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세 이후에는 ‘돈 잘 쓰는 방법’ 알려줘야
▶ 대학진학 후 크레딧카드 아닌 데빗카드로
어려서부터 제대로 익힌 재정습관은 평생을 좌우한다. 그런 만큼 그 중요성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그렇다면 자녀들의 재정교육은 언제 어떻게 시작하는 게 좋을까. 전문가들은 자녀들에게 ‘즉흥적인 지도’보다 체계적으로 ‘나이에 걸맞은’ 재정교육을 하라고 강조한다. 연령별로 꼭 필요한 어린이 재정교육에 대해 살펴본다.
■ 4~5세
아이들이 4세 정도가 되면 부모에게서 돈이 나온다는 것을 막연히 알게 된다. 돈을 어떻게 해야 버는가에 대해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나이지만 부모가 경제활동을 해야 먹고 생활할 수 있는 돈이 생긴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게 좋다.
킨더카튼에 입학할 즈음에는 ‘돈‘이나 ‘경제 개념‘의 방향도 올바로 잡아줘야 한다. 이 시기에 이런 이야기는 틴에이저가 된 다음에 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보통 이 시기 아이들도 돈이 있어야 필요한 것을 살 수 있다는 정도는 알게 된다. 의식주를 포함한 기본적 생활과 살아가는데 돈이라는 것이 꼭 필요하다는 것과 돈을 어떻게 모으고 쓰느냐에 따라 즐겁고 재미있게 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
돼지 저금통을 통해 돈의 가치와 개념을 가르치고 저축에 대해서 이야기 해주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 작은 액수의 동전이 모여 1달러 5달러 10달러 등과 같은 지폐의 가치가 되는지 설명해주면 아이들은 저축의 컨셉을 어느 정도 배우게 된다. 아이와 함께 동전을 모아 마켓에 있는 동전교환기나 은행에 직접 가서 저축을 경험하는 것도 필요하다.
■ 6~10세
‘돈을 잘 쓰는 방법’을 알려주는 게 핵심이다. 설명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쓸 돈은 한정되어 있고 중요하기 때문에 현명한 선택이 필요하고 한 번 주머니에서 빠져나간 돈은 다시 들어오지 않는다”는 점을 각인시켜 줘야 한다. 지출에 앞서 제대로 생각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다.
자녀들의 지출에 대해 꼼꼼히 체크해 보고 알뜰샤핑을 통해 ‘현장 교육’을 하는 것도 괜찮다. 가령 오렌지주스의 경우 유명 브랜드에 비해 거의 같은 품질의 마켓 브랜드 상품을 구입하면 50센트 혹은 1달러까지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해 준다. 또 페퍼타월을 낱개보다는 묶음으로 살 때 저렴하다는 점을 알려주는 것도 돈을 잘 쓰는 교육이 될 수 있다.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난 후에는 아이에게 예산을 정해준 후 직접 물건을 선택하도록 해본다. 이때 아이가 선택한 물건에 대해서는 꼭 필요한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잊지 말자.
용돈을 주는 것은 일찍부터 시작하는 편이 낫다. 어릴 때부터 용돈을 받기 시작한 아이들은 그만큼 돈 관리 능력도 빨리 향상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 단 용돈은 불규칙하게 주지 말고 정기적으로 지급해야 한다. 그래야 아이들도 용돈에 맞게 예산을 세워두는 시도를 해볼 수 있다.
■ 11~14세
중학생이 되면 저축과 투자의 개념에 대해 보다 명확히 알고 있어야 하는 시기다. 단기적인 저축보다는 장기적인 저축이 왜 필요한지를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
이런 점에서 장기 투자에 대한 복리(compound interest) 개념을 설명하고 구체적인 수치를 곁들이면 한결 효과적이다. 가령 복리로 14세부터 매년 100달러씩 저축하면 65세에 2만3,000달러로 불어나지만 35세부터 시작하면 65세에 7,000달러 밖에 모으지 못한다고 말해주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물론 관련 인터넷(investor.gov)의 다양한 툴을 사용해보게 하는 것도 좋다.
용돈을 받으며 씀씀이가 헤퍼지는 이 시기의 아이들은 자발적으로 돈을 모으려고 하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 이럴 때는 더 가치 있는 것을 얻으려면 반드시 습관화 된 사소한 지출을 줄여야 된다는 경제 원리, 즉 ‘트레이드 오프’ 혹은 기회비용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는 게 필요하다. 예를 들어 “매일 애프터스쿨에 쓰는 스낵 머니만 줄이면 네가 갖고 싶어 하는 아이패드를 장만할 수 있다”는 식이다.
■ 15~18세
대학진학을 앞둔 9학년쯤에는 실제 닥치게 될 대학 등록금을 통해 재정의 중요성을 파악하게 한다.
대학에 진학하게 되는 경우 지출하게 되는 등록금과 각종 비용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를 시작하고 인터넷에서 ‘순 비용 계산’(net price calculator)를 서치하도록 한다. 이때 현재의 재정형편을 설명하고 솔직하게 대화를 나눠보면 돈이 얼마나 소중한지 배우는 점이 많을 것이다. 물론 대학의 재정 보조를 받을 경우 졸업 후 오랜 기간 상환해야 한다는 점 등도 토론거리가 된다. 또 대졸자의 연봉과 대학을 가지 않고 사회에 진출했을 때 받을 수 있는 돈에 대해서 말해도 괜찮다.
이 시기 자녀의 파트타임이나 서머잡도 굳이 반대할 필요는 없다. 한 통계에 따르면 대학 신입생 약 절반이 돈 관리에 대한 기본 개념을 알지 못해 체킹 어카운트 부도를 내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약간의 서머잡 경험은 실질적인 재정교육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실제 한 조사에서는 교내에서 주 20시간 정도 파트타임을 한 학생들의 성적이 더 잘 나왔다. 이들 학생의 경우 학교생활에 대해 보다 많은 열정이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물론 학업의 지장을 준다는 점에서 20시간 이상은 바람직하지 않다.
■ 18세 이상
대학에 진학한 자녀에게 체킹 어카운트를 열어준다. 수입과 지출 등 재정에 대한 개념을 확실히 깨닫는 데 이보다 좋은 게 없다. 물론 체킹 어카운트를 잘 관리하는 법도 함께 가르쳐야 한다. 보통 자신의 어카운트를 갖게 되면 책임감도 동반하게 된다.
이 시기 자녀들에게 처음 크레딧카드를 주는 부모들이 많은데 이 점 또한 신중히 생각해 봐야 한다. 한창 지출이 많아지는 시기에 자칫 과소비를 부추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현금보다 크레딧카드를 사용할 때 30% 이상 더 지출한다는 통계도 발표된 바 있다. 이런 점에서 당장 크레딧카드를 주기 보다는 대학 진학 후 1~2년간은 데빗카드를 고려할 만하다. 정해진 한도 안에서만 사용하다 보면 바른 지출 습관을 갖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후 크레딧카드를 줄 때는 몇 가지 사항에 강조점을 둬야 한다. 반드시 잔액을 매월 갚는 습관을 갖고 크레딧카드를 잘 관리하면 좋은 크레딧을 쌓을 수 있다는 점을 일깨워준다. 만약 코사인 한 경우라면 연체로 인해 부모의 크레딧까지 손상될 수 있다는 점도 말해야 한다.
크레딧이 좋으면 장차 집을 매입하거나 사업상 융자를 얻을 때도 이자율이 저렴할 수 있다는 것과 좋은 크레딧을 유지하려면 매달 페이먼트가 정확해야 하고 밸런스가 낮아야 하며 너무 잦은 카드 신청도 좋지 않다고 강조한다.
<이해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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