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도 더 넘은 때 경험했던 이야기를 해야겠다. 어떤 사람이 디즈니 등 유명 상표를 불법으로 복사해서 붙인 모조품들을 밴에 싣고 하필이면 워싱턴 DC의 FBI 본부 건물 부근에서 팔다가 체포되어 연방 법정에 서게 된 사건을 맡은 적이 있었다. 연방 검사와 협상하는 과정에서 FBI가 수집한 증거물들을 열람할 수 있었던 바 특히 피고가 여러 차례 자기 집에서 출발하여 여기 저기를 거쳐 FBI 건물 부근의 행상들의 밴 둘 사이에 자리 잡고 관광객들에게 물건을 파는 장면이 비디오로 자세히 포착된 것을 볼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 증거가 그처럼 명명백백한 경우 무죄를 항변하여 재판을 받는 것은 몇 년 이상의 감옥행을 자초하는 어리석은 짓이다. 따라서 검사와의 협상 결과 피고가 유죄를 인정함으로 감옥은 피하고 몇 달 간의 집행유예 판결을 도출할 수 있었다. 그런데도 그 고객이 4,000불이나 되는 변호사비를 내지 않고 다른 곳으로 잠적해 버려 두고두고 기분이 나빴던 경험이다. 형사 사건을 맡게 되면 수임료를 두둑이 미리 받아야 된다는 업계의 격언이 괜한 이야기가 아닌 셈이다.
연방 수사국(FBI) 하면 J. 에드가 후버가 연상될 정도로 그는 1924년부터 1972년 사망할 때까지 무려 48년 동안이나 FBI 국장 자리를 지켰던 사람이다. 그는 1960년대 이전에는 FBI를 과학적인 범죄수사의 대명사로 키울 정도로 그의 임기 이전에는 정치적 배경을 가진 무자격자들이 무사안일하게 놀고먹는 직장으로 생각하던 곳을 개혁하는데 성공을 거둔 미국 영웅들 중 하나로 자가선전을 했었고 미국 대중들도 그리 생각했었다. 그러나 무소불위의 (경찰) 권력이 오랫동안 한 사람에게 국한되어 있으면 탈이 나기 마련이다. 그의 사망 이후에 그의 어두운 면이 드러나게 되었다. 예를 들면 마틴 루터 킹 박사 등 민권운동 지도자들이나 월남 전쟁 시절의 평화 주창자들에 대한 영장 없는 도청이나 미행 등 불법행위들이 그의 지시 아래서 발생했다. 심지어는 존슨 대통령 시절 킹 박사의 혼외정사에 대한 녹음을 백악관 참모들에게 제공했다는 설마저 있다. 또 케네디 대통령과 후버의 직속상관이었던 로버트 케네디 법무장관의 불륜 행각에 대한 정보를 후버가 소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FBI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려는 게획이 좌초됐었다는 것도 같은 맥락의 후일담이다.
FBI 타령을 하는 것은 최근의 큰 두 사건 때문이다. 그 하나는 제프 블래터 FIFA 회장이 5선에 당선된 지 며칠도 안되어 사표를 낸 사건이다. FIFA 회장이 집행부의 주요 간부들 7명이 오랫동안 월드컵 개최국 선정과 스포츠 용품 회사들의 독점권 배정에 있어서 엄청난 뇌물을 받아 착복했기 때문에 연방 검찰의 기소를 지난주에 받았을 때만 해도 자기는 결백하다면서 FIFA의 개혁을 위해서라도 자신의 선출이 필수적이라던 사람이었기에 더욱 충격적이다. 내 짐작으로는 미국인 피고 중 하나가 뇌물 수수에 있어서 블래터의 연루를 입증할 자료를 제공했거나 FBI의 도청으로 블래터의 부정부패가 포착되었을 것이기 때문에 취할 수밖에 없었던 궁여지책(窮餘之策)으로 보인다.
또 하나의 사건은 미국 역사상 공화당 출신 연방하원의장으로 가장 오랜 기간인 8년간 재임했었던 데니스 해스터트 전 의원이 최근에 기소된 것이다. 그는 10,000불 이상의 액수를 은행계좌에서 수상쩍게 자주 인출하는 것에 대한 보고가 테러리스트들이나 마약 거래자들을 색출하기 위해 만든 연방 법규인데 그것을 어겼다는 죄목과 FBI 수사요원이 그를 방문하여 이유를 묻자 “은행을 믿을 수 없어 현금을 찾아 쌓아 두려는 이유”라고 거짓말을 했다는 죄목으로 기소되어 자기 출신 주인 일리노이 소재 연방 법정에 나타나야 하는 수모를 겪게 된 것이다. 그 기소장에는 해스터가 정계에 입문하기 전인 1970-80년대에 고등학교 선생님 겸 레슬링 감독으로 재직 중일 때 A라는 학생에게 모종의 몹쓸 짓을 한 것을 폭로하지 않도록 보상하기 위해 도합 350만불을 지불하기 위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리했었다고 나와 있다. 2007년에 하원에서 은퇴한 해스터트는 얼마나 엄청난 보수를 받는 로비스트가 되었길래 그처럼 큰돈을 약속했고 이미 170만불을 지불할 수 있었다니 로비스트 세계가 정말 요지경 속이다. 만약 그가 FBI 직원에게 이실직고를 했다면 A라는 피해자가 오히려 공갈죄로 걸릴 수도 있었을 것을 생각하면 해스터트의 행위가 끔찍한 것이었거나 가족들에게는 알리지 않기 위한 안간힘이었을 듯하다. 우리같은 보통 사람에게 이 사건들이 시사하는 반면 교사는 무엇인가? FBI 요원에게 거짓말을 말아야 한다. 제일 중요한 것은 애당초 죄를 짓지 않아서 FBI가 어떻게 생긴지도 모르고 지내는 것이다.
변호사 MD, VA 301-622-6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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