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국제우주정류장((ISS)에 체류 중인 6명의 우주비행사들의 보급품과 장비를 보내기 위해 버지니아의 어떤 섬에서 발사된 무인 로켓이 몇 초 후에 작렬하는 화염 가운데서 폭발되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하나도 없었고 ISS는 6개월 정도 여유가 있는 비축 상태인데다가 러시아의 소유즈가 그 직후에 성공적으로 발사되어 미국인 두 명을 포함한 우주 비행사들이 굶주릴 이유는 없었다. 하지만 연방정부기관인 NASA에서 우주왕복선인 셔틀 운행을 중지하고 민간 기업들에게 용역을 주어 북부 버지니아에 위치한 오비탈 사이언스라는 회사에서 만든 로켓이 그처럼 실패함으로써 적어도 적재된 물품 가치만 2억불이 날아 갔기 때문에 다음날로 그 회사의 주가 14% 하락되었다.
그 사건을 음미해보는 과정에서 얼마 전 워싱턴 포스트의 견해 사설면(Op-ed page)에서 읽은 글 때문에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조엘 브레너라는 워싱턴 변호사가 기고자였던 바 그는 에드워드 스노든의 미국 정보 수집 범위에 대한 폭로로 잘 알려진 국가안전기구(NSA)의 전 감찰실장이자 수석 변호사였기에 그의 글에는 상당한 신빙성이 있을 법하다.
컴퓨터 시대인 만큼 미국 군대 및 안보 관리들이 컴퓨터 자판과 다람쥐 단추(mouse) 조작 만으로 몇 백 또는 몇 천 마일 밖에서 탈레반, 알 카에다, ‘이슬람 국가(IS)’ 참칭(僭稱) 테러 단체원들을 폭살시키는 일이 비일비재(非一非再)하다. 또 몇 년 전 이란의 핵개발 시설에 위치했던 몇 천 기의 원심분리기들을 폭발시킨 스턱스넷트(stuxnet) 사이버 공격의 배후에도 미국이 있었다는 설이 유력하다.
반대로 2년 전에는 이란에서 출발한 컴퓨터 바이러스가 사우디 아라비아의 아람코 오일회사의 컴퓨터망을 공격하여 3만대의 컴퓨터를 망가트림으로 원유 채취 등의 작업을 방해했던 사건이 있었다. 브레너 변호사의 말이 명언이다. “첩보 도구들과 아울러 무기들이 이제는 1과0의 일련의 숫자들로 표현될 수 있다.” 이같은 사이버 스페이스 전쟁에 있어서 이란은 기술이 유치원 학생 실력 정도라면 러시아와 중국은 대학원 학생 실력 아니면 그 이상이라는 게 현실이다.
브레너가 설명한 대로 어떤 기계나 도구가 전자 연락망(network)에 연결되어 있으면 그 연락망을 사용해서 발부되는 (외부자 또는 적국의) 명령을 통해 불능화 되거나 파괴될 수 있다. 그의 글을 인용해 보자. “그것은 미사일 발사대, 철도의 전철기, 생산도구나 어떤 다른 기계에도 적용될 수 있다.” 어떤 외부자가 원격 조정으로 네트워크에 침입하여 그 네트워크에 저장된 자료를 채취할 수 있다면 그 네트워크 기능을 부패시키거나 붕괴시키는 일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거기에 더해 이번 발사에 실패한 로켓의 엔진이 러시아 제품이라니까 푸틴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보복으로 가해진 오바마의 경제 봉쇄에 대한 화풀이로 본 때를 보여주기 위해 한 짓일지도 모른다는 사상의 날개를 펼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브레너는 미국이 군사적으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는 한 미국에 대한 전략적인 사이버 공격을 감행할 경우 미국의 보복이 엄청날 것이기 때문에 득보다는 실이 너무 크다는 계산 아래 러시아나 중국 등은 그럴 엄두를 못낼 것이라는 논조이다.
그러나 이라크와 시리아의 상당 부분을 점령하기는 했어도 국가가 아니라 테러 집단에 불과한 IS는 어떤가? 그리고 미국의 ‘리모콘’ 폭격으로 테러리스트들이 아닌 무고한 사람들이 죽는 것에 대한 보복으로 IS는 서양 기자들이나 원조 기관원들을 참수 처형하는 것이 당연하다거나 알라의 뜻이라는 주장을 한다. 그런 주장에 현혹되는 사람들이 이슬람권이나 과격분자들만이 아니라 서양인들 개종자들 가운데도 있다는 점은 지난주 초 캐나다의 연방 수도 오타와에서 의사당에 난입해서 수상 등 정부 요인들을 위험에 노출시켰다가 의사당 경호책임자에게 사살된 자가 워낙은 캐나다 출신 백인이었다는 사실에서도 파악된다.
만약 그런 자들 중 하나가 컴퓨터에 있어서는 천재라면 미국의 철도망, 전기망, 원자력 발전소 등의 컴퓨터를 해킹(다른 사람이나 기관의 컴퓨터 시스템에 불법 침입)해서 미국을 대공황에 빠트릴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우리는 정말로 무서운 세상에 살고 있다.
<변호사 MD, VA 301-622-6600>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