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 인터뷰] ‘이퀄라이저’ 덴젤 워싱턴
은퇴했던 킬러 로버트(덴젤 워싱턴)는 러시안 창녀(클로에 그레이스 모리츠)를 구하기 위해 다시 총을 집어든다.
한국일보 박흥진 편집위원과 덴젤 워싱턴
현재 상영 중인 보스턴을 무대로 한 범죄 액션 스릴러 ‘이퀄라이저’(The Equalizer)에서 10대의 러시안 창녀를 악의 구렁텅이에서 구하기 위해 러시안 마피아들과 싸우는 은퇴한 CIA 킬러 로버트 맥콜로 나온 덴젤 워싱턴(59)과의 인터뷰가 9월 토론토영화제 기간에 트럼프인터내셔널 호텔 앤 타워에서 있었다. 이 영화는 워싱턴이 오스카 주연상을 탄 ‘트레이닝 데이’를 감독한 안트완 후콰 감독이 다시 워싱턴과 손을 잡고 만들었다. 검은 바지에 짧은 검은 셔츠를 입은 신체 건강한 워싱턴은 원기 왕성했는데 마치 연기를 하듯이 제스처와 얼굴표정 그리고 인상을 요란하게 써가면서 질문에 대답했다. 인터뷰 후기자와 사진을 찍을 때 기자가 “나 한국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하자 워싱턴은 크게 미소를 지으면서 “나 한국에 가야지”라고 말했다.
각본 좋아 출연 결심… 속편은 관객 반응에 달려
수퍼마켓 가서 목록대로 물건 사는것 즐기는 편―당신의 과거를 돌아볼 때 특별히기억나는 것은 무엇인가.
“1983년 잠시 TV 출연을 중단하고 ‘크라이 프리덤’을 찍기 위해 런던에서 얼마 전 작고한 리처드 아텐보로 감독을 만났던 일이다. 그는 내게 ‘난 정말로 이 역을 위해 아프리카인을 찾았다’고 말했다. 우리는 아프리카로 갔는데 비행기 문을 열자 아프리카의 냄새가 났던 것을 기억한다. ‘아 나는 마침내 아프리카에왔구나’하고 감격했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은 나는 과거를 돌아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난 단지 영화를 만들뿐으로 언제나 나의 가장 좋은 영화는 다음 영화라고 말한다.”
―당신이 한 일 중 가장 자랑스러운 것은 무엇인가.
“4명의 자식들이다. 그리고 리처드 아텐보로, 조나산 데미, 토니 스캇, 에드 즈윅 및 안트완 후콰와 함께 일한 것이다.”
―이 영화는 개인이 법을 무시하고 자기 마음대로 정의를 구현하는데 그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그건 위험한 일로 그래선 안 되겠지만 이 영화는 개인적인 복수영화는 아니다. 나는 러시안 창녀를 러시안 마피아로부터 구해 주려고 현찰을 들고 마피아를 찾아갔다가 그들이 말을 안 듣기에 내가 가진 기술을 사용했을 뿐이다.”
―요즘 젊은 흑인 배우들의 활약이큰데 할리웃이 과거보다 흑백의 구분을 덜 한다고 보나.
“모르겠다. 그 사람들에게 물어보라. 과거보다는 나아졌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난 그들의 모범이 아니다.
내 전에 시드니(포이티에)가 있었고시드니 전에는 1939년 오스카상‘(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을 탄 해티 맥대니얼이 있었다. 난 그저 그들의 연장선의 일부일 뿐이다.”
―당신은 열심히 일하나 아니면 역을 쉽게 얻는가.
“피부 색깔이 무엇이든지 매우 열심히 일해야 한다. 내가 ‘말콤 X’로 오스카상 후보에 올랐을 때 알파치노가 상을 타자 사람들이 인종차별이라고 말들 하더라. 그래서 난 ‘알 파치노는 오스카상 후보에 8번이나 오르고도 상을 못 탔는데 난 두 번밖에 후보에 오르고도 벌써 탔다(조연상)’라고 말해 주었다. 모든 것을 인종차별이라고 핑계대긴 쉽다. 물론 그것이 완전히 없어진것은 아니나 할리웃은 어디까지나 사업장소다. 얼굴 색깔이 무엇이건간에 일을 잘하지 못하면 기회가줄어들게 마련이다. 소위 쇼 비즈니스라는 것이다. 아니 비즈니스 쇼라고 해야겠네.”
―안트완 후콰와 다시 일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먼저 각본을 읽고 출연을 결심했다. 그리고 후콰와 만든 ‘트레이닝데이’가 크게 성공했기 때문에 그에게 연출을 부탁했다. 나는 늘 각본의 처음 4페이지 정도를 읽으면 영화가 좋을지 나쁠지를 감지하곤 한다.”
―영화가 속편을 예고하며 끝나는데 속편을 만들 것인지.
“우린 모두 사람들이 보고 즐길영화를 만들었을 뿐이다. 속편은 관객의 반응에 달렸다. 흥행이 어떤지두고 봐야겠다.” (제작사 소니가 속편을 만들 준비를 하고 있다.)
―당신은 영화에서 대형 건축자재상에서 일하면서 거기서 파는 온갖 도구를 이용해 러시아 마피아를 살해하는데 당신이 실제로 마지막으로 건축자재상에 가서 산 물건은 무엇인가.
“수퍼글루를 샀다. 이것으로는 사람의 눈을 붙여놓을 수가 있다. 나는 안트완과 해군 특공대 출신의 스턴트맨과 함께 자재상의 물건 중 무엇이 무기로 쓰여질 수 있는가를 연구했다. 핀, 유리, 모래, 전화와 시계 등이 모두 무기로 쓰여질 수가 있다.”
―당신이 다음 제임스 본드라는 설이 있는데.
“인터넷의 힘이 크네. 내가 인터넷으로 무엇이든지 물어 보세요 라는 인터뷰를 했을 때 누군가 그런 말을 꺼낸 것이 삽시간에 전 세계로 퍼져나간 것이다. 내가 본드 역을 위해 로비를 한다고.”
―당신에 대한 가장 엉뚱한 가십은무엇이었나.
“내가 죽었다는 것이다. 내가 스키타다 죽었데. 난 스키는 물론이요 스노보드도 탈 줄 모른다. 그 후 사람들이 내게 전화를 걸어 ‘덴젤 진짜당신 맞아’라고 묻더라. 온갖 풍문이 나도는데 별로 창의성들이 없다.”
―평소 어디 가길 좋아하는가.
“수퍼마켓이다. 사람들이 날 보고 ‘당신 여기서 뭘 하세요’라고 묻곤한다. 목록대로 도마도니 물건을 사는 것을 즐긴다.
―부인 폴레타의 근황은 어떤가.
“아내는 원래 가수였으나 아이들 키우느라 노래를 포기했다. 그러나 이젠 아이들이 다 커서 다시 가수로 돌아갈 것이다. 곧 토론토에서 노래 부른다. 그리고 시카고와 노스캐롤라이나와 애틀랜타를 거쳐 유럽에서도 공연할 예정이다. 우린 뉴욕에도 집이 있는데 아내가 거기서 노래를 하는 바람에 가끔 음식이 떨어질 때가 있다. 그러면 내가 수퍼엘 가곤한다.”
―이 세상이 영화 속의 당신과 같은 사람을 필요로 하다고 보는가.
“매 개인이 다른 한 사람을 돌봐준다면 나 같은 사람이 필요 없을것이다. 그러나 어떻게 보면 세상 사람들은 모두 로버트라고도 할 수가 있다. 사람들은 로버트가 불의를 처단하는 것을 보면서 그와 관계를 맺으면서 그를 응원하게 된다.”
―영화 출연을 잠시 쉬려고 하는지.
“올해는 브로드웨이에서 토니상을 탄 ‘펜시즈’라는 연극에 나와 영화를 안 찍었다. 2005년 후 ‘줄리어스 시저’와 ‘펜시즈’와 ‘태양 속의 건포도’ 등 3편에 나왔다. 그래서 난 연극과 영화에 나오고 또 감독도 하느라 바쁘다. 난 인생을 즐기고 있다. 서두를 것 없다.”
―로버트는 매우 깔끔하고 단정한데 당신도 그런가. 그리고 당신에게 있어 자제라는 것은 얼마나 중요한가.
“난 단정하지도 않고 자제에 대해서도 생각하지 않는다. 나로 말하자면 조직된 혼란이다. 내 팬티가 마룻바닥에 있어도 내 아내처럼 신경 안쓴다.”
―어제 영화 시사회 극장 앞에 모인 사람들이 “덴젤, 덴젤”하며 당신 이름을 부르짖는 것을 봤는데 사람들의 당신에 대한 관심에 압박감이라도 느끼나.
“1980년대 초에 150석짜리 극장에서 연극‘ 말콤 X’에 나왔을 때 일이다. 내 연기가 호평을 받으면서 1,000명의 관객이 표를 사려고 줄을 섰다. 난 그 때 극장 건너편의 공원 벤치에 앉아 쉬고 있으면서 ‘야 내 인생에 무엇이 변하고 있구나’하고 느꼈다. 성공하면 주위 세상이 당신을 포위하고 들어와 샤핑하러도 잘 못 간다. 때론 그런 경우가 싫지만 그러나 사랑을 받는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것은 내가 일을 잘하고 있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니까. 난 내가 수퍼스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다 신이 준 재능이 있다. 어쩌다 내게 명성이 따랐을 뿐이다. 사람들이 날 보고 환호하는 것이 토마토를 집어던지는 것보다 훨씬 낫다.”
―내일 모레가 60인 당신이 어떻게 그렇게 젊어 보이나.
“좋은 유전인자 탓이다. 내 어머니는 89세인데 아직 정정하시고 내 딸은 26세인데 13세 같고 난 30세 때도 술을 사려면 신분증을 요구했다.
그러나 나이가 먹을수록 안으로 곪는 것 같다. 고통이 과거보다 훨씬 오래 남는다.”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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