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고 투수 누구냐” 메이저리그 중역·스카우트에 물었더니…
▶ 뜨거운 논쟁 속 ESPN.com 설문결과
다저스의 클레이튼 커쇼(위)와 자이언츠의 매디슨 범가너 가운데 누가 더 낫느냐는 논쟁이 뜨겁다.
커쇼냐, 범가너냐.
올해 메이저리그를 주름잡았던 두 왼손에이스 가운데 누가 더 낫냐는 갈수록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메이저리그 역사에 기록될 시즌을 보냈지만 포스트시즌에선 기대에 못 미친 LA 다저스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26)와 정규시즌 성적은 커쇼에 미치지 못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서 경이적인 역투를 거듭하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5년만에 3번째로 월드시리즈 챔피언으로 등극시킨 매디슨 범가너(25)를 비교해보자는 것이다.
사실 메이저리그 팬이라면 한 번쯤은 생각해봤을 주제다. ESPN.com의 칼럼니스트 제이슨 스타크는 7일 바로 이 문제를 집중 조명하는 칼럼을 내놨다. 그 역시 이 문제를 놓고 고심하다 아예 메이저리그 팀 중역들과 스카우트 1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기로 했다. 이 둘 가운데 다음 5년간 팀을 이끌 에이스 1명을 선택해야 한다면 누구를 꼽겠느냐는 것이 질문이었다. 두 선수의 연봉은 논외로 하기로 했다.
결과는 놀랍게도(?) 커쇼의 일방적인 압승이었다. 설문조사에 응한 16명의 메이저리그 관계자 가운데 12명이 커쇼를 선택했고 범가너를 선택한 사람은 2명뿐이었다. 나머지 2명 중 1명은 “다음 5년간은 커쇼, 다음 15년은 범가너”라는 대답을 내놨고 또 한 명은 “오늘 밤에 이겨야 한다면 커쇼, 월드시리즈를 이겨야 한다면 범가너”라고 답했다. 결국 이들 둘은 기권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사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거인군단을 등에 업고 우승 피니시라인을 통과하다시피 한 범가너의 활약을 지켜본 사람이라면 그를 선택하기가 매우 쉬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커쇼를 찍은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은 단기간의 모습만 보고 범가너를 선택할 수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한 아메리칸리그 중역은 “범가너는 10월 최고의 선수임에 분명하지만 장기적으론 커쇼가 낫다”고 말했고 한 내셔널리그 스카우트도 “범가너는 진정한 에이스로 포스트시즌 ‘록스타’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커쇼는 한 세대를 대표하는 최고의 투수다.
커쇼가 쌓아온 전체적인 위업은 범가너가 10월에 이룬 것을 압도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NL 관계자는 “커쇼가 4년간 이룬 것과 범가너가 4주간 이룬 것을 비교할 순 없다. 큰 샘플과 작은 샘플의 차이”라면서 역시 커쇼의 손을 들어줬다.
사실 범가너가 자이언츠 선발진에 진입한 2010년 6월26일 이후 양 선수의 성적을 살펴보면 커쇼는 78승32패, 방어율 2.17로 범가너의 67승49패, 방어율 3.07을 확실히 압도하고 있다.
이 기간동안 커쇼는 143경기에서 1,008이닝을 던지며 737안타를 내주고 1,057개의 삼진을 잡아냈고 범가너는 147경기에서 942.2이닝을 소화하며 844안타를 맞고 886개의 삼진을 뽑아냈다. 커쇼의 완연한 우세가 드러나고 있다.
물론 이 기간 중 커쇼는 3번이나 사이영상(올해 포함)을 받았고 메이저리그 역사상 4년 연속으로 방어율 1위 행진을 이어왔다. 하지만 질문은 둘중 누가 더 낫냐는 것이 아니다. 과연 둘 중 누구를 다음 5년간 자기 팀의 에이스로 선택하겠느냐 하는 것이다. 그에 대해 범가너를 선택한 두 명은 완전히 다른 이유를 제시했다. 한 명은 이번 포스트시즌, 특히 월드시리즈에서 본 범가너의 활약을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범가너를 택한 또 다른 NL 관계자는 다음 5년간 누가 더 부상없이 잘 던질 수 있느냐는 기준을 했고 거기서 범가너를 선택했다고 밝혀 흥미를 끌었다. 그는 “커쇼의 피칭모션은 매 투구마다 전력을 다하는 형이다. 그는 선발투수지만 마치 마무리투수처럼 공을 던져 모든 타자를 압도하려 한다”면서 “그런 선수는 오래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또 커쇼가 경기에 나갈 때마다 승리를 당연시하는 주위의 기대가 큰 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범가너에 대해서는 “큰 부담이나 기대없이 에이스를 맡게 됐고 투구모션도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스타일이다. 더구나 어떤 경우에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성격도 갖추고 있다. 모든 것을 쉽게 하는 스타일”이라면서 “그는 장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정답이 없는 이 질문에 대해 가장 적절한 반응은 한 AL 관계자의 응답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예전에 ‘밀키웨이 다크 초콜릿이 좋아, 리스의 피넛 버터 컵이 좋아’라는 질문을 받았던 생각난다. 그러면 ‘난 그냥 둘 다 가지겠다. 땡큐’라고 했다.”
<김동우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