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질환]
여름철이 가까워 오면서 시원하게 샌들이나 플립 플랍(flip-flop), 슬리퍼 등을 자주 신게 된다. 양말 없이 맨발로 다니다보면 발 관리에 자연히 신경 쓰이게 된다. 가볍게는 티눈이나 굳은 살, 별로 아프지 않은 사마귀, 생각지 못했던 무좀이나 혹은 돌출된 엄지발가락 뼈, 살로 파고드는 내향성 발톱 등을 발견하면 당혹스럽다. 생명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지만 조금은 성가신 발의 사소한 문제들을 살펴본다.
# 무지외반증(Bunion)
의학명으로는 ‘hallux valgus’라 하는데 한국어로는 ‘엄지 건막류’ 또는 ‘엄지발가락 가쪽휨증’이라고도 한다.
여성들에게 흔한 발질환 중 하나다. 엄지발가락은 둘째 발가락 쪽으로 심하게 휘어지고 엄지발가락 관절 뼈 부위가 바깥쪽으로 돌출돼 변형을 일으킨 모양을 보인다.
걸을 때 실리는 체중이 엄지발가락 쪽에 실리면서 튀어나온 부분이 쑤시고 아픈 통증이 생기기도 하고, 관절염에 시달리기도 한다.
원인은 주로 신발 때문이다. 높은 하이힐을 자주 신거나, 발을 심하게 죄는 폭이 좁은 신발 등 때문에 생긴다. 물론 유전적 요인도 크다. 또한 걷는 방법이 잘못돼 생기기도 한다.
수술적인 방법으로 치료하기도 하지만 수술이 아닌 방법으로도 통증완화에 도움 되는 방법들이 있다. 먼저 체중을 정상으로 유지하며, 몰스킨(moleskin)이나 혹은 젤리형 패드를 드럭스토어에서 구입해 사용하면 통증 예방과 관리에 도움된다.
또한 통증을 줄이기 위해 자신의 발에 잘 맞게 맞춤형으로 깔창을 제작해 신발에 덧대는 방법도 있다. 오버-더-카운터로 나온 깔창도 잘 맞으면 괜찮다.
통증이 심하면 아이부프로펜(ibuprofen) 같은 진통제를 복용해도 되며, 따뜻한 물에 발을 담가 통증을 완화해도 된다. 발전용 족욕기를 사용하는 것도 좋다. 발 마사지나 얼음찜질도 통증을 줄이는데 도움된다.
신발은 낮은 굽으로 바꾸고, 너무 꽉 죄는 신발보다는 엄지발가락이 잘 움직일 수 있는 정도의 공간이 있는 신발을 선택한다. 수술은 돌출부위를 외과적 수술로 제거하고 교정하는 방법으로 무지외반증으로 인한 통증이 적어도 1년 이상 지속될 때 고려해 본다. 또한 무지외반증으로 인해 발가락이 갈고리 모양으로 변하는 해머토우(hammertoes)나 관절 옆에 활액낭염이 함께 동반되면 수술이 권고되는 경우도 있다.
# 티눈과 굳은살
발의 일정 부위 피부에 지속적인 마찰이나 압박이 가해지면 티눈이나 굳은살이 생기게 된다. 없어졌다고 안심해도 자주 재발한다. 발 전문의들은 “특히 집에서 함부로 가위나 손톱깎이, 칼로 혼자 제거하지 말 것”을 강조한다. 세균감염 위험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발에 잘 맞는 신발을 신어야 하며, 몰스킨을 사용하면 자연적으로 사라지기도 한다.
티눈이나 굳은 살 제거를 집에서 안전하게 하려면, 샤워 후나 혹은 따끈한 물에 20분 정도 발을 담근 후에 부석이나 전용 솔으로 문질러서 제거한다. 하지만 당뇨병 환자이거나 혹은 말초동맥질환(peripheral arterial disease)을 갖고 있다면 집에서 혼자 부석을 사용해 제거하지 않도록 한다. 또한 로션이나 크림을 발라 피부에 보습을 준다.
# 내향성 발톱(ingrown toenail)
‘조갑 감입증’이라고도 한다. 발톱이나 손톱, 특히 엄지발톱이 안쪽으로 파고들어 자라면서 염증과 통증을 유발한다. 발톱이 말려서 안으로 파고들기 때문에 통증과 붓기 등 증상이 생기며, 발톱 안으로 세균이 침입해 붉은 발진이 나거나 심하면 고름이 생기기도 한다.
역시 하이힐이나 꽉 조이는 신발 때문에 생길 수 있지만, 평소 발톱을 둥근 형태로 자르는 습관 때문에 생기기도 한다. 또한 발톱을 너무 바짝 깎거나 곰팡이 감염, 혹은 발톱이 빠지는 부상 때문에 생길 수도 있다.
심하지 않으면 규칙적으로 따뜻한 물에 담가 족욕을 하고, 발톱 부위를 깨끗하게 하며 솜을 이용해 문제가 생긴 발톱 가장자리에 대어 피부로 파고든 발톱을 조금씩 올려주면서 집에서 해결하는 방법이 있다. 따뜻한 물에 족욕할 때 엡솜 소금(Epsom’s salt)을 넣어 사용해도 된다.
하지만 통증이 너무 심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불편하면 의사를 찾아가야 한다. 간단한 치료로 파고드는 부위만 국소마취 연고를 발라 절개하기도 하지만 다시 재발하면 발톱 뿌리부터 제거해 치료하기도 한다.
예방은 일자로 발톱을 자르고, 너무 짧게 자르지 않도록 주의한다. 또한 발에 잘 맞는 신발과 양말을 착용한다.
# 발바닥 사마귀(Plantar warts)
단단해지는 각질이 생기는 형태로 주로 발바닥에 생긴다. 전염성으로 찢어진 피부 틈으로 바이러스가 들어와 생기는데, 피부간 접촉 또는 공용 수영장이나 샤워장, 목욕탕 등에서 감염된다. 원인 바이러스균은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human papillomavirus). HPV에 의한 사마귀이기 때문에 꼭 발이 아니라도 다른 신체 부위에도 생길 수 있다.
사마귀는 큰 해가 없지만 적당기간이 지나면 없어지기도 하는데, 특별히 가렵거나 아픈 증상은 없어 그냥 놓아두면 저절로 없어진다는 통념 때문에 무작정 방치되는 경우도 많다. 또 굳은살처럼 딱딱해지고 두꺼워지거나 혹은 걸을 때 통증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티눈처럼 손톱으로 후벼 파거나, 도구를 이용해 뜯어내게 되면 세균감염이 일어나 곪을 수도 있다. 치료에는 살리실산(Salicylic acid)이 이용되기도 하며, 그 외 냉동요법, 레이저 치료, 면역요법, 주사요법, 증상 부위를 국소적으로 자르는 간단한 수술요법 등이 있다.
# 무좀(Athlete’s foot)
의학적으로 ‘족부 백선’(tinea pedis)이라고도 한다. 성인 남성들에게 잘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어린이도, 여성에게도 종종 생길 수 있다.
무좀이 잘 생기는 이유는 신발 속이 곰팡이균이 잘 번식되는 어둡고 습한 환경이 되기 때문.
무좀을 일으키는 곰팡이는 피부 각질층과 모발, 손톱, 발톱 같은 케라틴에 기생해 번식한다. 전염성은 있으나 심하게 전염되는 것은 아니다.
또 날씨가 더워지면 발에 땀이 차고 무좀이 나타나기 쉽다. 맨발로 다니기 쉬운 수영장, 피트니스 시설의 샤워장 등에서도 옮겨올 수 있다.
발가락 사이사이에 생기기 쉬운데, 땀이 나면 불쾌한 냄새를 더욱 일으킨다.
증상은 발바닥 각질이 두꺼워져 가루처럼 피부껍질이 떨어지기도 하고, 발톱은 두꺼워지며, 부서지기 쉽게 푸석푸석해지고 색깔도 누르스름하게 변색되고, 표면은 거칠어진다. 무좀 때문에 발톱이 떨어져 나가기도 한다. 가려움증도 나타난다.
일단 무좀이 생기면 항진균제 연고나 로션을 발라 치료하는데 하루 1~2회 정도 무좀이 생긴 부위에 바르면 된다. 다 나은 것 같아도 2~3주간 계속 발라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간혹 무좀으로 갈라진 피부를 통해 균이 들어가 급성 염증이나 2차 감염이 생긴다. 이때는 발가락이나 발등이 붓고 붉은 색을 띠며 통증을 동반할 수 있고, 증상부위에서 진물이 나기도 한다. 이런 경우 의사와 상담 후 환자의 증상에 따라 처방된 항생제를 복용해야 한다.
무좀 치료제로는 처방전 없이 구입 가능한 항진균 로션이나 파우더, 연고, 젤, 물약, 스프레이 형태가 있는데, 클로트리마졸(clotrimazole, 브랜드명 Lotrimin), 미코나졸(miconazole, 브랜드명 Micatin), 털비나핀(terbinafine, 브랜드명 Lamisil), 톨나프테이트(tolnaftate, 브랜드명 Tinactin) 등이 있다. 이들 제품은 1~6주 정도 사용한다.
또 무좀이 생겼다면 양말과 발전용 수건을 뜨거운 물로 세탁한다.
물집이 생긴 감염이 나타났다면 버로우액(Burrow’s solution)에 수차례 발을 담근다. 3일 이상 물집이 없어질 때까지 버로우액을 사용하고, 물집이 없어지면 항진균 크림을 바른다. 의사처방 없이는 하이드로코티존 크림을 함부로 바르지 않도록 주의한다.
민간요법으로는 베이킹소다, 소금 등을 사용하는 방법이 있는데, 발가락 사이 가려움증 해소를 위해 베이킹소다 1테이블스푼을 물에 개어 반죽으로 만들어 가려운 부위에 발라 문지른 뒤 물로 헹구고 잘 말린다. 소금 2티스푼을 2컵의 따뜻한 물에 녹여 5~10분간 발을 담근다. 무좀 치료에 도움되며, 소금물 사용 후 무좀약을 사용하면 더 효과를 증진시킬 수 있다.
발 무좀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발을 깨끗이 씻고, 잘 건조시켜야 한다. 땀을 많이 흘린 날에는 더 자주 씻는다. 무좀이 잘 생기는 발가락 사이사이는 잘 말리고 건조하게 유지한다.
맨발로 다니기보다는 양말을 신고, 땀이 자주 나서 발 냄새가 나는 사람은 하루 중이라도 자주 갈아 신도록 한다. 양말은 통풍이 잘되는 면 소재를 선택한다. 신발은 역시 통풍이 잘되는 신발이 좋으며, 굽이 낮고 앞이 좁지 않은 편안한 신발을 신는 게 좋다. 낡은 신발이나 남의 신발 또는 타인의 양말을 가급적 신지 말아야 한다. 발수건도 공용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수영장이나 공용 샤워장에서는 맨발보다는 샌들을 신고 다닌다.
▶ 발 건강 위한 간단 생활수칙
-맨발로 다니지 않는다.
-티눈이나 무좀 등을 내버려두지 않는다.
-발에 잘 맞는 신발과 양말을 착용한다.
-너무 높은 하이힐을 자주 신지 않는다.
-깔창을 사용하면 부드럽고 쿠션감이 좋은 것을 선택한다.
-물집이 생겼다고 손으로 터트리지 않도록 주의한다.
-매일 따뜻한 물로 잘 씻고 나서는 잘 건조시킨다.
-수건이나 양말 등을 공용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매일 발도 살펴본다. 특히 당뇨병 환자는 발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로션이나 발전용 로션을 바른다.
-같은 신발을 매일 신지 말고 2~3개를 돌아가며 신는다.
-티눈이나 굳은살, 파고드는 발톱 등을 손톱깎이나 가위 등으로 집에서 제거하지 않는다.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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