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깜짝할 사이에 9월 중순도 지났다. 이제 본격적으로 겨울을 준비할 시기. 지나가는 가을이 아쉬워 늦가을 여행을 계획한다면 조금 서둘러야 하는 여행지들이 있다. 그랜드캐년(Grand Canyon)이나 옐로스톤(Yello Stone), 데블스 포스트파일 내셔널 모뉴먼트(Devils Postpile National Monument) 등 10~11월 이후에는 문을 닫는 여행지들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을 놓치면 내년 봄까지 기다려야 하므로, 이곳을 여행할 계획이라면 지금 서둘러 준비하는 것이 좋다. 겨울이 오기 전 찾아야 할 캘리포니아 인근 여행 명소들을 모았다.
■그랜드캐년 국립공원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그랜드캐년 국립공원은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외국에서 손님이나 가족들이 오면 빼놓지 않고 찾게 되는 단골 여행지임은 말할 것도 없다.
애리조나주 서북부에 위치하는 그랜드캐년은 ‘대협곡’이라는 이름 그대로 수억년간 콜로라도 강의 급류가 대지를 침식해 만든 대자연의 웅장한 작품이다. 인근에 자리 잡고 있는 자이언캐년과 브라이스캐년보다 훨씬 큰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하는데, 협곡의 길이가 280마일, 폭은 넓은 곳은 18마일, 깊이는 1,080마일에 이른다.
그랜드캐년의 가장 큰 매력은 보는 위치나 시간, 날씨에 따라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인다는 점. 때문에 여행객들이 언제, 어느 곳에서 바라보더라도 언제나 매력적이고 색다른 절경을 선사하는 것이다.
그랜드캐년 관광은 사우스림(South Rim)과 노스림(North Rim), 캐년 플로어(Canyon Floor)의 세 구역으로 나눠지는데, 특히 사우스림에서 그랜드캐년을 내려다보는 경치가 가장 유명하다. 사우스림은 숙박시설이나 캠프장 시설도 비교적 잘 갖춰져 있어서 관광객들이 찾기 가장 좋다.
일출과 일몰이 가장 잘 보이는 전망대인 야바파이 포인트(Yavapai Point)와 그랜드캐년을 가장 넓은 각도로 바라볼 수 있는 데저트 뷰(Deset View)의 경관은 경탄을 금치 못하게 한다. 또한 캐년 플로어는 계곡 바닥에서 협곡의 웅대함을 실감할 수 있는데, 이곳에서 올려다보는 협곡의 경치는 모든 삶의 어려움을 잊게 해 줄 정도의 감동을 선사한다고 한다.
그랜드캐년의 지층은 또한 지구 각 시대의 지층을 연구하는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약 20억년 전의 지층을 최하층으로 하여 오늘에 이르기까지 오랜 세월을 켜켜이 쌓아 왔으니, 지구의 역사와 우주의 신비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하겠다.
▲자세한 내용: www.nps.gov/grca/
■옐로스톤
10월 중순부터 문을 닫는 옐로스톤은 살아 숨 쉬는 지구의 신비가 가득한 곳이다. 엄청난 규모와 생생한 지구의 움직임, 그리고 다양한 동물세계는 최고의 여행지이자 자연학습장. 세계 최초의 국립공원이라는 점도 이곳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그 규모도 방대해 와이오밍, 몬태나, 아이다호주 등 3개 주에 걸쳐 위치한다. 엄청난 높이의 뜨거운 물을 분수처럼 쏘아 올리는 간헐천을 비롯해, 지표면에서 벌어지는 진귀한 현상들은 오직 옐로스톤에서만 감상할 수 있는 볼거리들이다.
일단 옐로스톤에서 빼먹지 말고 구경해야 할 곳은 올드 페이스풀(Old Faithful)이라는 간헐천이다. 간헐천이란 뜨거운 물이 모여서 주변의 토양과의 어울려 형형색색의 분화구 형태를 이룬 곳이며 땅 밑에서 만들어진 증기가 분출되고 다시 주변 토양의 약화로 아래로 가라앉기를 반복하는 특이한 형태의 토양구조물로, 이 중의 ‘제일’로 손꼽히는 올드 페이스풀은 하루 17~21회, 65~90분 간격으로 매번 약 8,400갤런의 엄청난 온천수를 160피트 높이로 4분 정도 뿜어낸다.
또한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노리스 간헐천 분지(Norris Geyser Basin)는 땅 밑 용암과의 거리가 900피트에 불과해 수온도 높고 변화도 많다. 베이슨이라는 말은 간헐천에서 나온 물들이 연못처럼 고여서 만들어진 것을 뜻하며, 주변의 토양에 따라 총천연색으로 각기 다른 색상을 만들어내는데 그 모습이 매우 오묘하다.
이밖에도 석회질 온천수가 계단을 형성하며 흘러내리는 맘모스 핫스프링(Mammoth Hot Spring), 석회암과 간헐천의 화학작용으로 생성된 기묘한 형상의 로워 테라스(Lower Terrace), 옐로스톤 강이 만들어낸 대협곡으로 옐로스톤의 장관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는 옐로스톤 그랜드캐년(Grand Canyon of the Yellowstone), 뜨겁게 끓어오르는 간헐천들이 모여 있는 웨스트 덤(West Thumb), 진흙 웅덩이들이 부글부글 끓는 모습의 머드 볼케이(Mud Volcano) 등 이곳만의 볼거리들이 가득하다.
▲자세한 내용
http://www.nps.gov/yell/index.htm
■데블스 포스트파일 내셔널 모뉴먼트
북쪽으로는 요세미티 국립공원(Yosemite National Park), 남쪽으로는 세코야 킹스 국립공원(Sequoia & Kings Canyon National Park)과 맞닿아 있는 데블스 포스트파일 내셔널 모뉴먼트(Devils Postpile National Monument)는 수십만년 전 지구 생성의 신비함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신비의 땅이다.
그리 넓지는 않지만, 이곳만의 독특한 볼거리가 가득하다. 화산활동으로 인해 다각형 모양의 원주가 불쑥불쑥 솟아 있는 기괴한 모습이라든가, 다각형의 대리석을 깔아 놓은 듯한 트레일 정상의 모습은 말로 형언할 수 없는 대자연의 위대함에 경이로움 마저 느끼게 해준다.
관광지는 물론 지질학 적으로도 명승지 중 하나로 손꼽힐 만하다. 이곳 역시 눈이 내리지 않는 6~10월까지만 개방하기 때문에 방문하기에 지금이 적절하다.
데블스 포스트파일의 가장 유명한 곳은 바로 이름에서부터 남다른 ‘포스’(?)를 풍기는 ‘악마의 기둥’이다. 쭉쭉 뻗은 다각형 기둥들이 이루는 거대한 성곽의 모습은 장엄한 자연의 신비를 느끼게 해준다. 악마의 기둥에서 오래 지나지 않아 곧 데블스 포스트파일 정상에 오른다.
이곳에서 또 한 번 놀라는 것은 바로 육각형과 오각형의 대리석을 깔아 놓은 듯 매끈한 바닥 때문이다. 자연적으로 형성된 것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정교한 다각형 바닥에서는 절벽 아래의 아찔한 풍경이 내려다보여 간담을 써늘하게 한다.
악마의 기둥들은 평균 길이 60피트, 직경 2피트로 땅에서 튀어나와 하늘로 솟아 있는 모습이 마치 병풍처럼 거대한 성곽을 이루고 있는 반면, 아래에는 부서진 다각형 기둥들이 떨어져 있다. 수십만년 동안 하나씩 떨어져 나온 다각형의 기둥들이 마치 건축장의 벽돌처럼 나둥그러져 있는 모습이 참으로 신기하다.
악마의 기둥을 둘러본 뒤에 셔틀에 오르면 데블스 포스트파일 내셔널 모뉴먼트의 또 다른 볼거리인 ‘레인보우 폭포’(Rainbow Falls)를 놓치지 말자. 물안개 사이로 영롱한 무지개가 피어올라 붙여진 이름인데, 엄청난 굉음을 내며 물줄기를 쏟아내는 레인보우 폭포가 모습이 주변의 초록 경관과 어우러져 숨막히게 아름답다.
▲자세한 내용
http://www.nps.gov/depo/index.htm
<홍지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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