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길 돌리기 아쉬운 ‘미라벨 정원’... ‘잘츠감머굿’ 곳곳이 문화유산
▶ 음악천재 ‘모차르트’ 고향... ‘사운드 오브 뮤직’ 촬영지
여행을 하다보면 더 머물고 싶은 곳이 있다. 여행을 갔다 온 후에도 아련히 기억에 남고 진한 아쉬움도 남는다.
한껏 피워보지도 못한 채 서른다섯 살의 나이에 져버린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의 고향이며 ‘사운드 오브 뮤직’의 무대가 있는 곳.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Salzburg)가 바로 그 곳이다.
봄비가 내린 잘츠부르크의 첫 인상은 알프스 산자락의 신록과 어울려 한 폭의 수채화이자 동화 속 마을이었다. 바로크풍의 중세 건물이 고즈넉하게 줄지어 들어서 있고 잘자흐(Salzach) 강이 도시를 가로지르는 세계 문화유산의 작은 마을이다.
잘츠부르크라는 이름은 ‘소금(Salt)의 성’이란 뜻인데 오래 전 이곳에서는 당시에 금보다 더 소중한 소금이 많이 생산돼 잘츠부르크란 도시가 생겼고 경제와 함께 문화와 예술이 번성했다. 그러나 지금은 소금의 도시가 아니라 유럽 사람들이 죽기전에 한 번쯤 가보고 싶어 하는 음악의 도시가 됐다.
잘츠부르크의 여행은 모차르트의 숨결을 느끼는 것으로 시작된다. 게트라이드 거리(Getreidgasse)에 있는 노란 5층 건물의 3층이 모차르트의 생가다. 건물 입구에는 ‘이 집에서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가 1756년 1월27일 태어나다’ (INDISEM HAUS WURDE WOLFKANG AMADE MORZART AM 27. JANNER 1756 GEBOREN)라는 문패가 붙어 있다.
모차르트는 25세까지 잘츠부르크에서 살았는데 17년을 가족과 함께 이 집에서 살았다. 자존심 강한 천재음악가가 태어난 집 치고는 비교적 수수했다. 모차르트의 집은 3층인데 지난 1917년 국제 모차라테움 재단에서 이 건물을 인수해 1층에서 4층까지 모차르트 박물관으로 운영하고 있다. 모차르트가 어린 시절 치던 피아노와 바이얼린, 친필 악보, 가족과 나눈 편지 등 유품이 전시돼 있어 잠시나마 모차르트의 음악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매년 수십만명의 관광객이 이 곳을 방문한다고 한다.
생가 앞에는 모차르트 사진이 들어간 모차르트 초컬릿, 컵, 기념품 등 모차르트와 관련한 상품과 가게들이 화려하게 장식돼 관광객들을 맞고 있다. 정작 모차르트 본인은 가난하고 궁핍한 삶을 살았던 것과 비교할 때아이러니다.
잘츠부르크에는 모차르트의 작은 음악회도 수시로 열린다. 특히 일부 식당에서는 저녁식사를 하면서 모차르트 시대의 복장을 한 연주자들이 나와 모차르트의 곡을 연주하는 특별한 ‘모차르트 디너 콘서트’가 열린다.
모차르트의 생가가 있는 게트라이드 거리는 줄지어 들어선 16세기 바로크식 건물에 세계 유명 브랜드의 스토어들이 줄지어 들어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느낌이다.
이 거리는 여행객들로부터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샤핑거리라는 찬사를 받기도 하는데 특히 철로 만든 아름답고 독특한 간판 모양이 특색이다. 당시 글을 모르는 사람을 위해 업종을 알 수 있도록 간판에 상품모양을 만들어 넣는 전통이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다고 한다.
거리 곳곳에는 모차르트 음악이 흐르는 카페가 있다. 이곳에서 카푸치노 한 잔과 함께 모차르트 음악을 감상해 보는 것도 잘츠부르크 여행의 색다른 맛이다.
모차르트 생가를 나와 게트라이드 거리를 돌아서면 모차르트가 자신이 작곡했던 ‘오라트리오’를 연주하고 첫 오페라를 공연했던 레지던츠 광장이 나오고 모차르트가 세례를 받은 찰츠부르크 대성당이 나온다.
잘츠브루크 대성당은 744년에 건축돼 화재와 2차 세계대전으로 파괴되면서 1628년과 1959년 두 번의 재건축으로 오늘에 이르렀다. 성당 입구는 믿음, 소망, 사랑을 상징하는 세개의 문이 있으며 모차르트가 쳤다는 파이프 오르간이 있다.
유럽에서 가장 보존이 잘 돼 있다는 호엔잘츠부르크(Hohensalzburg)성은 542m의 높은 산에 위치해 잘츠부르크 시내를 한 눈에 볼 수 있는곳. 11세기 교황과 황제 간의 싸움에서 교황 편에 섰던 대주교와 주민들이 황제의 침략에 대비하기 위해 지은 성이다. 모차르트가 음악활동을 위해 빈으로 가기 전 주교의 요청으로 이 성에서 자주 머무르기도 했다.
모차르트의 향기를 느꼈다면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무대를 가보자. 잘츠부르크가 그 이름을 세계에 널리 알리게 된 것은 역대 흥행순위 1위를 기록하기도 했던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이 나오고 부터다. 지금은 역대 5위에 랭크돼 있다.
참고로 2015년판 기네스북에 따르면 역대 영화 흥행순위를 보면 1위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1939), 2위 아바타(2009), 3위 스타워즈 4(1977), 4위 타이태닉(1997), 5위 사운드 오브 뮤직(1965), 6위 E.T.(1982), 7위 십계(1956), 8위 닥터 지바고(1965), 9위 조스(1975), 10위 백설공주(1937) 순이다.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견습 수녀 마리아가 폰 트랩 대령의 7명의 아이들과 계단을 오르내리며 도레미 송을 부르던 ‘도레미 계단’과 아이들이 분수대 주변을 뛰어다니던 말 분수대가 있는 곳이 바로 미라벨 정원이다.
‘아름다운 정원’이란 뜻의 미라벨 정원은 1606년 막강한 권력을 가진 볼프 디트리히 대주교가 성직자이면서도 사랑하는 여인 살로메를 위해 지어준 것으로 바로크 양식의 단아한 건물이 돋보인다. 또 사시사철 아름다운 꽃들로 잘 가꾸어져 있어 방문객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잘츠부르크에서 조금 떨어져 있지만 ‘사운드 오브 뮤직’의 주요 촬영지의 하나인 잘츠감머굿(Salzkammergud)지역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호수 중의 하나라는 볼프강 호수로 둘러싸여 그 아름다운 풍광만으로도 한 번 더 가보고 싶은 곳이다.
영화가 시작되고 마리아가 알프스 초원에서 노래를 부를 때까지 이어지는 풍경이 잘츠감머굿 지역이다. 볼프강 호수가 있는 이 지역은 계절에 따라 스키, 요트, 승마 등 알프스만의 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최고의 휴양지로 꼽힌다. 잘츠부르크 시내에 있는 ‘사운드 오브 뮤직‘ 촬영지 투어프로그램을 이용해 방문할 수 있다.
인구 15만명의 이 작은 시골마을인 잘츠부르크에 매년 700여만명의 관광객이 찾는다고 한다. 특히 매년 7월과 8월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이 열리는데 이 축제기간에는 음악의 도시답게 세계의 유명한 음악가와 음악애호가들 수십만명이 몰려들어 오페라, 연극 등이 펼친다.
모차르트의 음악과 ‘사운드 오브 뮤직’의 영화, 그리고 천년의 화려한 문화를 느낄 수 있는 도시 잘츠부르크. 꼭 다시 한 번 가보고 싶은 곳이다.
<글·사진 권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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