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샌프란시스코, 오헤어 등 공항 요가실 제공
▶ “몸과 마음의 긴장완화 효과” 탑승객들 환영
요가실은 사람들이 북적북적 붐비는 대형 공항에서 특히 반응이 좋다. 비행기를 갈아타느라 공항에서 오래 기다려야 하는 사람들에게 조용하게 명상하고 운동할 수 있는 요가실은 특히 도움이 된다.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의 요가실. 시카고의 오헤어 공항, 런던의 히드로 공항 등 여행객들이 긴장을 풀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공항들이 늘고 있다.
[북적이는 공항 한편에 고요한 명상 공간 등장]
공항 이용객이 날로 늘고, 보안검색 절차가 복잡해지면서 비행기 여행 한번 하려면 보통 피곤한 게 아니다. 공항이 너무 붐벼서 출발시간에 맞춰 게이트에 도착하려면 보통 집에서 몇 시간 전에는 떠나야 한다. 그러다 보니 서두르게 되고 그래서 스트레스 받고 공항 검색대 거치면서 또 스트레스 받아서 탑승할 때쯤 되면 비행기 타기도 전부터 녹초가 된다. 고객들의 이런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공항들이 아이디어를 냈다. 요가실을 마련하는 공항들이 늘고 있다.
비즈니스 개발 전문가인 샐리 조 커닝햄은 편안한 잠을 기대하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새벽 0시30분 비행기를 기다리면서 집에 도착할 때쯤 되면 완전 탈진상태일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다 우연히 그는 공항에 있는 요가실을 보게 되었다. 낮은 조명 아래 바닥이 마루로 된 그 방은 고요함의 오아시스였다. 요가 매트, 블록 등이 요긴했지만 무엇보다도 좋았던 것은 마음껏 스트레치를 하며 요가를 할 수 있는 조용한 공간이 있다는 사실이었다. 밤 비행기 여행에 앞서 긴장이 확 풀린 느낌이었다고 그는 말한다.
요가와 명상을 위한 조용한 공간을 마련하는 공항들이 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공항뿐 아니라 시카고의 오헤어 공항, 댈러스-포드워스 공항 그리고 버몬트의 벌링턴 공항이 요가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런던의 히드로 공항은 지난해 임시로 요가실을 개설했다가 너무 인기가 좋아서 영구적으로 고정시켰다. 공항 운영진은 홍콩에도 요가실을 개설할 계획이다.
비행기 여행 중 긴장하고 불안해지는 것은 긴장이완을 직업으로 하는 전문가들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요가 강사이자 라이프 코치인 라투 리야트는 “비행기 여행할 때면 공항에서 나도 모르게 바에 가서 포도주 한잔 마시게 된다”고 말한다. 공항 요가실을 이용하게 된 후 그는 포도주를 마실 필요가 없게 되었다.
공항에 요가실이 생기는 것은 공항의 환경이 갈수록 긴장을 높이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비행기 여행은 상당히 스트레스가 많은 일이라는 사실을 공항 측이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것, 그래서 여행객들의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이 되는 뭔가를 하려는 것이라고 여행업계 분석가인 헨리 하트벨트는 말한다.
요가 실은 비행기를 갈아타는 승객이 많은 대형 공항에서 특히 반응이 좋다. “정말이지 비행기를 갈아타는 중간 기착지에서 이렇게 기분이 좋았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고 안과의사인 레슬리 웨이는 말한다. 위스콘신에 사는 그는 지난 가을 시카고 공항을 경유해 여행 중 우연히 공항 요가실을 찾게 되었다.
“오헤어 공항에서 제일 조용한 곳이더군요. 거기서 조용한 곳 찾기는 정말 어렵지요.”
오헤어 공항은 지난 2013년 11월 요가실을 하나 더 추가하고 지난해 9월에는 미드웨이 공항이 그 뒤를 따랐다.
지난 20여년 간 기존의 채플을 특정 종교와 무관하게 누구나 기도할 수 있는 조용한 성소로 바꾸는 공항들이 늘어났다. 한편 요가실은 성과 속의 경계를 넘나들며 명상도 하고 운동도 할 수 있는 공간이 된다.
공항들이 요가실을 개설하는 것은 소비자들의 필요에 반응을 하는 것이라고 하트벨트는 말한다. 요즈음 비행기 여행을 하려면 그 어느 때보다 일찍 공항에 도착해야 한다. 그러려면 집에서부터 서둘러야 하고, 공항에 도착하고 나면 길고 긴 줄을 서서 마냥 기다려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스트레스가 많을 수밖에 없다.
아울러 요즘 여행객들은 여행 중에도 평소의 건강 및 안녕 수칙들을 지키고 싶어 한다. 건강식을 고수하고 운동을 하는 것 등이다. 요가 공간은 공항 측이 여행객의 안녕을 최우선으로 하기 위해 애를 쓴다는 한 표현이 된다.
댈러스-포트워스 국제공항 대변인인 데이빗 마가탸는 요가실 개설과 관련,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도록 적극 돕기 위한 전인적 프로그램의 일환이라고 말한다. 이 공항은 지난 2012년 요가실을 만들었다. 요가실 방문자들을 일일이 체크하지는 않지만 매일 수십명이 사용하는 것으로 공항 측은 추산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공항 대변인인 더그 야켈은 요가실이 다른 공항들과의 차별화를 만들어주는 재미있는 시설로 느껴진다고 말한다. 여행객들의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시설이라는 것이다.
샌프란시스코 공항은 2012년 개설한 그곳 요가실이 공항 요가 공간으로는 최초라고 주장하고 있다. 요가실은 이후 터미널 1과 터미널 2를 잇는 통로 쪽으로 이전되었고 지난해 초 터미널 3에 제2의 요가실이 또 만들어졌다.
대부분 공항에는 아직 요가실이 없다. 그래서 요가에 열심인 사람들은 터미널 한가운데서 요가를 하기도 한다. 여행용 요가 매트를 제작하는 회사인 YOGO의 공동 창업자인 제시카 톰슨이 그런 사람들 중 하나이다.
공항 터미널 한편에서 요가를 하노라면 호기심에 찬 눈초리들이 정말로 많이 쏠린다고 그는 말한다. 이런 불편을 해소하는 데 필요한 것은 방 하나 , 닫힌 공간만 하나 있으면 다른 사람들의 눈길을 의식하지 않으면서 요가에 심취할 수 있다고 그는 말한다.
<뉴욕 타임스 - 본보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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