 없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지난한 세월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지각있는 한국인들은 공화제에서 백성이 아닌 국민으로서 나라의 주인된 대접을 받아 본 적이 1998년 ‘국민의 정부’ 이전까지는 거의 없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10년의 민주정부’는 순간 기억에서 사라져버렸다. 기르던 딸자식을 주인이 마음대로 해도 마음만 잠시 아플 뿐 별다른 수가 없었다. 돈이라는 것은 말로만 듣는 것이고 단지 밥만 눈앞에 어른거렸다. 주인이 일본가면 같이 짐싸서 일본으로 가는 것이지 가고말고는 문제 삼을 수도 없었다.
북에서는 이상한 구호와 옷가지만 바뀌었을 뿐 조선 전제왕조가 김씨로 바뀌었을 뿐이다. 이렇다 보니 경제적 외형적으로 자화자찬식 선진국이니 뭐니 하는데도 정신적으로는 ‘현실적’이라는 출처불명의 처세로 변통을 아무리 내세워도 내면에는 아직도 봉건 왕조시대의 ‘충성’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는 ‘왕과 백성의 관계’에 머물러 있는 국민이 과반수가 넘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정상적인 경우라면 이명박 대통령과 사진찍고서 아무런 죄의식없이 박근혜 대통령과 사진 찍으려고 하지 못한다.
반면에 ‘깨우친 시민’이라고 하는 분들은 ‘충성’보다도 ‘지조’를 더 높이 붙들고 있는 듯하다. 말로는 ‘나라와 민족‘을 입에 달고 살면서도 ‘군신관계’의 수준, 그래서 약간의 ‘선민의식’까지 갖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자신이 선택한 지도자는 하나 뿐이라는 도그마는 시야를 더 이상 끌어 올리지 못하는 것은 물론 효과적으로 백성들과 어울리고 그들과 아픔을 같이하는데도 한계를 자주 드러내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충성과 지조’ 는 따로 떼어 놓으면 불안정하다. 한국사회의 불안정성 내면에는 이런 미세한 차이도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
민주정부 10년에 이루었던 수많은 서민과 국민을 위한 열매를 재점검해 볼 기회이자 ‘반골’이 반드시 나쁜 말이 아니고, 반골기질이 있는 자식들이 집안을 더 융성하게 만든 수많은 사례들을 같이 나누었으면 하는 바램에 이 밤이 짧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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