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캘리포니아에서 열렸던 CUE(Computer Using Educators) 연례 컨퍼런스에 다녀왔다. 사실 같은 기간에 테네시 주의 내쉬빌에서는 전국교육위원회연합회(NSBA) 연례 컨퍼런스가 열렸다. 평소 같았으면 당연히 NSBA 컨퍼런스에 참석했겠으나 이번에는 캘리포니아로 발걸음을 옮겼다. 테크놀로지에 대한 지식부족을 절감하는 나로서는 이에 대해 집중적 공부의 필요를 느꼈기 때문이다.
이 컨퍼런스의 참석자들을 살펴보니 NSBA 컨퍼런스와 달리 대다수가 학교에서 학생들을 직접 가르치는 교사들이나 그들을 뒤에서 도와주는 사람들이었다. 그래서인지 상대적으로 연령도 훨씬 젊어보였다. 그리고 교육위원들 가운데 아시아계가 별로 없어 NSBA 컨퍼런스에서는 아시아인들을 찾아보기 힘들지만 이 컨퍼런스에서는 제법 많이 눈에 띄였다. 3일간에 걸쳐 열린 이 컨퍼런스에는 약 5,600명 정도가 참석했다. 전국교육위원회연합회 컨퍼런스의 7,000여명 참석보다 적지만 그래도 제법 큰 규모였다.
얼마 전부터 나는 페어팩스 카운티 학군내에서 1:1 프로그램의 실시 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가져왔다. 이 프로그램은 학군내의 모든 학생들이 랩탑 컴퓨터나 아이패드 등의 컴퓨터 기기를 각자 하나씩 갖고 인터넷도 사용할 수 있도록 교육 환경을 조성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학군내의 학생들 중 7-8% 가량이 집에 인터넷이 없고 제대로 사용 가능한 컴퓨터가 없는 학생들도 상당히 많은 현실을 고려할 때 이 프로그램의 실시에는 일단 재원 조달에도 많은 연구와 검토가 필요하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1:1 프로그램 실시가 전국적으로 대세일 것임을 인정한다면 실시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라고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육위원으로 이러한 프로그램을 이미 시행하고 있는 다른 학군들의 경험을 들어보고 프로그램 도입 전에 고려하고 준비해야 할 부분들을 배울 필요가 있다.
1:1 프로그램 실시 준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관련자들 사이에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큰 규모의 재정적, 시간적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재정적 투자가 무조건 곧 바로 추가 교육재정 투입을 뜻하지는 않는다.
만약에 이 프로그램의 중요성에 대해 합의가 이루어지면 필요한 재원은 기존 재원 가운데 우선순위 조정이나 용도 변경을 통해서도 가능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과연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이 프로그램의 성공적 실시와 효과적 운용을 위해 준비가 되어 있느냐는 것이다.
테크놀로지 사용에 교사들 자신이 충분히 훈련되어 있지 못하면 재원 낭비만 초래할 수 있다. 그리고 이 프로그램의 실시는 페어팩스 카운티처럼 규모가 아주 큰 학군일수록 장기적 계획을 수립해 처음에는 부분적으로 자원자 중심으로 시작해 단계적으로 실시해 나가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한다. 조급하게 서두르지 말라는 것이 나에게는 이번 컨퍼런스 참석에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이다.
또 하나의 큰 수확은 첫날의 기조연설자인 Jennie Magiera씨와 인사를 나눌 수 있었다는 것이다. 먼발치에서 연설을 들었는데 30세를 갓 넘은 젊은 여성 교육자였다. 시카고 지역에서 초등학교 4-5학년을 가르쳤고 지금은 테크놀로지 컨설턴트로도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여러 상도 수상한 경력이 있는데 2014년에는 대통령이 시상하는 ‘변화의 주역’ (White House Champion of Change) 상을 받기도 했다.
그런데 당찰 정도로 청중을 압도하는 연설에 감사와 격려 인사를 하기 위해 연설 후 단상으로 찾아 갔는데 나의 이름표를 보더니 곧 바로 “한국사람” 하는 것이었다. 본인은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부모님 두 분 모두 서울에서 태어나셨다며 반가워했다.
프로그램에 나온 이름으로는 그가 한국계임을 전혀 눈치 챌 수 없었는데 분명한 발음으로 하는 한국말을 듣자 반가움보다 고마움이 앞섰다. 어린 나이에 그렇게 큰 규모의 컨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할 정도로 훌륭하게 인정받는다는 것이 우리 다음 세대들이 잘 해 주고 있음을 증명하는듯 해 가슴이 뿌듯했다.
한국 이름은 조미송이라고 한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페어팩스 카운티 교육청 행사에 초청해 보고 싶다. 부모님들에게도 축하드린다. 잘 키우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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