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계훈 올드 도미니언 대학 은퇴교수, VA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미국 경제가 암담해 보였다. 재정과 무역적자가 산더미 같이 쌓이고, 이에 따른 공적 부채가 기아급수로 증가했다. 특히 2001년 9월 11일 테러사건 이후 중동에서 10여 년간의 긴 전쟁을 치르면서 막대한 재정적자를 감수해왔다. 중동전쟁이 한창이었던 2009년에는 재정적자가 1.56조 달러에 달했다. 무역적자(5천5백억 달러)도 급상승했는데 그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1973년 오일생산국 (OPEC)의 유가파동으로 무역적자가 급상승 했으며, 둘째는 중국이 1987년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채택 하면서 저물가 생산국으로 미국 시장을 장악 한데 있다.
위와 같은 재정과 무역적자는 국가부채로 이어졌는데 그 액수가 현재로 무려 18.15조 달러에 달한다. 이 수치는 2014년 미국국내총생산액 17.42조 달러보다 크다.
더욱 황당한 것은 30여 년 전에는 빈곤 했던 중국이 문호를 개방하면서 연간 8-10% 의 경제성장을 이루어 지금은 국내총생산액이 17.63조 달러가 되었으니 미국의 총생산액을 능가했다는 것이다. 미국이 저렴한 노동력을 찾아 생산시설을 중국으로 이동함으로 일어난 결과이니 자업자득이다.
만약 미국이 위와 같이 재정 및 무역적자가 개선되지 않으면 미국경제는 계속 하락할 것이고 정치 및 군사적인 면에서도 세계적인 지도력을 상실할 것이다. 중국은 미국에 도전하고 있다.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은행이나 국제통화기금 경제체제에 도전하기 위하여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설립하고, 항공모함 포함한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미국이 세계를 지배하던 시대는 지났다고 생각한다. 과연 미국이 위에 나열된 2등 국가로 전락할 것인가? 나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
미국 경제는 부활하고 있고, 이에 따른 세계적인 정치 및 군사적 지도력이 수 십 년간 지속할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지금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오일 가스 혁명을 토대로 한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미국은 혈암유(Shale Oil) 보유량이 9천 82억 배럴이라 하는데 이것은 400년간 소비 할 수 있는 양이고, 사우디아라비아의 오일 보유량의 3.5배나 된다. 물론 생산비가 사우디 오일 보다는 훨씬 높을 것이나 원유 가격이 배럴당 50-60 달러이면 수익성이 있다고 한다.
오일 붐이 일어난 2008년에는 오일 생산량이 매일 평균 5백만 배럴이던 것이 2014년에는 9백만 배럴로 증가 했고, 그 결과로 오일 수입량이 매일 평균 6백만 배럴에서 2.5백만 배럴로 감소하여 수입량이 1994후 최저였다. 오일 보다 더 풍부한 것은 자연 가스이며 가격도 저렴하다.
오일가스 생산 붐이 미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다양하다. 경제적인 효과는 다각적 증식효과 때문에 적어도 1조 달러이상이 될 것이다. 우선 새로운 오일과 가스가 생산되고, 새로운 고용이 창출되고, 무역적자가 줄고, 오일과 가스의 가격저하로 생산가격과 소비자들의 지출이 감소되며, 수출이 증가하는 등 그 효과가 다양하다. 부수적으로 국방비가 감소될 것이다. 미국은 오일 수입의 안전한 운행을 확보하기 위하여 거액의 국방비를 감수해왔고, 오일 생산국들을 보호해야 했으며, 10여년 간 비싼 전쟁을 감당해야 했다. 미국은 2020년에는 오일소비가 자급자족이 가능하다니 오일 공급확보에 필요했던 국방비삭감이 가능하다.
물론 미국경제가 승승장구 할 것이 아니다. 아직도 넘어야 할 장벽이 많다.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저가오일 생산국들은 오일 공급을 줄이기 위해 수출 가격을 낮추어 고가생산국을 위협하고 있다. 고가생산업자들이 파산하면 공급이 줄어들어 가격이 다시 상승할 것이라는 계산이다. 다행히도 저가오일 생산국가들의 국가예산의 상당부분이 오일수입으로 형성 되어 있음으로 저가전략을 장기화 할 수 없을 것이다. 또 채굴기술은 초기생산시설비는 높지만 추가생산비가 낮음으로 생산량을 증가하면 생산가를 낮출 수 있다.
또 다른 장벽은 중국과의 무역관계인데 미국의 새로운 오일가스 혁명이 무역적자 문제를 해결하는 돌파구가 될 수도 있다. 중국도 상당량의 오일을 수입하고 있는데 급격히 증가하는 소비량을 충족하기 위하여 많은 자금을 해외 원유자원 구입에 투자했다. 원유 가격이 비쌀 때 구입 했으니 저가원유 시대에 경제성이 의문된다. 오일경쟁 면에서 미국이 중국보다 우세할 것이니 무역적자를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미국은 경제적으로 장기간 어두운 밤을 지내왔다. 하지만, 새로운 오일가스 혁명으로 먼동이 트는 새벽 별이 보인다. 아침 안개도 끼고 검은 구름이 짙은 날도 있겠지만 밝은 앞날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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