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BBC 뉴스에서 본 미얀마의 소수민족 출신의 350여명 주민들의 참경은 마음 아픈 일이다. 태국, 미얀마(버마)와 말레시아의 인근 ‘안다만’해에서 아무 나라도 받아주질 않아 1주일 이상 표류중인 선박에 타고 있는 무슬림계 로힝가 사람들에 대한 보도였다. 선원들이 배를 버리고 도망간 상태에서 식량도 물도 턱없이 부족한 까닭에 이미 열 명이 죽었고 플라스틱 병으로 받은 오줌으로 조갈증을 달래는 그 사람들의 절박한 사정은 BBC 보도진으로서도 목불인견(目不忍見)이었기에 될 수 있는 대로 가까이 다가가서 물병 등을 던져주는 모습이었다.
로힝가 소수민족은 누구인가? BBC 웹사이트에 의하면 1,000년 전에 무슬림 상인들이 버마에 정착하여 살게 된 후에 형성된 소수민족으로 대다수가 불교도들이라서 종교와 습관이 판이하게 다른 버마인들로부터 박해를 주기적으로 받아왔단다. 애당초 로힝가 인들에게는 버마 시민권이 없다. 토지 소유권이 없으며 사회 활동과 취업에 있어서 차별받는 것은 물론이고 강제 노역에 차출되기가 일쑤라서 가난에 찌들어 일생을 보내거나 악질 버마인들 손에 의해 살해를 당하는 일도 드물지 않은 모양이다. 그런 환경에서 탈출구를 찾는 이들이 있을 것은 당연하다. 그 틈새에 끼어드는 것이 불법이민 장사꾼들이다.
로힝가인들에게는 엄청난 액수인 몇 천 불을 내면 무슬림 다수국가인 말레시아와 인도네시아 아니면 태국으로 안내하겠다는 감언이설(甘言利說)에 홀딱 넘어가기가 십상이다. 천신만고 끝에 태국의 한적한 곳에 도착하면 배타기 전에 버마에 남겨둔 가족이나 친척들에게 돈을 더 보내야 배에 탈 수 있노라고 위협한다. 더 돈이 안 오면 이민 장사꾼들은 살인자들로 둔갑하여 불쌍한 로힝가 인들을 죽여서 집단 매장한다. 돈이 더 도착해서 배에 탈 수 있는 로힝가 인들은 몰래 또는 공공연히 인도네시아와 말레시아 등지로 운반된다. 불법 이민의 증가로 골머리를 앓게 된 그 나라들이 로힝가 인들이 탄 배들의 상륙을 금지하게 된 것이 얼마 전 일이다. 인간 밀수꾼들이 배를 버리고 도망했기에 망망대해에 표류하게 된 로힝가 인들의 불쌍한 모습이 BBC 보도진의 선박에 의해 발견된 것이다. 불쌍한 정도가 아니라 생사의 갈림길에 처한 위기다. BBC의 보도에 의하면 50명의 여자들과 84명의 어린이들이 포함된 로힝가 피난민들은 3개월간 안다만 해역을 떠돌아다녔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런 선박들이 한 둘이 아니라는 사실에 있다.
로힝가 민족의 비극은 아프리카 여러 나라에서도 반복되고 있다. 소말리아와 리비아 등 중앙정부가 있으나마나 한 상태에서 테러 집단들 사이의 빈번한 유혈 충돌로 살기 위한 탈출구를 찾는 사람들에게는 사람 밀수꾼들이 스페인과 이태리로 데려다 준다는 약속이 달콤하게 들린다. 전 재산을 털어 운반비를 내고 리비아의 해안 지역에 도착하면 돈을 더 달라고 협박당하는 게 수순이다. 시설이 엉망인 배를 타고 유럽으로 향하다가 배가 전복되어 죽는 경우가 허다하다. 알려진 숫자만도 2013년에는 2,400명인 것이 2014년에는 4,868명으로 배 이상 증가되었다.
금년에는 시리아, 말리, 에리트리아 등지에서 도망치는 피난민들이 경비가 엉성한 리비아 해안선을 이용해서 유럽으로 가려하기 때문에 더 많은 희생자들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불과 한 달 전에는 사람 밀수 배 한척이 침몰되어 800여명이 죽는 참사가 발생했다.
피난민 문제가 절박하고 심각하다. 그렇다고 유럽에서 피난민들을 전부 받아들일 수도 없는 것은 경제와 정치 문제만이 아니고 유럽인들 사이에 팽배되고 있는, 특히 유색 인종에 대한 반이민 정서 때문이기도 하다.
디모데후서 3장1절부터 5절까지에는 말세 고통 징조의 하나로 “사람들이 돈을 사랑하며”라고 나와 있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못하는 짓이 없다. 불쌍한 사람들을 쥐어짜서 좋은 나라로 보내주겠다라는 약속을 지키기는 커녕 죽이기를 예사로 생각한다. 반정부군이건 게릴라이거나 간에 값만 맞으면 살상 무기를 생산 판매하기를 꺼리지 않는 군수업자들도 있다.
하나님의 심판이 곧 오기 만을 간절히 기다릴 뿐이다.
<변호사 MD, VA 301-622-6600>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