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하나) 개미가 냇가에서 물을 마시려다 잘못해서 물에 빠졌다. 개미가 물에 떠내려 가면서 필사적으로 허우적 거리는데, 마침 지나던 비둘기가 이것을 보고 나뭇잎 하나를 따서 개미 앞에 떨구어 주었다. 개미는 거의 빠져 죽을 뻔 하다가 그 잎사귀 위에 올라타고 무사히 기슭에 닿아서 살아날 수 있었다.
며칠 후 새를 사냥하는 사람이 그물을 펼쳐서 어떤 새를 잡으려고 하는데 개미가 보니 사냥꾼이 노리는 새는 전에 자기를 구해준 바로 그 비둘기가 아닌가. 개미는 앞뒤 볼 것 없이 사냥꾼의 발을 깨물었다. “앗 따거” 그 사람이 놀라서 펼쩍 뛰면서 그물을 떨구었는데, 그 순간 비둘기는 자기의 위험을 알아차리고 날아가 버렸다.
(이야기 둘) 사자가 나무 그늘에서 기분 좋게 낮잠을 자고 있는데 생쥐 한마리가 사자가 거기에 있는지도 모르고 까불고 놀다가 그만 사자의 콧등을 밟았다. 단 잠을 깬 사자는 화가 나서 생쥐를 잡아 그 거대한 발로 내려 치려는 순간 생쥐는 슬픈 목소리로 애원했다. “사자님 용서해 주세요. 제가 사자님이 계신지도 모르고 놀다가 실수했습니다. 살려 주시면 이 은혜를 꼭 갚겠습니다.” 이 한주먹 거리도 안되는 녀석이 뭘 어떻게 나에게 은혜를 갚을 일이 있겠냐 싶었지만 사자는 생쥐가 하도 애처럽게 빌면서 살려달라고 하니까 그만 불쌍한 맘이 들어서 놓아 주었다.
그리고 나서 얼마 후, 사자가 먹이를 찾아 숲을 돌아 다니다가 마침 사냥꾼이 쳐놓은 그물에 걸려 들었다. 사자가 그물에서 빠져 나오려고 몸부림을 치면 칠 수록 그물은 더 감겨서 나중에는 꼼짝할 수 없게 되었다. 사자는 절망적인 상태에서 온 숲이 다 울리도록 으르렁 소리를 내고 있었는데 생쥐는 전날 자기를 살려준 사자의 목소리를 알아 차리고 그리로 뛰어가 사자를 결박하고 있는 그물 매듭을 갉아대기 시작했다.
마침내 매듭은 풀어지고 사자는 그물에서 벗어 날 수 있었는데, 그때 사자는 중얼 거렸단다. “저 쪼끄만 생쥐가 사자인 나를 구해 주다니...”
(이야기 셋) 이것은 우화(寓話)가 아니고 태국에서 실제로 있었던 얘기이다. 시장 모퉁에서 튀김집을 하면서 딸 아이 하나와 근근이 살아가는 아저씨가 있었다. 어느날 건너 가게 아줌마의 앙칼진 소리와 함께 애 우는 소리가 나서 나가 보니 에닐곱살 자기 딸 또래의 사내아이가 사이다 한병을 훔쳐 달아나다가 잡힌 것이다.
아저씨는 이유야 어떻던 간에 우선 불쌍한 맘이 들어서 사이다 값을 대신 물어주고 울고 있는 아이를 다독거렸다. “남의 것은 훔치는 것은 나쁜 짓이다. 앞으로는 그러지 말아라.” 아이는 울면서 “엄마는 지금 아파서 누어있는데 사이다를 먹고 싶어한다”고 했다. 사이다를 살 돈이 없었던 것이다. 아저씨는 튀김 한 봉지와 돈 얼마를 따로 넣어서 아이게게 주자 아이는 부끄러웠던지 고맙다는 인사도 안하고 뛰어 도망을 갔다.
그 후 삼십년이 흘렀다. 여전히 튀김집을 하던 아저씨가 급작스럽게 뇌일혈로 쓰러졌다. 마침 곁에 아빠를 돕던 딸이 급히 병원으로 옮겨 생명을 건졌으나, 천문학적으로 청구될 입원비는 가난한 부녀가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터이다. 어떡하나, 절망적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는 딸에게 의사가 와서 청구서를 내밀었다. 청구서에는 “치료비는 30년 전에 다 받았음” 이라고 써있었다.
저명한 외과전문의로 태국 왕실의 주치의이기도 했던 그 의사는 30년전 병으로 아파 누워있는 엄마에게 주려고 사이다를 훔쳐 달아나던 바로 그 소년이었다.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남에게 덕을 베풀면 자신에게는 더 많은 것이, 그 이상으로 돌아온다는 것은 주역(周易)에도 나와 있는 세상의 이치이다. 그래서 촉한(蜀漢)의 소열제(昭烈帝) 유비가 임종할 때 아들 유선에게 이렇게 조칙을 내렸다. “선이 적다하여 아니 하지 말고, 악이 비록 적다하여도 행하지 말라(勿以善小而不爲 勿以惡而之). 네가 행한대로 다 받는다. 아무쪼록 善을 받고 싶으면 네가 먼저 선을 행하라는 것이다.
세상에는 영원한 甲도 없고 영원한 乙도 없다. 음지가 양지가 되고 양지가 어느날 음지가 되는 것이 우리 인생사이다. 그래서 할 수 있을 때, 할 수 있는 만큼이라도 베풀면서 살아야 할 것이다. 각박해지기만 하는 요즘 세상, 어렸을적 읽었던 이솝 이야기에서 인생교훈을 다시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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