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뇌의 과민반응 일으켜 면역시스템 망가져
▶ 세포 수명 조절 텔로미어 짧아져 노화 촉진
[스트레스 관련 궁금증]
인간은 스트레스와 긴장 속에서 살아간다. 스트레스는 심장질환, 우울증 및 불안장애, 당뇨병 등 심각한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문제다. 스트레스에 대한 궁금증을 살펴본다.
# 왜 스트레스 때문에 육체적인 반응이 나타나는 것일까?
스트레스는 심리 생리학적 반응을 끌어낸다. 머리에서 위험이나 응급상황을 인지하고 육체적 생리적 반응이 나타나는 것. 자연스런 ‘투쟁도주 반응’이 나타나는데, 갑작스런 자극에 대해 본능적으로 반응하는 뇌기능으로 인해 인체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인 아드레날린 노르에피네프린, 코티솔 등을 분비하면서 심장은 빠르게 뛰고, 혈압은 상승한다.
옛날 석기시대에는 이런 인체반응 덕에 위험에서 살아날 수 있었지만, 오늘날에는 지속되는 스트레스로 뇌가 과민반응을 일으키고 심장과 근육, 뇌에까지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또한 코티솔은 염증 진행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데, 지속적인 스트레스는 면역세포를 무감각하게 만든다. 면역 시스템이 신통치 않게 반응하다 보니 코티솔을 분비하는 부신이 과잉반응하게 되고 코티솔의 염증통제가 불가능해져, 염증이 과다해지고 결국 가벼운 감기에서부터 심근경색, 자가 면역질환, 뇌졸중 등 심각한 질병에까지 영향을 끼치게 되는 것.
또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직장에서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은 제2형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45%나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 가족이나 지인의 죽음, 또는 이혼 같은 사건의 스트레스는 일상적 스트레스보다 더 심할까?
일상생활에서의 만성적인 스트레스나 또는 급성 스트레스 모두 인체에 해롭기는 다 마찬가지다. 면역력을 약화시켜 편두통, 과민성 대장증후군, 관절염 등 질병을 야기한다. 그러나 급작스런 사건으로 인한 스트레스보다 일상적인 만성 스트레스가 더 위험할 수 있다. 일상적인 스트레스는 차곡차곡 몸에 쌓일 수 있기 때문.
펜실베니아 주립대학 연구에 따르면 일상생활에서의 스트레스 때문에 10년 후 관절염 같은 만성적인 질병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급작스런 이혼이나 가족의 죽음 같은 사건으로 인한 스트레스 조절은 친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연구들에 따르면 심각한 스트레스성 사건이 발생했을 때 친구의 도움과 지지를 받는 경우 급격히 스트레스가 감소하며 회복력도 강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스트레스를 받으면 어떤 사람은 유난히 더 짜증과 화를 표출하는데, 왜 그럴까?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은 천성과 교육과 관련 있다. 전문가들은 부모의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이 자녀에게 모델이 된다고 지적한다. 또한 유전적인 소인도 관련 있다.
국립보건원(NIH)의 연구에 따르면 신경계의 간접적인 기능조절 및 직접적인 신경전달 물질로 작용하는 펩티드 물질인 신경 펩티드 Y가 유전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 신경 펩티드 Y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 불안을 감소시키는 물질로 알려졌다.
# 스트레스는 노화에도 영향을 끼칠까?
미 공공과학도서관이 발행하는 학술지‘PLOS ONE’에 실린 두 가지 연구논문에 따르면 스트레스는 세포 수명 조절과 관련 있는 텔로미어(Telomeres)를 손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텔로미어는 세포 유전 염색체의 말단부위로 DNA를 보호하며 복제한다. 나이가 들면 점차 그 길이가 짧아지는데, 스트레스는 텔로미어를 짧게 만들며, 텔로미어의 단축은 유전적 물질을 손상시키고 세포를 소멸시킨다.
또한 만성적인 스트레스로 코티솔 수치가 높으면 피부의 탄력성과 관계 깊은 콜라겐과 엘라스틴 단백질이 망가져 피부노화를 촉진하는 것과도 관련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인체에 끼치는 영향]
기억력 저하·허리 통증
소화 안 되고 불임 유발
▶뇌: 만성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지속적으로 분비되는 코티솔 호르몬은 단기 기억을 손상시킬 수 있다. 또한 스트레스는 실제로 지능을 떨어뜨린다.
▶코: 최근 연구에 따르면 만성적인 스트레스는 계절성 앨러지 증상을 갑작스럽게 발현시키며 증상을 더욱 심하게 나타나게 만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앨러지를 일으키는 항원에 대해 인체의 즉각적인 면역반응이 나타나기 때문.
▶입: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로 턱 주변 근육긴장을 야기해 밤에 이를 가는 경우가 있다. 이갈이를 하게 되면 턱 관절통증과 두통을 일으킬 수 있다.
▶심장: 심한 불안증으로 스트레스 호르몬이 심장을 둘러싸고 있는 혈관을 좁혀 심박수를 올리게 되고 심장질환 위험을 높이게 된다.
▶허리ㆍ목: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는 교감신경계와 부교감신경계로 나뉘어 서로 길항작용을 한다. 이를 테면, 교감신경 때문에 동공이 확대되면 부교감신경이 작용해 동공이 좁아진다. 또 교감신경으로 심장이 빨리 뛰게 되는데, 부교감신경으로 심장은 천천히 뛰게 된다. 교감신경계의 부신에서 부신 호르몬의 하나인 아드레날린이 분비돼, 인체가 어떤 활동을 하기 위해 근육은 긴장하고 준비상태에 있게 만든다. 근육이 긴장상태에 있어 목이나 허리의 통증과 경련이 나타난다.
▶허리둘레: 스트레스가 많은 일을 겪는 여성은 기름진 음식을 먹었을 때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열량을 7시간 동안 104칼로리나 덜 소모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나 불안으로 체중 증가나 비만으로 이어진다는 여러 연구결과도 나온 바 있다.
▶위장: 스트레스는 염증 위험을 높이며 위장 운동과 소화작용을 느리게 해, 통증과 개스, 설사 등 증상으로 이어지게 만든다.
▶임신 능력: 뇌 시상하부는 여러 가지 호르몬 분비를 조절하며 이에 따라 매달 배란이 이뤄진다.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높으면 인체 주요 생식호르몬인 ‘성선자극호르몬 방출호르몬’(GnRH)에 영향을 끼쳐 난임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스트레스 조절하는 방법]
이메일 자주 체크, 혈압 상승
마그네슘 함유 채소 압박 줄여
▲운동=스트레스 조절에는 운동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또한 운동하면 행복 호르몬 엔돌핀이 분비될 뿐 아니라, 한 연구에 따르면 텔로미어 길이에도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UC샌프란시스코 연구팀에 따르면 3일간 42분간 활력 있게 운동한 사람들의 텔로미어 길이를 조사한 결과, 텔로미어 길이에 대한 스트레스의 영향이 감소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운동뿐 아니라 건강한 식단과 충분한 수면습관 등을 포함한 건강한 생활습관은 텔로미어 길이에 대한 스트레스의 악영향을 완화시킬 수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심신단련법=명상이나 요가, 타이치 같은 심신단련법도 스트레스 완화에 좋다.
▲자연을 벗 삼는다=일본 연구에 따르면 나무에서 나오는 피톤치드(phytoncides)란 화학물질이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를 낮추는데 도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너무 자주 이메일을 체크하지 않는다=영국 연구에 따르면 직장인은 이메일을 읽고 보낼 때 심박수, 혈압, 코티솔 호르몬 수치가 급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쁘게 울어본다=울음을 참을 필요는 없다. 인터넷이나 신문, 유튜브 등을 통해 감동적인 사연을 읽고 나서 울게 되면 스트레스가 완화될 수 있다.
▲내 감정을 너무 가슴에만 쌓아두지 않는다=공격적인 태도를 취하라는 것이 아니라, 현재 느끼는 감정이나 의견, 혹은 생각들을 긍정적인 태도로 표현하는 것이다. 화를 내거나 변명하거나 소극적, 혹은 수동적으로 표현하지 말고 마음을 다스리며 긍정적으로 분명하게 적절하게 표현한다.
▲마그네슘을 충분히 섭취한다=마그네슘은 압박감과 긴장을 빠르게 감소시켜 주는 미네랄이다. 시금치, 케일 같은 짙은 녹색 채소를 좀 더 자주 섭취하거나 혹은 바나나, 코코아, 아몬드 우유가 들어간 스무디를 마셔본다.
▲취미나 게임을 한다=긴장을 풀 수 있는 취미나 게임을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진다.
▲사회적인 활동을 한다=자원봉사를 하거나 지속적이고 좋은 모임을 갖는다.
▲할 수 없는 일은 과감히 ‘노’(No)라고 말한다=모든 짐을 짊어질 필요는 없다. 적절한 한계를 정하고, 너무 스트레스가 심한 일은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스트레스로 인한 육체적 증상을 간과하지 않는다=지속적인 두통이나 혹은 불면증에 시달린다면 스트레스 요인이 뭔지 살펴보고, 필요하면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는 것도 좋다.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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