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워싱턴 동포사회에는 참으로 오랫만에 진지하면서도 생산적인 바람직한 강연회가 있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의 통일정책 설명회를 이름이다.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통일에 대해 관심과 의견이 있고 정당 기관 단체마다 나름대로의 양보없는 통일 방안을 제시하고 주장한다. 그야말로 의견백출(意見百出)이요 백가쟁명(百家爭鳴)이다. 미주 동포사회도 예외가 아니어서 통일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고 특히 미국 시민권의 잇점을 이용하여 북한을 출입하는 인사가 적지않다 보니 보는 시각과 친소의 차이로 주장과 의견의 충돌이 적지 않은 현상을 빚기도 한다.
특히 워싱턴 지역은 미국의 수도라는 지정학적 특성상 국제관계 및 정책연구소들의 강연회가 많은 곳 이어서 통일에 대한 관심이 뜨거울 수밖에 없는 곳이다. 더욱이 본국 정부로서도 속수무책이었던 위안부 문제와 동해병기 성공을 통하여 제일(制日-일본을 이기는) 외교력을 실현한 본고장이다 보니 워싱턴 동포들의 넘치는 통일 관심은 진전 없는 통일 대박론에 회의와 답답증이 일고 있었다.
이러한 때에 류길재 장관의 통일정책 기조 설명회는 정부의 공식 통일정책을 간단 명료하게 정리하여 남북통일의 바른길을 밝히는 전조등 역할을 톡톡히 해 내어 모처럼 강연대박을 거두었다고 생각한다. 류 장관의 강연요지를 따라가 보면 누구나 막연한 미망에서 깨어나 통일의 바른길을 선명하게 내다 볼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첫째, 대한민국의 통일 정책은 헌법에 명시된 대로 평화통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전쟁이나 폭력을 배제하고 상대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합의에 의한 이성적 통일을 이름일 것이다.
둘째, 이에 따라 박근혜 정부의 ‘신뢰프로세스’도 상대의 존재를 인정하는 상호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통일 접근 방식으로 흡수통일이 아님을 명백히 밝혀 오해의 소지를 깔끔히 차단하였다.
셋째는 통일 당위론이다. 통일은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의 선택사항이 아니라 헤어진 가족이 반드시 다시 합쳐야 하듯이 역사와 문화의 동질성을 바탕으로 수천년을 한민족 한나라로 살아온 만큼 반드시 이룩해야 할 엄중한 민족적 과제라는 뜻일 것이다.
넷째는 통일 방법론으로 통일은 좌우 진보 보수의 구별없이 모두를 아우르는 국민총화로 이룩되어야 한다고 했다. 국민 다수가 원하는 방식을 이름일 것이다. 이는 말처럼 간단치가 않고 실로 어려운 난관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면서 류 장관은 연평도 포격과 천안함 폭침의 사과를 전제로 주장하는 일부 동포의 극우적 주장을 경계하고 차단하였다. 참으로 현명한 접근자세라고 본다. 시시비비를 따지면서는 통일을 말할 수 없고 빗나간 지도자가 밉다고 그 밑에서 고통 받는 동포를 외면할 수가 있겠는가? 밝은 미래를 위해 어두운 과거를 묻고 넓은 가슴으로 동포를 끌어안으려는 큰 사랑만이 통일의 물꼬를 틀수 있을 것이다.
한편 류 장관은 워싱턴 평통 주최 사생대회에서 입상한 학생들을 격려하며 함께 기념 촬영하는 모습도 보였는데 이는 사소한 듯 하지만 실로 통일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 뜻있는 순서라고 생각한다. 통일은 지금 서둘러도 언제 이룩될지 모르는 지난한 대업으로서 대를 이어 그 당위성을 공유해 나가야 할 필요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나는 류 장관의 강연에 전폭적으로 공감하며 만족하였지만 넘치는 질문 홍수에 기회를 잃어 끝내 풀어내지 못한 절실한 궁금증이 하나 있다. 어떻게 그 잘 마련된 통일계획을 늦지 않게 때맞추어 추진해 나갈 것인가 하는 질문이다. 장구한 세월의 매듭사이에는 역사를 지어내는 시대적 적기가 있게 마련인데 뜻밖에 찾아온 북-중 갈등의 시기가 바로 통일의 물꼬를 틀 하늘이 점지한 놓칠 수 없는 운명적 기회가 아닐까? 북한의 요구를 대폭 수용하며 민간 지원 교류를 활짝 열어 남북 무한 경제교류를 서두르는 것이 동포애를 실천하며 통일의 물꼬를 터서 한국이 동아시아 경제 주도권을 확보함으로서 남북이 함께 잘 사는 민족 번영의 큰 길로 나가는 최선의 생존 전략이 될 것이다.
미주 동포들은 본국 정부의 통일기조를 신뢰하고 지지하며 다시한번 일사불란하게 단결된 정치력을 발휘하여 미국의 뒤에 숨어 어떻게 하던지 한국 통일을 방해하려는 일본의 음모를 차단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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