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기적인 과식 ‘폭식장애’... 비만·심장질환 등 이어져
▶ 다이어트에 심한 강박증... 거식증, 젊은 여성에 많아
■ 섭식장애의 종류와 치료
“살이 찌는 것이 두렵고, 하루에도 시도 때도 없이 체중계에 올라가요” “마음껏 먹고 나서, 손가락을 입에 넣어 토해요. 살이 찌는 것을 참을 수가 없어요” “폭식하면 배가 부른 데도 먹기를 멈출 수가 없어요”
먹고 나서 토한다거나, 심각하게 먹는 것을 제어하지 못하는 섭식장애는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섭식장애 하면 무조건 굶거나 혹은 먹고 토하기를 반복한다고 막연히 생각하기 쉽다. 섭식장애는 크게 3가지로, 거식증(anorexia nervosa, 신경성 식욕부진증), 폭식증(bulimia nervosa, 신경성 식욕항진증), 폭식장애(binge eating disorder, BED)로 나뉜다.
많은 경우 섭식장애는 잘못된 다이어트 습관, 자신에 대한 잘못된 체형 이미지를 갖거나, 낮은 자존감 때문에 나타난다. 또 우울증이나 불안증이 근본 원인 질환인 경우도 많다.
거식증은 보기에도 쓰러질 것 같이 뼈만 남은 앙상하게 마른 상태를 보이는데, 자신이 뚱뚱하다고 생각해 음식을 거부한다. 폭식증과 폭식장애(BED)는 거의 비슷한데, 폭식증은 폭식하고 나서 강제로 음식을 토해내거나 살이 다시 찔 것을 두려워해 지칠 때까지 운동에 몰두한다. 또 설사약을 자주 사용하기도 한다. BED는 가끔 폭식이나 과식하는 정도가 아닌, 정기적으로 폭식하고, 먹는 것을 통제하지 못한다.
섭식장애는 단순히 ‘나쁜 습관’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결국 심장과 여러 장기에 문제를 가져올 수 있으며, 건강을 해치게 된다.
# 폭식장애 (Binge eating disorder, BED)
폭식은 음식을 단기간에 지나치게 많이 먹는 것을 말한다. 보통 사람은 대개 명절이나 연휴, 주말 모임에서 과식을 넘어 폭식한다. 그러나 폭식장애(binge eating disorder)가 있는 사람은 정기적으로 폭식하며, 먹는 것에 대한 조절을 상실한 경우다.
적어도 3개월 간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폭식하는 것이 계속된다. 폭식을 하면서도 괴롭고, 또 우울증이나 스트레스, 불면증 같은 문제를 갖고 있는 경우도 많다. 폭식장애가 계속되면 결국 체중증가로 이어지고, 비만, 심장질환, 당뇨병 등 질환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또 폭식장애를 갖고 있는 것을 잘 모르거나 혹은 폭식장애에 대해 감지해도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숨기려고 한다. 폭식장애는 쉽게 생각하기도 하지만 염연한 의학적 질병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치료 역시 가능하다.
폭식장애는 의외로 미국 내에서 흔한 섭식장애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11년 ‘일반 정신의학 기록’(Archives of General Psychiatry)에 실린 연구보고에 따르면 성인 여성의 약 3.5%, 남성은 2%가 폭식장애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개 여성은 20대 초반에, 남성은 중년에 폭식장애가 나타난다.
폭식증(bulimia)과 비슷하지만 폭식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강제로 토하거나 혹은 운동을 쓰러질 때까지 하지 않는다. 폭식장애를 치료하지 않으면 결국 제2형 당뇨병, 고혈압, 심장질환 등이 발병할 수 있다. 폭식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 3명 중 2명꼴로 비만이다.
또 폭식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스트레스, 불안증, 우울증 등을 갖고 있으며, 이런 정서문제는 폭식장애를 야기한다.
진단도 쉽지 않다. 대개 폭식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증상을 숨기려는 경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 폭식장애의 대표적인 증상
폭식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의 성인들이 비슷한 기간과 상황에서 먹을 수 있는 양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음식을 먹고, 또 폭식을 하는 동안 통제불능을 느낀다. 또한 먹는 것을 멈출 수 없거나 혹은 양을 조절할 수 없다는 생각을 갖는다.
많은 음식을 모아놓거나 이상한 곳에 숨겨놓기도 한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잘 먹지 않고, 끼니를 거르기도 한다. 계속 다이어트 한다고 하지만 별로 체중은 빠지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 폭식장애의 원인과 치료
원인은 아직 명쾌하게 밝혀져 있지 않다. 가족력, 심리적, 정서적, 사회적 요인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나타난다. 우울증과 불안증과 관계도 깊다. 어린 시절의 아픈 경험, 가족사, 체형이나 체중에 관한 비난 등도 관계 있다. 최근에는 뇌화학적 물질 때문에 폭식장애가 나타난다는 연구보고도 나온 바 있다.
치료로는 인지행동 치료, 영양교육, 가족 카운슬링, 서포트그룹 등이 있는데, 한 가지보다는 여러 방법으로 치료를 시작한다. 또한 체중감량 프로그램도 장기간 하면 도움된다. 음식 일기를 쓰거나 운동해서 규칙적인 식습관을 갖게 하기 때문. 우울증 때문이라면 정신과 전문의를 만나 약을 처방 받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
● 폭식 장애의 증상과 진단
- 음식을 급하게 매우 빨리 먹는다.
- 배가 한껏 부른 것 이상으로 계속 먹는다.
- 배가 고프지 않은데도 많이 먹는다.
- 얼마나 많이 먹는지 숨기기 위해 몰래 먹는다.
- 폭식하고 나서 극도로 기분 나빠하고 심한 죄책감, 창피함, 우울증 등을 느낀다.
<위의 항목 중 3가지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해당>
# 거식증
10대 청소년 혹은 젊은 여성에게 나타나기 쉽다. 지나친 다이어트를 하다가 거식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저체중인데도 뚱뚱하다고 생각하고, 음식에 대한 강박증으로 음식은 아주 소량을 섭취하거나 아예 굶는다. 또 강박적으로 운동에 매진하거나 혹은 다이어트 약을 복용하기도 한다. 체중을 더 줄인다고 이뇨제나 설사약을 복용하기도 한다.
생명이 위험할 정도로 말랐는데도 거울을 봐도 자신이 뚱뚱하다고 머릿속에서 잘못된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완벽한 모델 같은 몸매 추구를 위해 음식을 거부한다. 또 ‘자신이 살이 쪘다’거나 혹은 ‘다이어트 해야 한다’고 자주 말한다.
영양실조로 손톱이 잘 부서지고 깨지며, 머리도 많이 빠진다. 황달이 오기도 하며, 추위를 많이 타며, 변비에 시달리고, 기력이 없다. 거식증이 오래되면 빈혈이 오고, 뼈도 앙상해지며, 심장과 신장 손상을 가져올 수 있으며, 사망에까지 이를 수도 있다.
또 우울증과 불안증에 시달려 자살로 생을 마감하기도 한다.
치료는 먼저 병원에 입원해서 심각한 건강상태를 회복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병원에는 오래 입원하지 않지만 이어 테라피를 받게 된다. 임상치료는 3가지 목적을 갖고 시작한다. 건강 체중으로 돌리고, 또 우울증 같은 문제가 있다면 치료하며,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 자신의 체중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바로 잡는다. 또 환자가 10대라면 가족이 치료에 함께 참여해 가족 테라피를 받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거식증인 경우 동반된 근본적인 문제인 우울증 해결을 위해 항우울제가 처방되기도 한다. 물론 항우울제가 해결책은 아니다. 항우울제가 잘 듣는 환자가 있는 반면, 다시 거식증이 재발하는 환자도 있다. 전문가들은 약물치료와 테라피를 함께 받는 것이 한 가지 치료만 받는 것보다 더 효과 있다고 보고 있다.
# 폭식증(Bulimia)
음식을 상상 이상으로 폭식하고, 또 먹은 음식을 다 토해 내는 것을 반복한다. 원인은 다른 섭식장애와 비슷하다. 스트레스나 우울증, 체형에 관한 사회적인 압박, 가족문제 등 여러 요인으로 폭식증이 나타난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래도 폭식증 문제가 평생 가는 것은 아니다.
대개 깡마른 체형을 보이는 거식증과는 다르게 폭식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정상 체중을 갖고 있거나 약간 과체중인 경우도 많다. 하지만 거식증 환자처럼 체중 증가에 대한 강박증을 갖고 있으며 체중이 증가하는 것에 대해 심하게 두려워한다. 정상 체중이어도 자신이 심하게 뚱뚱하다고 잘못 생각한다.
또한 먹는 것과 토하기를 반복하는 것은 우울증 때문에 기인한 것일 가능성이 많다. 가족과 친구로부터 소외당했다 생각하기도 하며, 불안증에 시달리기도 하고, 약물남용에 빠지기도 한다. 끊임없이 다이어트를 하며, 살이 쪘다고 과하게 불평하거나, 껌이나 구강 청결제를 남용하는 경향도 있다.
병원에 가도 환자는 자신의 증상을 숨기려고 하고 현실을 피하려 한다. 역시 인지행동 치료와 약물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더 효과를 볼 수 있으며, 환자 개인에 맞춘 치료가 필요하다.
■ 섭식장애 극복을 위한 스트레스 조절법
섭식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불안과 압박감과 스트레스 때문에 폭식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
▲ 운동한다: 규칙적인 운동을 하면 뇌에서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감소하고 기분을 좋게 해주는 호르몬이 증가한다.
▲ 현재 기분을 표현한다: 감정을 마음속에 품지 말고, 건강한 정서 치유를 위해 대화하며, 웃고, 울고, 화도 적절하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 좋아하는 취미를 찾는다: 취미를 갖거나 레저활동을 통해 삶의 즐거움을 찾고, 휴식을 취한다. 자원봉사 활동도 좋다.
▲ 요가나 명상하기: 복식호흡, 근육 스트레칭, 마사지, 아로마테라피, 요가 등 긴장을 풀 수 있는 활동을 정기적으로 한다.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활동을 한다: 음악을 듣거나, 혹은 코미디 영화를 보거나 모임을 갖는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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