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팅턴 라이브러리]
헌팅턴 라이브러리(The Huntington Library, Art Collections, and Botanical Gardens)는 자연과 인간이 함께 만든 특별한 아름다움 덕에 매년 60만명의 방문객이 찾는 LA 근교 인기 명소. 희귀한 도서와 원고가 눈길을 사로잡는 도서관, 숨 멎을 것 같이 아름다운 예술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미술관, 그리고 마법처럼 환상적인 정원을 만날 수 있는 헌팅턴 라이브러리로 떠나보자.
◎ 헌팅턴 라이브러리 오버뷰
미국에는 국가 소유의 대규모 박물관 외에도 개인이 소장했던 물건들을 전시하는 미술관들이 상당히 많다. 헌팅턴 라이브러리도 한 성공한 사업가가생전에 모았던 컬렉션과 기부로 지어진 문화공간. 1900년대 초 LA 지역에서 철도 사업과 부동산 사업으로 부호가 된 헨리 헌팅턴의 저택을 일반 대중에게 개방한 곳으로 총 면적이 207에이커에 달하며, 도서관과 미술관, 식물원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평일 성인 입장료는 일인당 23달러이며 주말은 25달러로 데스칸소 가든이나 게티빌라, LA 수목원 등 여타 식물원에 비해 입장료가 비싼 편이지만 하루 안에 모두 관람하기 벅찰 정도로 풍성한 볼거리들이 충분히 제값을 한다. 매년 헌팅턴을 찾는 이들이 60만명에 달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매달 첫째 주 목요일에는 무료입장이 가능하지만, 홈페이지 또는 전화(800)838-3006)로 미리 예약해야 한다. 헌팅턴은 화요일을 제외하고 주 6일,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개장한다. 노동절이 지나면 평일에는 정오부터 연다고 하니 방문할 경우 시간에 유의하자.
가든 내에는 3개의 카페가 있는데 장미정원 티 룸은 예약한 관람객에 한해 들어갈 수 있다. 이 외 일반 카페와 중국정원에 있는 티 하우스는 예약이 따로 필요하지 않다.
◎ 도서전시관
희귀본, 원고, 참고도서, 사진 등 총 900만점의 자료들을 보관하고 있는 헌팅턴 도서관은 자격 요건을 충족하는 학자들만이 연구나 학업의 목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일반 관람객들을 위해서는 상설 전시관이나 과학 역사 갤러리 등이 마련되어 있으니 아쉬워하지 않아도 좋다.
전시관에는 셰익스피어 초판과 제프리 초서의 작품, 구텐베르크의 성경책 그리고 다양한 미국 역사서와 영국 문학작품 및 과학 역사서를 선보이고 있다.
1400년대의 기념비적인 영국문학작품 제프리 초서의 ‘켄터베리 이야기’ 원고는 필경사가 한 자 한 자 손수 써낸 것. 정교하고 우아한 글씨체와 내용을 뒷받침하는 삽화까지 모든 것이 수작업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하나의 멋들어진 예술작품이었다.
중세시대 출판과 인쇄업계에 혁명을 일으켰던 활자 인쇄술을 이용해 1455년 최초로 만들어진 구텐베르크의 성경책과 비교해 보는 것은 나름대로의 소소한 재미가 된다.
올해는 특히 남북전쟁 종전 150주년을 기념해 남북전쟁 관련 자료와 에이브러험 링컨 자료를 함께 전시하고 있다.
◎ 헌팅턴 아트 갤러리
도서관에서 나와 조금만 걸어가면 고풍스런 대규모 저택과 마주하게 된다. 헨리 헌팅턴 일가가 실제 거주했던 곳으로, 현재는 유럽 미술품 전시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15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의 작품들에 포커스를 맞춰 전시하고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헨리 헌팅턴과 그의 아내 아라벨라 헌팅턴의 초상화가 걸려 있는데, 그들의 고상한 취향과 진귀한 보물들을 세상에 공개해 다양한 체험을 가능케 하는 문화공간을 제공해주었음에 감사하게 된다. 1층에는 당시 생활공간을 그대로 재현해 내어 화려하고 품격 높은 골동품들을 전시하고 있으며, 2층에는 헌팅턴이 생전에 수집한 유럽의 미술품들을 전시해놓았다.
영국 예술을 감상하기 최적의 장소라 말할 수 있는 이 곳의 대표격 전시실은 ‘Thornton Portrait Gallery’로 모든 벽면에 실제 사람크기로 그려진 전신 초상화가 걸려 있다. 게인즈 버러의 ‘푸른 옷을 입은 소년’과 토머스 로렌스의 ‘핑키’가 특히 유명하다. ‘푸른 옷을 입은 소년’ 그림 속에는 또 다른 숨은 그림이 있으니 방문 때 눈 여겨 찾아볼 것을 권한다.
초상화들 사이마다 놓여 방 안을 빈틈없이 채우는 조각상들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 12가지 테마 정원
총 면적 207에이커 중 120에이커를 차지하는 정원은 장미정원, 일본정원, 중국정원, 사막정원 등등 12개의 테마로 나누어져 각기 다른 매력을 뽐낸다.
보기만 해도 사랑스러움이 물씬 느껴지는 장미정원은 1,200여종의 장미가 그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다. 크기도 모양도 심지어 향기까지 저마다의 독특함을 가지고 있어 하나하나 구경하는데 지루함이 없고 오히려 매번 신선하기까지 하다. 생김새의 특징을 잡아내거나 기리고자 하는 인사들의 이름을 따서 지은 장미들의 이름을 찬찬히 살펴보는 것도 헌팅턴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별함이다. 5월부터 장관을 이루기 시작하는 장미정원은 지금이 즐기기에 최적이다.
개장한 지 100여년이 되었음에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일본정원과 개장한 지 채 10년도 되지 않은 중국정원 모두 단연 헌팅턴의 인기코스. 동양의 미를 꽤나 잘 표현해 낸 두 정원은 비슷한 듯하나 확연히 다르다.
정돈된 일본식 가옥과 나무들이 마치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한 일본정원은 조용하며 개인적이고, 섬세하다. 일본 고유의 자갈과 바위로만 만들어진 선정원에서는 명상을 취하고, 수준 높은 각종 분재들을 감상하며 저분저분한 일본 특유의 감성을 느낄 수 있었다.
‘유방원’(流芳園), 즉 ‘향기가 흐르는 정원’이라고도 불리는 중국 정원에는 다양한 꽃나무들을 심어놓았다. 작은 호수를 주변으로 아찔한 곡선이 돋보이는 중국풍의 누각과 정자들, 괴석들을 배치해 이국적인 요소를 더했다. 손님이 많이 왕래하는 중국 특유의 생활상을 반영해 일본의 정원과 달리 활발하고 사교적이며, 대륙의 호방함을 마주할 수 있다.
현재 더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확장공사 중이다.
사막정원의 첫 인상은 고요했다.
여타 정원에 비해 관람객이 많지 않지만 그 매력은 대단하다. 5,000종이 넘는 사막식물의 모양과 무늬의 다양함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풍광이 눈을 사로잡는다.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오히려 뜨거운 햇살과 황량한 사막과 대비되어 더욱 선명한 꽃들과 보이지 않을 만큼 작거나 또는 성인 키의 몇 배는 될 것 같이 훌쩍 큰 선인장들 하나하나가 우열을 가릴 수 없을 만큼 매혹적이다. 가뭄으로 절수명령이 내려진 가주. 가뭄을 견뎌낼 최적의 식물인 사막식물에서 정원 조성 아이디어를 얻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 가는 길
LA 한인타운에서 대략 15마일 거리에 있는 헌팅턴 라이브러리는 US-101 S에 합류한 후 패사디나 방면 CA-110 N/패사디나 프리웨이를 타고 약 9마일 가면 목적지 근방에 도달한다. 한인타운 기준으로 자동차로 이동하면 30~40분이 소요된다. 주차비는 무료이다.
▷1151 Oxford Rd. San Marino
▷www.huntington.org
<글·사진 서영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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