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태환-쑨양 오늘 400m서 명예회복 도전
▶ 아시아 남자수영 한·중·일 삼국지 대충돌
지난 21일 남자 수영 자유형 200m에서 일본의 하기노 고스케(가운데)가 예상을 뒤엎고 쑨양(왼쪽)과 박태환을 2, 3위로 밀어내고 시상식 가운데자리를 차지하면서 23일 벌어지는 자유형 400m에선 어떤 결과가 나올지 귀추가 집중되고 있다.
박태환의 3연패이냐, 하기노의 4관왕이냐, 쑨양의 세계 정상 재확인이냐.
신성 하기노 고스케(일본)가 일으킨 거센 물보라에 박태환(인천시청)과 쑨양(중국)이 구축해온 아시아 남자수영 양강체제가 맥없이 무너진 가운데 아시아 수영 최강자 자리를 놓고 다시 한번 별들의 전쟁이 치러진다.
박태환은 대회 3연패, 세계 챔피언 쑨양은 최강자로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고, 하기노는 신바람을 타고 4관왕에 도전하고 있다.
박태환, 쑨양, 하기노는 23일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400m 경기를 치른다. 박태환과 쑨양은 예선 마지막 조인 3조에서 함께 결승 진출을 다툰다.
하기노는 예선 2조에서 뛴다. 박태환, 쑨양, 하기노는 21일 열린 이번 대회 경영 종목 첫 경기 자유형 200m에서 맞대결했다. 승자는 대회 3연패를 노리던 박태환도, 중국의 수영 영웅 쑨양도 아니었다. 150m 구간까지 3위에 머물다 마지막 50m 구간에서 폭발적인 스피드로 역전 우승을 일군 스무 살의 하기노였다.
외신들도 ‘하기노가 최대 라이벌인 박태환, 쑨양에게 쏠려 있던 관심을 가로챘다’고 표현할 만큼 예상 밖의 결과였다. 일본은 실력상 3번째로 보였던 하기노가 한국의 영웅 박태환과 중국의 실력자 쑨양을 꺾자 열광했다.
자신의 이름을 딴 수영장에서 처음 열린 국제종합대회, 그것도 첫 경기에서 금메달을 따 대회 3연패의 새 역사를 쓰려던 박태환의 꿈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하기노는 여세를 몰아 22일에는 남자 개인혼영 200m에서 1분55초34로 아시아 신기록을 세우고 금메달을 추가한 데 이어 계영 800m에도 일본 대표팀의 두 번째 영자로 나서 자신의 세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며 이번 대회 전 종목을 통틀어 첫 3관왕으로 이름을 올렸다.
반면 박태환은 200m에서 하기노, 쑨양에 이어 동메달을 딴 데 이어 이날 계영 800m에서 한국팀 멤버로 동메달을 추가했다. 쑨양은 전날 자유형 200m 경기에서 왼손 엄지손가락을 다쳐 이날은 출전하지 않았다.
이들이 두 번째 맞붙을 개인종목인 자유형 400m는 이번 대회 최대 격전지라 과연 박태환과 쑨양이 명예회복에 성공할지 주목되고 있다.
박태환은 자유형 400m에서 200m에서 실패한 종목 3연패에 재도전한다. 자유형 400m는 박태환이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2007년과 2011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월드 챔피언 자리에 오른 주종목이다.
박태환은 2006년 도하 대회, 2010년 광저우 대회 자유형 400m에서 아시안게임 2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게다가 박태환은 지난달 호주에서 열린 팬퍼시픽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할 때 3분43초15의 올 시즌 400m 세계랭킹 1위 기록을 세웠다. 이와 비교하면 하가노의 시즌 최고기록은 3분43초90, 쑨양이 3분45초12로 박태환에게는 미치지 못한다.
박태환은 물론 쑨양도 자존심 회복을 노린다. 쑨양은 이 종목 아시아 최고 기록(3분40초14) 보유자다. 쑨양은 박태환이 실격 파동을 딛고 값진 은메달을 수확한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서 이 기록을 작성했다.
중국 남자 수영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된 쑨양은 런던에서 세계신기록으로 자유형 1,500m까지 석권해 2관왕에 올랐다. 지난해 바르셀로나 세계선수권에서는 자유형 800m와 1,500m는 물론 박태환이 빠진 자유형 400m에서도 정상에 올라 아시아 출신으로는 처음 3관왕을 차지하며 남자부 최우수선수(MVP)로도 선정됐다.
박태환은 지난달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며 훈련 삼아 출전한 팬퍼시픽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3연패를 달성할 때 하기노와 레이스를 펼쳤다. 당시 하기노가 박태환보다 1초41 늦은 3분44초56의 기록으로 2위를 차지했다.
한편 쑨양과 하기노는 박태환이 출전하지 않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격돌, 쑨양이 3분41초59로 금, 하기노가 3초 넘게 뒤진 3분44초82로 은메달을 나눠가졌다.
하지만 이번 대회 개막과 동시에 박태환-쑨양 대결의 들러리 정도로 여겨졌던 하기노는 돌풍을 일으키며 단숨에 박태환-쑨양을 제치고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과연 자유형 400m경기에서 이들 ‘빅3’의 충돌이 어떤 결과로 나올지 세계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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