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일요일 저녁에 페어팩스카운티 시민협회연합회 (Fairfax County Federation of Citizens Associations)의 제65회 연례시상식에 참석했다. 나는 거의 매년 이 행사에 참석해 왔다. 이 단체는 페어팩스 카운티 내의 많은 동네입주자협회나 주민협회들의 연합단체로써 이들 모두를 대표한다. 이 단체는 카운티 주민들의 실생활에 관계된 이슈에 대해 논의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정부기관에 전달하는 역할에 활동의 초점을 맞춘다. 그러한 이슈 가운데에는 카운티 예산, 부동산세율, 교육, 환경, 복지, 개발계획, 법률, 치안, 교통 등이 있다. 모두 우리 일상생활과 직결된 사안들이다.
올해 시상식에서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6명이 상을 받았다. 그 중에는 올해를 마지막으로 은퇴하는 두 명의 카운티 수퍼바이저들이 특별상 수상자로 포함되었다. 그 중 제리 하일랜드 (Gerry Hyland) 마운트버논 디스트릭트 수퍼바이저는 올해 말로 28년간 수퍼바이저의 공직생활을 마치고 은퇴한다.
조지타운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한 변호사 출신인 하이랜드 씨는 항상 겸손한 자세로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어떠한 사안을 가지고 읍소나 불평을 하다가도 하이랜드 씨가 진지하게 말을 들어 주는 도중에 스스로 해답을 발견해 가는 주민들도 종종 있다고 한다. 이는 주민들에게 일단 말할 기회를 주는 것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단적인 증거라고 한다. 동물애호가인 그는 카운티 모든 주민들에게 닭을 집에서 키울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신념을 갖고 있어 “치킨숩 수퍼바이저”라는 애칭도 갖고 있다고 한다.
올해 말로 은퇴하는 또 다른 카운티 수퍼바이저는 셜리 디스트릭트의 마이클 프라이 (Michael Frey) 씨이다. 셜리 디스트릭트는 센터빌과 샌틀리 지역을 포함하는데 우리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이다. 나하고 소속 정당은 다르지만 평소에 내가 존경해 왔던 수퍼바이저이다. 이민자들에게도 상당히 우호적이어서 같은 당내의 극보수자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센터빌 지역에서 이민자들이 다수인 일용직 노동자들이 쉽게 일감도 찾고 영어와 직업 교육도 받을 수 있도록 2011년에 센터빌 노동자원센타를 세우는 것을 추진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올해 말로 은퇴하면 카운티 수퍼바이저로서 24년, 그리고 그 전에 스프링필드 디스트릭트 수퍼바이저 보좌관으로 13년 일한 것을 합쳐 37년간을 카운티에서 봉사를 한 셈이 된다. 시력이 과히 좋지 않아 항상 커다란 개 한마리를 대동하고 다닌다. 그를 만나러 그의 집무실에 처음 찾아가는 사람은 큰 개를 보고 깜짝 놀라기도 하지만 그 개는 상당히 유순하다.
이 날 시상식에서 올해의 시민상은 과거에 헌던타운 시장을 지냈던 마이클 오라일리 (Michael O’Reilly) 씨에게 돌아갔다. 지역사회의 여러 분야에서 오랫동안 봉사해 왔지만 이 날 시상은 그의 홈리스 주민들을 위한 노력이 특별히 인정 받아서였다. 2009년부터 지금까지 “페어팩스-폴스처치 홈리스 방지와 퇴치 파트너쉽” 보드의 의장으로 수고하고 있다. 그는, 이 지역의 홈리스 주민들 가운데 60% 가량은 전 가족이 홈리스이고, 30% 이상이 18세 미만이며, 그리고 그 가운데 60% 이상이 직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홈리스 상태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지역의 높은 주택가격이나 렌트 수준을 고려할 때 홈리스 주민 문제의 완전 해결은 쉬워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그러기에 더욱 많은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그 외 수상자로서는 레스턴 지역에서 녹지대와 환경 보호에 앞장서 수훈상을 받은 카니 할크 (Connie Hartke) 씨, 그리고 교통수단으로 자전거 사용을 더욱 하도록 노력해 온 부르스 라이트(Bruce Wright) 씨가 있다. 평생특별수훈상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입장에 처해져 있는 주민들과 가정들이 재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비영리단체인 북버지니아가정서비스에서 1972년부터 지금까지, 특히 지난 26년간은 그 기관의 최고책임자로 일하고 있는 메리 애기(Mary Agee) 씨가 받았다. 곧 은퇴를 한다지만 애기 씨가 이 지역사회에 쏟아부은 열정은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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