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성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한국에서는 전 국회의장, 전 검찰총장, 전 법무차관, 군 장성, 서울대 등 유명 대학교수 등 소위 출세했던 저명인사들이 성추행 아니면 갑의 을에 대한 착취로서의 성 상납의 혐의로 조사를 받거나 의심의 눈초리 대상이 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흑인 코미디언으로서, 아니 흑백을 가리지 않고 연예인으로서 최상의 성공을 거둬왔던 빌 코스비가 1960년대 중반부터 1980년대까지 적어도 열 두엇이 넘는 여자들을 연쇄 강간했다는 혐의가 피해자들의 적나라(赤裸裸)한 묘사들과 함께 방영되어 세상을 시끄럽게 한다. 토마스 제퍼슨이 손수 설계하고 세운 명문 버지니아대학교에서는 2012년에 한 남학생 사교 클럽에 속한 7명의 상급생들이 18세의 신입 여학생을 집단 강간하여 경찰에는 안가고 학교 당국에 신고했지만 쉬쉬하고 덮어버렸다는 내용의 기사가 어떤 잡지에 실려 대학당국이 모든 사교 클럽들의 활동을 잠정 중단시키는 조치를 취했다.
사회 전반의 흑백 차별을 반영하듯이 미국영화들이나 TV 프로그램들에 나타나는 흑인들은 196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주인공이 하나도 없이 하녀, 운전수, 직공들의 단역 뿐이었다. 그런데 1965년에, I, Spy란 미국 첩보대원 둘에 대한 드라마가 NBC에 등장했을 때 빌 코스비는 백인 주연자와 함께 동등한 주역을 맡았었기 때문에 흑인 배우 지망생들은 물론이고 흑인 사회 전체가 흥분했었을 것은 짐작이 된다.
3년 계속 된 그 프로그램 이후에도 코스비는 코미디언으로 또 만화 TV 시리즈의 주인공과 CM(광고)의 스타로서 성공을 거두면서도 템플대학을 중퇴했던 것을 매사추세츠 대학으로 적을 옮기면서 틈틈이 공부해 1977년에는 교육학 박사학위까지 받았으니까 꾸준한 근면성이 돋보일 수밖에 없었다. 흑인들 특히 경제 하층에 있는 사람들의 가정들이 붕괴되고 미혼모들이나 아버지 없는 아이들이 양산되는 실제 환경 가운데서 1984년부터 1990년까지 NBC에서 방영한 코스비 쇼에서 코스비는 의사, 부인 역은 변호사로 아이들을 모범적으로 키우는 중산층의 생활을 묘사했기 때문에 코스비는 완벽한 미국의 아버지 격으로 여겨지기까지 했다. 그 쇼의 재방영 수입만도 10억불로 추산되니까 코스비 자신도 쉽사리 몇 억불 이상의 치부를 했지만 스펠만이란 흑인대학에 2,000만불을 기부하는 등 1964년에 결혼한 부인과 함께 자선 사업에도 후한 사람이었다.
특히 전국적으로 연설을 하러 다니면서 흑인사회의 향상은 부모들의 올바른 도덕관에 입각한 자녀 양육에 달려 있다는 주장을 펴왔기 때문에 흑인사회의 우상 중 하나라는 평가마저 있었다. 그 같은 우상이 허상일 수 있다는 점은 2000년 중반부터 드러난다.
템플대학의 스포츠 코치로 있던 캐나다 여자가 코스비에게 강제 추행이나 강간을 당했다고 제소했었기 때문이다. 펜실베니아 검찰은 코스비를 기소하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그 여자는 민사 소송을 제기한다. 그 소송 준비에서 열 두 명의 여자들이 코스비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증언할 용의를 보였기 때문인지 쌍방이 법정 밖의 타결을 본 바 있는데 타결 내용이 상례대로 비공개였다. 그러나 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 세상이 된 2014년에는 코스비의 묵묵부답이 통할 수가 없는 모양이다.
약 한 달 전에 어떤 흑인 코미디언이 코스비를 연쇄 강간범이라고 부르는 내용이 인터넷을 달구더니 여러 여자들이 나타나 코스비를 궁지로 몰아넣었다. 아마 전부 다 백인들 같은데 연기 지망생들 아니면 플레이보이 클럽 버니도 하나 있는 듯하다. 연예계 진츨을 돕겠다면서 자기 집, 호텔 등으로 데리고 가서 약을 탄 술을 먹인 다음 못된 짓을 하는 바, 몸을 가누지 못하거나 정신을 잃어 저항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여러 명의 회상이 흡사하다는 점에서 “아닌 땐 굴뚝에서 연기가 나랴‘는 속담이 적용되는 상 싶다. 코스비는 아마도 회복 될 수 없는 나락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버지니아대학(UVA)에서의 사건은 집단 폭행이라 더 심각하다. 오바마 대통령이 “여대생들 5명 중 하나가 성폭행의 피해자가 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는 것처럼 대학 분위기가 딸 가진 부모들을 걱정시키기에 충분한 위기 상황이다. 리처드 코엔이란 워싱턴 포스트의 칼럼니스트가 지적한 것처럼 한 놈이 피해 여학생에게 아래 파티장이 시끄러우니까 조용한 제 방으로 가자고 꼬여 올라가서는 흉악무도한 짓을 했을 뿐 아니라 다른 놈들도 가담했다는 것은 (그리고 그 사실을 알고 있던 다른 남학생들도 많았을 터인데 하나도 신고를 안했다는 것은) 심각한 상황이다. 세상이 왜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변호사 MD, VA 301-622-6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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