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의 헌법재판소가 간통죄가 위헌이라는 7대2의 결정을 내렸단다. 다수의 의견은 “혼인과 가정의 유지는 자유로운 의지와 애정에 맡겨야지 타율적으로 강제할 수 없다”고 밝힌 반면 소수의 의견은 간통죄목의 위헌 판결이 “혼인과 가족 공동체의 해체를 촉진시킬 수 있으며 가정 내 약자와 자녀의 인권과 복리 침해가 우려 된다”고 지적했다.
한국에 간통죄가 도입된 것은 1953년 형법 제정 때부터라니까 60년이 넘게 애정을 배우자에게만 국한시키겠다는 결혼 서약을 어긴 남녀들을 더러는 1년 내외의 금고형에 처해지도록 했던 모양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는 무고한 배우자가 죄진 배우자에게서 더 많은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는 수단으로 사용되어 왔었다는 것이다. 필자의 옛 기억을 더듬어 보면 당시 유명 영화배우이던 최무룡과 김지미가 최씨의 부인의 고발로 수갑을 찼다가 상당 액수의 위자료를 주는 조건으로 풀려났었던 것 같다. 그리고 소설이지만 6.25 전쟁 이후의 도덕 붕괴를 그린 정비석 씨의 자유부인의 주인공이 대학교수 부인인데 어떤 사업가와 불륜 행각을 했다는 내용에 대해 서울대학 법대의 황산덕 교수와 치열한 지상 논전을 벌였던 생각이 난다.
어떤 신문의 사설에서는 간통죄 폐지가 성도덕을 문란하게 할 우려가 있다는 헌재의 소수 의견에 대해 같은 조처를 취한 다른 나라들에서 그 같은 통계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했지만 헌재의 결정 발표 이후에 피임 도구들이나 호텔, 모텔업계의 주가가 상승했다는 보도로 보아 믿을만한 주장이 아니다. 사실 할리우드의 영화와 TV 드라마의 대부분이 혼전 성관계나 혼외정사 즉 간통을 적나라하게 묘사해온 1970-80년대 이후 미국의 성도덕 붕괴는 부인할 수 없는 현상이 되었다. 또 동성애자들이 골방에서 나왔을 뿐 아니라 동성애 행위들이 범죄였던 판례들이 연방대법원에 의해 뒤집어지더니 ‘평등원칙’을 원용하여 동성애자들이 결혼을 할 수 있다는 혁명적인 발상이 여러 주들에 의해 입법화되었을 뿐 아니라 금년도에는 연방대법원의 추인을 받을 찰나에 놓여 있는 것이다.
메릴랜드주의 경우 아직도 간통죄가 형법에 남아있기는 하지만 경범죄인 데다가 벌금이 10불이고 그나마 그렇게 처벌된 사람이 최근에는 하나도 없다. 버지니아도 마찬가지지만 벌금이 250불이라는 것만 다르다. 또 자유와 평등의 개념은 소위 성소수자들 즉 성전환자들이나 양성애자들에까지 적용되도록 하는 마당에 중고등학교 마저 미혼모 학생들의 아이들 양육실이 있는가 하면 게이 클럽도 존재하고 남녀 공용 변소 필요론까지 운운되는 게 이상한 일이 아니다.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기가 무섭다는 부모들의 염려가 이해된다.
성도덕의 문란이 범람할 뿐 아니라 법과 사회마저 부도덕을 용인하는 세태에서 성공적인 결혼생활을 한다는 게 여간 큰 도전이 아니다. 성공적 또는 이상적 결혼은 무엇인가. 처녀 총각이 만나서 한 몸 즉 부부일체가 되는 것이며 그렇게 하겠다는 결혼 서약을 충실히 지켜 자녀들을 훌륭하게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결혼의 순결성 유지가 절대적 요건이다. 간통이란 영어 단어의 어원에는 불순물을 섞어 부패시킨다는 의미가 들어있다. 성관계는 부부 사이에만 있을 수 있는 배타적인 관계인 것이다. 부부생활을 성공시키려면 배우자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서 불순한 동기를 가진 시선을 돌리지 않아야 한다.
모세 10계명의 마지막은 이렇게 훈계한다. “네 이웃의 집을 탐내지 말지니라. 네 이웃의 아내나... 무릇 네 이웃의 소유를 탐내지 말지니라” 그런데 탐한다는 것은 마음속에서 생겨나는 것이다. 마음속으로 생각할 때 계속 공상하다 보면 악행을 실천에 옮길 가능성이 있기에 마음부터 절제하라는 가르침이다. “또 간음치 말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여자를 보고 음욕을 품는 자마다 마음에 이미 간음하였느니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산상수훈 말씀과 일맥상통하는 계명이다. 일부종사(一夫從事)가 반대말인 일부종사(一婦從事)로 화답되어야만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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