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를 운영하다 보면 오너들은 여러 가지 일을 겪게 된다.

경기불황에 따른 매출감소에 속을 태워야 하고, 렌트비 상승과 임금인상으로 골머리를 앓는 일은 이제 만성이 돼 버렸을 정도다. 하지만 고용주로 하여금 일할 맛을 단숨에 사라지게 만드는 것 중 하나가 직원과의 불협화음이라고 할 수 있다.

고용주는 나름대로 가족처럼 잘 대해 줬다고 생각해 왔는데, 정작 직원은 자신이 제대로 대우를 받지 못했다고 불만을 보이면 실망감이 여간 큰 게 아니다. 그런데 단순한 불만수준을 넘어 이런저런 노동법 조항을 내세워 자신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 고용주는 극한 배신감마저 느끼면서 일손을 잡지 못하거나, 심한 경우 아예 사업체 문을 닫는 안타까운 경우도 벌어지곤 한다.

고용주와 직원 간에 자주 벌어지는 소송은 주로 임금과 차별 등이 주요 원인이다.

이 가운데 오버타임과 관련된 것이 주류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미 잘 알려진 것처럼 초과시간 근무에 대해서는 1.5배의 임금을 지급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대로 환산해 주지 않거나, 아예 무시했다가 소송을 당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이와 함께 직장 내 성희롱이나 동료들의 따돌림, 인종이나 종교적인 이유로 인한 갈등, 특별한 이유 없이 진급 누락, 부당 해고 등도 단골 요인이 되고 있다.

게다가 앞으로 7월1일부터는 입사한 지 60일이 넘으면 매년 3일의 병가를 주도록 규정돼 있어 이로 인한 고용주와 직원 간 마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어떤 문제가 발단이 됐던 소송이 들어오면 고용주는 이에 대응할 수밖에 없고, 지루한 법정 공방을 준비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고용주는 시간과 돈을 써야 하고 정신적으로도 심한 압박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소송의 천국’이라는 미국의 그늘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 대비해 들어놓아야 하는 보험이 EPLI(Employment Practice Liability Insurance)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고용주가 직원으로부터 고용과 관련된 여러 상황에서 소송을 당했을 때 활용할 수 있는 보험이다. 즉 소송으로 인한 고용주가 승소하고도 생기는 금전적 손실을 커버해 주는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는데, 기본적으로 소송에 소요되는 비용을 해결하는데 이용할 수 있다.

물론 EPLI가 소송으로 인한 모든 것을 커버해 주는 것은 아니다.

여러 가지 조건들이 있는데, 중요한 몇 가지 조건들을 살펴보면 우선 임금관련 소송에서는 최대 10만달러 이상은 커버 받을 수가 없다. 특히 미지급 임금, 즉 공정 노동기준법(FLSA: Fair Labor Standards Act)과 관련된 오버타임 수당이나 최저임금 미지급에 대해서는 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즉 재판에서 졌을 때 소송에 들어간 법적비용은 정해진 약관에 의거해 커버를 받게 되지만, 미지급 임금은 고스란히 고용주가 책임져야 하는 것이다.

대신 고용주와 직원 간 적당한 타협점을 찾아 보험회사가 합의금 지급은 할 수는 있다.

이 보험이 고용주에게 닥친 예기치 못한 상황을 완벽하게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지만,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해 준비해 둬야 할 것은 분명하다.

이를 가입할 때 고용주는 자신에게 발생할 수 있는 이같은 위험 가능성을 세심하게 살펴봐야 한다. 예를 들면 직원과의 소통이 원활하다면 그만큼 가능성이 낮아진다고 볼 수 있다.

보험사 에이전트들도 이를 중시한다. 직장에서 회식이나 야유회 등을 통해 소통하고, 고용주와 직원 간 면담기회가 얼마나 있는지 등에 관해 질문을 하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만약 직원들과 대화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고용주가 자신에게 심하게 대했다면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고 잦은 불화는 보험료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와 함께 자신이 운영하는 비즈니스의 업종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파트타임 직원이나 시즈널 직원을 많이 활용하는 경우, 크리스마스 등 특별한 대목을 겨냥하는 업종에서는 이같은 일이 발생할 소지가 크다. 또 직원 수도 고려의 대상이다. 결국 이런 사항들이 보험료 책정에 영향을 준다고 이해하면 된다.

한인들은 문화적으로 정적인 사회에 젖어 있다. 때문에 문제가 있으면 말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에 앞서 규정과 법이 존재하고 있고, 모든 것이 이에 따라 움직인다는 미국의 문화와 사회 구조를 받아들여야 한다.

직원들과 수시로 대화를 나누는 적극적인 친화 노력을 통해 이런 불미스러운 일을 방지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EPLI에 가입해 두는 것 또한 현명한 선택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문의 (714)537-5000, www.chunha.com

<박기홍 / 천하보험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