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술 과음하는 사람은 지방간→알콜성 간염→ 심각한 간경병으로 발전
▶ 간경변 땐 위장 출혈, 뇌 장애 등 합병증 초래
[알콜 관련 간질환]
우리 몸에서 필요하지 않은 장기는 하나도 없지만, 간은 주전선수에 해당하는 장기다. 풋볼 공 사이즈 정도의 간은 우리 몸에서 가장 큰 내장기관이다. 간은 혈액을 통해 각종 약물과 알콜 등 화학물질을 걸러내는 필터 역할을 하며, 호르몬과 혈당 수치를 조절하고, 각종 영양소로부터 나온 에너지를 저장한다. 혈액 단백질, 담즙, 우리 몸에서 필요한 여러 효소를 만들어내고, 여러 대사작용을 담당한다.
그러나 간은 손상돼도 별 다른 증상이 없다. 연말이다 보니 술자리도 많다. 알콜은 간세포를 손상시키거나 파괴시킬 수 있다. 간에서 알콜이 분해되지만, 간에서 분해할 수 있는 양 이상으로 술을 지나치게 만성적으로 마시면 결국 간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알콜과 관련된 간질환은 지방간, 알콜성 간염, 알콜성 간경변이 있다.
# 지방간
간세포에 여분의 지방이 많이 축적된 상태가 바로 지방간이다. 알콜성 지방간은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 증상이 있다면 만성피로, 매사에 힘이 없고, 체중도 빠진다. 만성적으로 지나치게 과음하는 사람은 대개 지방간을 갖고 있다. 술이 원인이라면 술을 끊으면 지방간을 회복할 수 있다.
비알콜성 지방간(Non Alcoholic Fatty Liver Disease·NAFLD)은 술이나 B형 혹은 C형 간염 등 다른 원인이 없이 간에 지방이 축적되는 경우다.
비만, 당뇨병, 고혈압, 콜레스테롤 등 대사증후군이 위험요소다. 비만, 당뇨병이 원인인 경우는 체중조절 및 식이요법을 꾸준히 해야 하고, 당뇨병이 원인이면 혈당조절이 필수다. 고혈압은 혈압을 정상으로 유지해야 하며, 콜레스테롤이 높아서 문제라면 콜레스테롤 수치를 정상으로 돌려야 한다.
# 알콜성 간염
술로 인해 생긴 간염이다. 간염은 간에 염증이 생겨 붓고, 간이 손상되는 경우다. 증상은 식욕 감퇴, 메스꺼움, 구토, 복부 통증, 열과 황달이 나타날 수 있다. 과음을 자주 하는 사람의 약 35%는 알콜성 간염이 나타날 확률이 있다.
알콜성 간염 역시 술을 끊어야 한다. 알콜성 간염이 가벼운 정도라면 다시 간을 회복시킬 수 있지만, 심각하게 염증이 진행된 경우는 갑작스런 간부전 같은 합병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 알콜성 간경변
알콜성 간경변은 정말 최악의 경우다. 만성적으로 과음하는 사람의 10~20%는 간경변으로 발전할 수 있다. 발병 확률은 알콜중독 혹은 과음하는 사람 5명 중 1명꼴. 알콜성 간경변은 술 때문에 간 조직이 손상되고 딱딱해지며 흉터가 생긴 조직이 세포 재생과정을 거치면서 섬유화가 진행되고, 점차 크기도 줄어들며, 표면 결절이 울퉁불퉁해지고 굳어진다. 건강한 간 조직이 딱딱하고 굳어진 흉터조직으로 대체되고 마는 것.
알콜성 간염처럼 식욕 감퇴, 메스꺼움, 구토, 복부 통증, 열과 황달이 나타날 수 있는데, 심각한 경우로 진행된 경우라면 복수가 차고, 다리에 부종이 생기며, 복막염이 나타나기도 한다. 여기 저기 멍이 나타나기도 하고, 출혈도 나타난다. 남성은 유방이 여성처럼 커지기도 하고, 고환이 작아져 성기능이 저하되며, 여성은 생리가 불규칙해진다. 또 간성 혼수로 의식을 잃기도 한다.
간경변으로 손상된 간세포는 다시 되돌릴 수가 없다. 간경변의 원인은 만성 B형 간염, 만성 C형 간염도 있는데, 미국에서는 알콜중독, 알콜성 간염 및 C형 간염이 가장 큰 원인 주목되고 있지만 한인들은 만성 B형 간염이 가장 큰 원인이다.
간경변으로 진단 받으면 완치는 매우 어렵다. 간세포가 더 손상되지 못하도록 술을 끊어야 함은 물론이며, 진행이 오래된 간경변은 치료를 위해 간이식을 고려할 수도 있다.
# 알콜성 간질환의 진행은
알콜중독 혹은 만성적으로 술을 지나치게 많이 마시는 사람은 지방간, 알콜성 간염, 알콜성 간경변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과음하는 사람 중에는 알콜성 간염에 걸리지 않고 바로 알콜성 간경변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또 알콜성 간염에 걸렸어도 간기능이 망가질 때까지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다.
또 과음하는 사람, 알콜중독자로 이미 C형 간염에도 걸린 사람은 간경변으로 발전할 위험성이 매우 높다.
수년간 과음하게 되면 결국 합병증으로 이어지는데, 복수에 물이 차거나, 식도나 위장 혈관에서의 출혈, 지라(비장)가 비대해지거나, 뇌 장애나 뇌 혼수상태, 신부전증, 간암 등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다.
# 약물과 간 건강은
간 해독이나 간 청소를 한다고 특정 주스나 음식, 영양제가 판매되는 경우도 있지만 사실 그 어떤 것도 과학적인 검증이 뒷받침된 경우는 아직 없다. 의사들은 간 건강을 위해서 뭔가 섭취하기 보다는 규칙적이고 균형 잡힌 식단과 건강한 생활습관을 가질 것을 조언한다.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을 너무 많이 복용하면 역시 심각한 간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이 들어간 약은 의사 처방약과 오버-더-카운터(일반 의약품) 감기약이나 기침약, 진통제 등 600여가지나 된다.
성인의 하루 최대 복용 허용량은 3,000mg. 엑스트라 스트렝스 타이레놀(extra-strength Tylenol) 500mg짜리 6알이 최대치다.
오버-더-카운터 약이라도 2주 이상 너무 많이 복용하는 경우라면 의사와 상담한다. 또한 용량을 지켜 복용하고, 혹시 추가적으로 아세트아미노펜을 더 복용하는지 여부도 살피는 것이 좋다.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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