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들 자격기준 하향 추세
▶ 600~700점대도 불이익 감수하면 대출 가능, 정부 보증·컨벤셔널 융자 이용도 적극 고려, 갑작스런 실직 등 낮아진 점수 해명도 방법
주택 구입에 반드시 필요한 모기지 대출 신청 때크레딧 점수가 낮으면 걸림돌로 작용한다. 크레딧점수는 대출자의 대출자격은 물론 대출 상환 의지를 대변하기 때문이다. 크레딧 점수가 낮으면 모기지 대출이 아예 거절되거나 대출을 받더라도 높은 이자율이 적용되는 등 불리함이 반드시 따른다. 낮은 크레딧 점수에 따른 불이익을 잘 알고 있는 대출자들은 대출이 필요함에 불구하고 대출 신청을 생각조차 하지 못한다. 그러나 최근 은행들이 크레딧 점수 기준을 하향 조정하고 있어 크레딧 점수가 낮더라도 대출 승인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 모기지 대출 신청 때 크레딧 점수는 여러 자격조건중 한 가지이기 때문이 크레딧 점수가 낮다고 대출이 항상 거절되는 것이 아니다.
◇좋은 크레딧, 나쁜 크레딧 기준
크레딧 점수가 좋다, 나쁘다 라고 표현하지만 좋고 나쁨을 결정하는 기준은 없다. 크레딧 점수는 대개 500점에서 최고 850점 사이에서 결정되는데 점수가 높을수록 대출 상환 책임감이나 의지가 높은 것으로 대출 은행이 판단해 모기지 대출 신청 때에도 유리하다. 일반적으로크레딧 점수가 740점 이상일 경우 대출 신청때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여겨진다.
크레딧 점수가 700점 미만으로 떨어지면 일반인들은 크레딧 점수가 불량한 것으로 생각해 모기지 대출이 어려울 것으로 믿고 있다. 그러나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크레딧 점수가 700점 미만이라도 적정 수준으로 분류돼 모기지대출에 크게 문제가 없다. 크레딧 점수는 750점 이상일 경우 대출자의 신용에 전혀 결함이없는 ‘가장 우수’ (excellent)한 점수대로 분류된다. 700점에서 749점 사이라도 큰 결함이 없는 ‘우수’ (good)로 분류돼 모기지 대출 신청때 크게 신경 쓸 필요는 없다.
만약 크레딧 점수가 700점 미만인 650~699점일 경우도‘ 적정’ (fair)한 수준으로 여겨져 약간의 불이익이 따르겠지만 모기지 대출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만약 점수대가 ‘불량’ (poor)수준인 600~599점이나 ‘매우 불량’ (bad)으로 분류되는 599점 미만이면 모기지 대출 신청이 매우 제한된다.
◇모기지 대출 3명 중 1명 700점 미만
금융위기 이후 모기지 대출 신청에 필요한 크레딧 점수가 줄곧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해왔다. 무분별한 모기지 대출로 인한 금융위기재발을 막겠다는 취지였지만 비현실적인 크레딧 점수 기준 때문에 일부 대출자격을 갖춘 대출자들까지 모기지 대출이 거절되는 사례가 비일비재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모기지 대출 신청이 감소하는 등 수요가 급감하자 크레딧 점수 기준을 하향 조정하는 대출 은행이 하나 둘씩 늘기 시작했다.
모기지 소프트웨어 전문 업체 엘리메이에 따르면 올해 봄 모기지 대출을 받은 대출자 3명중 1명(약 33%)은 크레딧 점수가 700점대 미만으로 소위 말하는‘ 우량’ (prime) 대출자가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1년 전만해도 크레딧 점수 700점대 미만 대출 승인율은 약 27%에 불과했지만 최근 은행들이 크레딧 점수 기준 등 대출 기준을 적극 낮추면서낮은 크레딧 점수 소지 대출자들의 대상으로한 대출 문이 활짝 열리고 있다.
◇정부 보증 융자
크레딧 점수가 일반적인 대출 기준보다 낮지만 모기지 대출을 받은 대출자 중에는 정부가보증하는 대출을 신청한 경우가 많다. 대출 은행 측이 정부 보증 융자 신청자에게는 비교적 관대한 대출 기준을 적용하는 관행이 있기 때문이다.
샌타애나에 소재한 한 대출 은행은 대출자의 크레딧 점수가 550점으로 모기지 대출이 불가능하게 여겨지는 불량 수준이었지만 다운페이먼트 10%를 납부하는 조건으로 FHA 융자를 승인한 사례도 있다. 이밖에도 크레딧 점수가 650점 미만으로 낮은 수준이지만 FHA 융자는 물론 일반 융자인 컨벤셔널 융자를 승인 받은 사례가 최근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 로우 크레딧’ 잠재 대출 수요 풍부
모기지 대출 신청 감소로 관련 부문 수익부진을 겪고 있는 대출 은행권은 최근 서브 프라임으로 분류되는 낮은 크레딧 대출 시장을눈 여겨 보고 있다. 크레딧 점수가 낮아 일반적인 대출기준에 미달하지만 모기지 대출에 대한 잠재 수요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금융위기 이전인 2005년 모기지 대출 승인을 받은 대출자 7명 중 1명 정도는 크레딧 점수가 630점 미만으로 매우 낮은 서브 프라임에 속했다. 반면 금융위기 이후 대출 기준이 강화된 지난해까지 크레딧 점수 630점 미만으로 대출 승인을 받은 경우는 500명 중 1명꼴로 급감했다. 따라서 대출 은행권에서 크레딧 점수 기준을 조금만 낮춰도 모기지 대출 신청이 급증하는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수동 심사로 대출 승인 늘리는 은행 증가
낮은 크레딧 점수를 지닌 대출자들의 잠재수요를 겨냥해 대출 심사를 자동에서 수동으로 전환하는 은행도 늘고 있다. 최근까지도 대부분의 대출 은행들은 국영 모기지기관인 패니매와 프레디맥이 고안한 심사 프로그램을 사용해 대출자의 자격을 심사하는 경우가 많다.
일명‘ DU’ (Desktop Underwriting)로 불리는 심사과정인데 대출 신청자의 크레딧 점수, 소득,부채상황 등의 조건을 입력해 승인 여부를 자동으로 결정짓는 심사과정이다.
이때 크레딧 점수가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융자심사에서도 거절될 확률이 높아지는데 이같은 불리함을 없애기 위해 최근 자동심사와함께 인력을 통한 대출자의 자격을 심사하는 은행이 늘고 있다. 자동심사를 통해 융자가 거절됐더라도 심사 인력이 대출자의 서류를 다시검토해 낮은 크레딧 점수의 원인 등을 다시 파악해 융자 기회를 주는 것이다.
◇낮은 크레딧 점수 원인 적극 해명
대출자의 크레딧 점수가 기준에 미달하더라도 대출 은행 측에 점수 하락 원인이 충분히 설명되면 융자 승인 확률이 높아진다. 만약 갑작스런 실직이나 가족의 사망 등이 크레딧 점수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면 은행 측에 반드시설명해 대출 확률을 높이도록 한다. 또 현재 임대하고 있는 주택에서 임대료를 연체한 적이없고 적어도 최근 1년간 각종 크레딧 카드 사용액에 대한 연체가 없음 등을 증명하면 낮은 크레딧 점수를 극복해 모기지 대출을 받을 수있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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