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1일 화창한 날씨 가운데 금문교가 내다보이는 프레시디오 공원에 조지 슐츠 전 국무장관, 에드윈 리 샌프란시스코 시장과 김정훈 의원, 외교단, 참전용사와 가족 등 약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비 착공식이 성대하게 개최되었고, 저는 이 자리에서 대한민국 정부의 성금 약 100만 불을 한국전 참전재단에 전달하였습니다.
저는 이번 행사에 참석하면서 감사와 감동의 물결과 함께 지난 2년간의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비 모금운동과정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습니다. 2013년 9월 14일 한국전 참전재단의 피터 맥크스로스키 회장(전 연방하원의원), 김만종 부회장, 존 스티븐슨 사무총장, 돈 리드 재무담당이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을 찾아와서 한인동포들이 참여해 줄 것을 요청하였습니다.
이들이 다녀가고 나서 총영사관 직원들이 적은 금액이지만 솔선수범하자는데 의견을 같이 하고 대한민국 정부에 도움을 요청하니 기본적으로 참전기념비 예산은 총 소요경비의 1/3을 지원하는 것이 원칙이니 우선 200만 불을 모금하면 100만 불을 지원할 수 있겠다고 알려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동포사회가 먼저 100만 불을 거두면 미국주류사회나 기업도 동참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대대적인 홍보와 함께 모금운동을 시작하였습니다.
모금과정에서 동포언론들이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모금에 참여한 분들을 일일이 성금전달 장면을 사진을 찍어 기사화해 주었고, 모금운동의 당위성을 지면을 할애하여 알려주었습니다. 처음에는 해병대가 주축이 되어 모금을 하였지만 역부족이였습니다.우선 한인회 등 각 단체의 협조를 요청하고 일정이상의 기금전달자에게는 감사패를 만들어 전달해드렸습니다. 또한 기업들에게도 적극적인 호응을 부탁한 결과 삼성, 아시아나, 포스코가 참여해주었습니다. 큰 성금도 중요하지만 많은 동포분들이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종교단체와 동포단체, 한인학교에 부탁을 하였습니다. 특히, 한국학교 학생들이 1불씩이라도 기부하여 한국전 참전기념비와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교육토록 하였는데, 북가주 교사협의회가 수고를 많이 해주셔서 2,600명의 학생들이 동참하였습니다.
그 후 민주 평통과 해병대에서 한국전 참전기념비 기금마련 골프대회를 개최하고 각 단체와 개인, 심지어는 한국과 뉴욕, 시애틀에서도 성금이 줄을 이었습니다. 이러한 동포사회의 성금에 힘을 얻어 미국 주류사회도 본격적인 모금운동을 벌려서 벡텔, 세브론등 기업으로부터 후원을 받았으며, 한 미국참전용사는 유언으로 13만 7천불을 기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모금운동을 시작한지 2년도 안되어 한국 동포사회와 기업이 105만 불, 미국주류사회와 기업들이 115만 불을 거두어 대한민국 보훈처가 국회의 심사를 거쳐 약 100만 불을 기부하게 되었는데, 보훈처는 이렇게 큰 금액을 동포사회가 시작하여 거둔 사례는 세계 동포사회에서 전무후무할 것이라고 하면서 모범사례로 평가하였습니다.
내년 6월 25일 완공을 목포로 이제 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입니다. 이번 모금운동을 전개하면서 과거 경제위기 시에 금 모으기 운동을 한 우리민족의 저력을 다시한번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전 참전기념비가 준공되면 많은 참전용사와 그 가족들, 모금에 참가한 한국동포분들이 모금리스트에 새겨진 본인의 이름을 보면서 다시 한번 한국전쟁과 한미동맹의 의미를 되새기는 귀한 역사교육의 현장이 될 것이며, 많은 관광객들도 이곳을 찾을 것입니다.
올해 94세의 존 스티븐슨 한국전 참전기념비 재단 사무총장은 혹독한 겨울날 장진호 전투에서 동상에 걸려 발가락을 절단하였고, 인천상륙작전때 많은 부하를 눈앞에서 잃은 과거를 생각하며 한국전 참전기념비가 한국전에서 전투로 사망한 동료병사들을 기억하는 소중한 장소가 될 것이라고 하면서 한국동포분들의 뜨거운 성원에 깊은 감사를 표해왔습니다.
모금에 참여해 주신 동포 여러분, 여러분이야말로 진정한 애국자이며, 자유민주주의의 소중한 가치를 아시는 진정한 시민이십니다. 다시한번 깊은 존경심과 경의를 표합니다. 거듭 머리숙여 감사드립니다.
2015년 7월13일 한동만 총영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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