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 적게 드는 식물 모아 ‘제리스케이프’
▶ 시트 이끼 등으로 꾸미면 색다른 분위기
캘리포니아의 물 사정이 정말 심각하다. 4년째 극심한 가뭄이 지속되면서 급기야 강제 절수령까지 내렸을 정도다. 생활용수야 허리띠를 졸라매고 줄이면 되겠지만 문제는 정원이나 잔디다. 남가주처럼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지역에서는 조금만 물주기를 게을리 해도 잔디가 누렇게 변하는 등 볼 품 없어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어차피 강제절수가 시행되면 물도 마음 놓고 주지 못할 텐데 이참에 바꿔보면 어떨까. 절수에 딱 어울리는 조경 아이디어와 잔디를 대체할 만한 식물들에 대해 살펴보자.
■ 제리스케이프
LA카운티에 따르면 일반 단독주택에서 사용되는 물의 70%는 마당 등 실외에서 소비된다. 이런 물만 제대로 절약해도 물 부족 현상은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이런 점에서 요즘 정원 디자인에 있어 자주 회자되는 단어는 ‘제리스케이프’다. 제리스케이프(xeriscape)란 ‘마른’ 혹은 ‘건조한’이란 뜻의 그리스어 ‘zeros’와 조경의 랜드스케이프(landscape)가 합쳐진 말로 물 사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조경, 즉 ‘내 건조성 조경’을 말한다. 남가주처럼 물 부족이 심각한 지역에서 가장 적합한 조경이다.
제리스케이프의 핵심은 아주 적은 양의 물만으로도 살 수 있는 식물들만 모아서 프론트야드나 정원을 꾸미는 것. LA에서 라스베가스로 가다보면 프리웨이 주변 황량한 지역에서도 멋진 선인장과 화려한 야생화들이 만발한 것을 떠올리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방법은 다양하다. 프론트야드 전체를 물을 덜 먹는 관상식물과 풀꽃으로 꾸며도 되고 취향에 따라 잔디를 일부 남겨두고 나머지 야드를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되는 식물로 분리해도 된다. 이런 조경은 절수는 물론 유닉한 정원을 만들어준다는 점에서도 만족스럽다.
제리스케이프에 적합한 식물들을 살펴보면 아카시아, 페퍼민트, 사이프러스, 주니퍼, 올리브, 캘리포니아 페퍼(California Pepper), 유칼립투스(Eucalyptus), 인센스 시다(Incense Cedar), 윕핑 보틀브러시(Weeping Bottlebrush) 등을 꼽을 수 있다.
제리스케이프의 장점은 앞서 언급했듯 물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것은 물론 요즘 각광을 받고 있는 친환경 조경이다. 여기다 잔디에 비해 관리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나 시간도 절약된다.
■ 대체 식물 심기
집 앞 꾸미기에 있어 천편일률적인 잔디가 대세이던 시대는 지났다. 잔디를 대체하면서도 물 사용량이나 관리비용이 적게 드는 다양한 풀꽃들은 또 다른 느낌의 녹색정원을 선사할 것이다.
대표적인 것 중 하나는 ‘블루 스타클리퍼’
비교적 성장이 더디며 늦봄에서 가을까지 피고 지며 별 모양의 꽃 봉우리를 피우며 자태를 뽐낸다. 꽃은 연보라색, 보라색, 청색으로 꽃잎은 5장으로 끝이 뾰족하다.
보통 5~10인치 정도까지 자라며 마당을 뒤덮을 정도로 왕성하다.
또한 잔디만큼 압력에도 잘 견딘다는 점에서 정원을 꾸미기에 이상적인 풀꽃이다. 햇빛에서나 밝은 그늘에서도 잘 자란다. 단 피부가 예민한 경우 앨러지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파란 작은 잎들이 총총히 자라나 마치 ‘초록의 양탄자’를 연상시키는 ‘그린카펫 럽처월트’ (green carpet rupturewort)도 잔디 대체식물로 인기가 높다. 겨울에는 약간 붉은 빛으로 변화한다. 가격은 3인치 팟이 5달러 정도.
잔디밭에 이끼가 번식해 걱정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그늘이 많은 지역이라면 잔디대신 아예 이끼로 교체해 보는 것을 어떨까. 물론 잔디 대용으로는 일반 이끼보다는 시트 이끼(sheet moss)가 더 적합할지도 모르겠다. 이끼 잔디는 키우기도 어렵지 않은데다 사람들의 발길에도 비교적 강하다. 가격은 5스퀘어피트를 커버할 수 있는 양인 5파운드 정도가 25달러선.
한국에서도 제법 많이 볼 수 있는 아욱메풀(kidney weed)은 어떨까. 특히 남가주처럼 해가 잘 드는 곳에서는 잘 자란다. 아욱메풀의 경우 무리지어 잘 자라고 줄기가 땅위로 뻗으며 마디에서 뿌리가 내려 사방으로 퍼진다. 잎은 신장 모양이거나 둥근 심장 모양이고 키는 1~2인치 정도. 6,000개의 씨앗 정도면 2분의 1온스로 가격은 5~6달러선.
남가주처럼 메마른 지역에는 가뭄에 강한 백리향(Thymus Serpyllum)도 적합하다. 강한 향이 멀리까지 난다고 해서 백리향이라 불리며 가지가 많이 갈라지고 옆으로 퍼진다. 잔디처럼 퍼지면서 자라는 특성이 있어서 클리핑 타임이라고 불린다. 4인치 화분이 20달러 정도.
<이해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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