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건국의 아버지들 중 하나인 벤자민 프랭클린의 명언 중 하나는 “죽음과 세금 말고는 확실한 게 없다(Nothing is certain but death and taxes)”라는 말이다. 일설에 의하면 그는 이 말을 영국 소설가 다니엘 드포의 글에서 따왔다는 것이다. 국가와 사회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물론 돈이 필요하다. 그 돈을 사회 구성원들로부터 증수해야 하기 때문에 국가가 존재하는 한 세금도 병존할 수밖에 없다. 피할래야 피할 수 없는 것이기는 하지만 될 수만 있으면 덜 내보려고 안간힘을 쓰는 게 보통 사람들의 심리이다. 1월부터 연방 세금보고 마감일인 4월15일 전에 각종 세금 보고 준비회사들과 계리사들이 한 몫 보는 배경이다. 그리고 연방세금 법규가 무척 복잡하기 때문에 직장에서의 수입 이외에 가외 수입원이 전혀 없는 가정이 아니고서는 여러 가지 소득 공제 조항들이 존재하고 또 예외 규정들로 얼키설키 엉켜져 있는 현행 제도를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자연히 전문가들을 찾게 마련이다. 소규모 사업체로부터 대기업 또는 국제 기업에 이르면 회계 전문회사들을 고용하는게 정칙이다. 세금 포탈과 허위신고가 발각되면 벌금은 약과이고 감옥행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개인들에 대한 연방 세금은 언제 시작되었나? 1909년에 연방의회에서 헌법 수정 제16조를 통과시킨 것이 1913년 2월3일로 인준되면서 시작되었다는 것이 통설이다. 그러나 역사적으로는 그 전에 시작되었다. 남북전쟁 시절 연방의회는 전쟁 비용을 충당시키기 위해 개인들의 수입에 대한 세금을 부과하는 1861년도 조세법을 통과시켜 10년 후에 그 법이 폐기될 때까지 유효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세금보고 마감일도 항상 4월15일이 아니었다. 처음에는 3월1일이었던 것을 1918년에는 3월15일로 법개정을 했다가 1954년에 이 세법을 크게 뜯어고치면서 현행 4월15일이 된 것이다.
현행 세금법은 얼마나 길고 복잡한가? 주로 공화당 의원들이 불평인데 연방 상원의원이었다가 2013년 보수계 정책자문 연구소인 헤리티지 재단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짐 디민트의 하원의원 시절 발언을 옮겨 본다. “4만4,000 페이지와 550만 단어와 더불어 721개의 양식들로 구성되어 있는 연방 세금 법규는 잡동사니 같은 복잡성의 미로이며 상식을 무시한 혼돈의 증거이다.” 그런데 물론 연방 세법이 복잡하고 긴 것은 사실이지만 좀 과장이 섞인 불평인 듯하다. 왜냐하면 연방의회가 1986년에 통과시킨 세금 개정법 자체는 3,387 페이지 이고 IRS의 시행령이 13,458 페이지로 도합 16,845면으로 정부 인쇄국에 주문하면 송료까지 포함해서 1,153불에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워싱턴 포스트에서 1986년 세금 개정법 통과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전 상원의원 재정위원장 봅 팩우드(공화)의 기고문을 읽고 세금 개정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절감하게 되었다. 하원에서는 대다수의 찬성표로 통과되었지만 레이건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위협하는 상황에서 상원 재정위원회에서 그 법안을 다루었던 때의 회고였다. 그 법안이 법이 되도록 하려면 네 조건이 있어야 했단다. 첫째, 대통령이 동조해야 했고 둘째 법안이 양당 지지를 받아야 했다. 셋째는 신속히 움직여야 되었는데 그 이유는 특수 이익단체들이 자기들에게 불리한 것이 있다는 낌새를 알고는 반대를 조직하기 전에 그리해야 했다는 것이다. 넷째는 법안 심의가 비밀리에 진행된다는 것이었단다. 팩우드는 민주당과 공화당 중진의원들 셋 씩과 더불어 4월말부터 5월초까지 7일 동안에 위원장실에서 회동을 한 결과 최고 개인 세율을 50 퍼센트에서 27 퍼센트, 최고 기업 세율을 48 퍼센트에서 33 퍼센트로 인하하면서도 전체 세수액은 변동이 없는 법안을 준비한다.
그처럼 비밀리에 준비한 법안을 재정위원회 전체에 회부한 결과 20대0으로 채택되어 상원 전체에서는 3주 동안 격론 끝에 97대3으로 통과된 후 하원안과의 조정을 위한 위원회를 거쳐 레이건이 10월에 서명한 것이 현행 세법인 것이다. 그로부터 거의 30년이 지난 현재 민주 공화 양당이 그같은 초당적인 개혁을 이룩할 수 있을 것인가? 오바마케어, 이민, 경제 정책 및 대 테러전에 있어서의 양당의 철석같은 입장을 보면 그 전망이 비관적일 수밖에 없다.<301-622-6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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