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의 동맹군은 당연히 아군의 적이다. 따라서 일본군을 등에 업은 白군에게 한인독립군이 赤군과 합동하여 작전하는 것은 당시로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기사는 이어진다.
“때는 정월 이틑날이라 살을 에이는 추위속에서 白군에게 총공격을 가하는데 우리 조선 군사가 참 싸움 잘 합디다. 훈련이 부족하고 기계가 불비 하였지만 놓는 방마다 그 큰 아라사 군사가 떨어지지 않을 때는 없었소. 전투는 대략 여섯 시간 정도 계속 되었는데 나는 악에 바친 사람이라 탄환이 비 쏟아지듯 하는 속에 말을 타고 서서 지휘하는데 ..”
이 전투에서 이백 명 남짓의 김일성의 독립군은 칠백 명 정도의 白군 이만 수비대를 패주 시키나 배후의 일본군 대병력을 의식하여 즉시 퇴각한다.
이만 전투 이후에 일본군에게 추격 당하는 김광서의 김일성 부대는 아군이 있는 취풍이라는 곳으로 퇴각을 하는데 “마치 범의 허리를 밟고 지나듯” 위태롭게도 일본군 경계 지역을 통과하게 되었다.
“불 빛이 빤히 비치는 일본군초소를 피하면서 병력이 이동하는데 내 흰말(白馬)까지 포장으로 덮어 씨우고 강까지 와 보니 강을 건너갈 배가 없었소. 마침 19살 먹은 소년 기병이 자원을 하고 강위에 가로 걸린 철사에 매어 달리어 강을 건너 배를 가지고 와서 우리 전부대원이 강을 건넜는데 이 때 발각만 되면 우리는 몰살이라..”
우리 민중속에는 백마를 타고 날아다니는 <김일성 장군>의 전설이 있는데 이것은 동아일보 기사에서 김광서 장군의 말이 백마였다는 것과 부합한다. 평양의 조선혁명박물관에는 백마를 탄 북한의 김일성 그림이 걸려있고 김일성 전기에는 그 그림이 빠짐없어 들어있다. 그러나 ‘말 달리는 선구자’의 노래가사 주인공은 분명히 북간도와 연해주 등지에서 활약한 1920년대 초의 김광서이다. 그 때 1912년 생인 북한의 김일성은 10살에 불과했으니 당시의 백마를 탄 김일성 장군일 수가 없는 것이다. 다만 김광서의 김일성 장군 이미지를 도용했을 뿐이다.
옛 관동군 고급참모 출신인 가마다타꾸이찌로(鎌田澤一郞)가 써서 1950년 발간된 책 조선신화(朝鮮新話)에서는 김일성 장군이 일본군 고급장교를 사칭하고 북해도 帝國병원에 입원하여 맹장 수술을 받은 후 “치료해 주어서 고맙다”는 편지를 남긴 후 유유히 사라진 것을 증언하고 있다. 이 고급장교가 자기들이 그렇게 잡으려고 혈안이 되어있던 김일성 바로 그 사람인 것을 편지를 읽고 나중에서야 안 일본군은 인근에 비상을 거는 등 대소동을 벌였다고 한다.
참으로 김광서 김일성은 배짱 좋은 쾌남아이기도 하였던 모양이다. 또한 김일성 장군은 자기와 더불어 생사를 같이하는 몇 사람과 항상 동작을 같이 하였는데 다른 사람 앞에서는 서로 김일성이라고 불러서 이목을 혼란 시켰다고 하고, 예하 각지대별로 독립작전을 감행하면서 서로 김일성 부대라고 칭 하였다는데 그렇다면 당하는 쪽에서는 신출귀몰하는 김일성 부대에게 여기저기서 얻어맞게 되는 것이다.
김일성 장군의 꿈은 赤군과 연합하여 일군을 격퇴한 다음 赤의 후원으로 국내 진공전(進攻戰)을 개시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구帝政 러시아 잔존 세력이였던 白군이 1922년 완전히 패망하고 따라서 시베리아 출병의 명분이 없어진 일본군이 그해 10월 러시아 영토에서 철수하자 赤계 러시아 즉 공산 러시아는 이제는 필요성이 없어진 조선독립군을 간단하게 배신한다. 일본군의 재개입의 구실을 없앤다는 명분으로 어제까지의 동지 조선독립군의 무장을 해제시킨 것이다. 따라서 어떤 독립군 단체는 호구지책으로 赤군에게 흡수되기도 하였지만 대부분의 독립투사들은 공산군의 배신에 치를 떨면서 만주로 향해 떠났다.
김광서의 김일성부대는 赤군에 흡수 되지도 않고 무장해제에도 응하지 않으며 병력체제을 그대로 유지한 채 러시아와 만주의 접경 지점으로 이동하였다. 日 관동군 보고에 의하면 이들 약 천명의 병력은 둔전제(屯田制)로 식량의 자급자족을 시도한 것으로 되어있다. 그러나 이나마도 여의치 않았는지 赤러시아 군의 군사적 압박으로 이들은 각기 소단위 부대로 분산된채 지리 멸렬되는 비운을 맞게 되고 김일성 장군의 행적은 다시 묘연해 진다.
<다음주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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