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문제 특히 불법이민 문제는 난제 중 난제다. 오바마 대통령에게 물어보면 그것이 자명해진다. 1986년 레이건 대통령 때 이민법 개정과 대사면으로 불법 이민이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순진하기 짝이 없었다.
그동안 멕시코 국경을 통해 아예 불법 입국한 주로 라틴계 사람들은 물론 상당수의 아시아인들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여러 입국 지점을 통해 합법적으로 미국에 들어와서는 비자가 만기 되었음에도 계속 머물러 있어 불체자들이 되는 바람에 현재는 1,100만 명으로 추산되는 사람들이 법의 음지에서 전전긍긍하고 있다.
그런데 2008년 오바마 후보의 공약 중 하나는 대통령 임기 첫해에 이민 문제 개혁을 다루겠다는 것이었다. 라티노계 유권자들 중 70% 이상이 그에게 표를 줄만도 했다. 상하 양원도 민주당이 다수이던 제1 임기 초반부에는 오바마가 민주당 진보의 숙원이던 건보법 개혁에 주력을 기울인 탓에 이민 문제는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다.
그러나 2010년 중간 선거에서 건보법 통과가 악재가 되어 민주당은 40여 년간 다수당의 위치를 고수해왔던 연방하원의 컨트롤을 공화당에게 빼앗긴다. 민주당이 상원에서는 간신히 다수당 위치를 고수했지만 주요 안건의 통과에 있어서는 과반수(51)가 아니라 60표여야 된다는 상원 특유의 의사 진행 규정이 오바마의 여러 정책 입안에 걸림돌이 되어왔다.
그래도 상원에서는 온건파 공화당 의원들의 동조로 작년 6월 포괄적 이민개혁법안이 통과되어 한동안 불체자들을 흥분시켰지만 하원의 다수당이 법안 자체의 상정을 거부했기에 이민사회의 기대는 허무하게 무너져 내렸다. 이민사회는 금년 6월30일 오바마가 백악관 로즈 가든에서 이민법안을 사장시켜 버린 하원의 다수당을 비난하면서 또 한번 들뜨게 되었다. 그가 국토안보부와 법무부에 대통령이 이민개혁을 행정명령으로 수행할 수 있는 범위에 대한 건의서를 제출하도록 지시한바 이번 여름이 지나기 전에 건의서가 오면 지체없이 건의서 내용을 이행하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바마는 1주일 전에 또 한 번 말을 뒤집었다. 11월 중간선거 이후에나 이민 관계 행정 명령을 내리겠다고 NBC와의 회견에서 밝혔기 때문에 특히 라틴계 지지자들을 크게 실망시켰다.
라틴계 지지자들 중에는 2010년 12월에 상원에서 드림법안이 통과되지 못한 것이 오바마의 노력 부족이었음을 지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법안은 부모들이 불법적으로 미국에 데리고 온 젊은이들이 미국 시민권을 신청할 수 있게 하는 법안이었다. 그런데 이 법안이 상원의원들의 다섯 명이 모자라 실패된 것과는 대조적으로 그 직전에 상원은 동성연애자들이 군대에서 근무할 수 없도록 했던 법을 폐기함으로써 동성연애자들에 대한 오바마의 선거 공약이 실천에 옮겨지도록 했다. 동성연애자들이나 노동조합 등 다른 지지층의 요구는 다 들어주면서 왜 라틴계의 절실한 필요는 무시하는가 라는 원성이 들린다.
애브라함 링컨에게는 ‘위대한 (노예) 해방자’라는 칭호가 고착되어 있다. 얼마 전 찰스 레인이라는 워싱턴 포스트의 칼럼니스트는 “오바마 해방자?”라는 제목의 칼럼을 썼다. 오바마 행정부가 고려한다는 이민개혁 행정명령의 내용은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보도에 의하면 미국 아동 시민들의 부모들인 불체자들과 다른 종류의 불체자들을 합한 500여만 정도의 사람들이 2년 유효 그리고 갱신 가능성의 추방 유예 및 노동허가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 포함되었단다. 그 같은 조처는 외국인 부모들이 데리고 온 불체자 신분 청소년들이 이미 받고 있는 혜택과 흡사하다.
그러므로 그런 명령이 내려진다면 오바마의 큰 치적으로 손꼽힐만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미국 제도는 대통령의 의도가 아무리 훌륭하더라도 대통령에게는 입법권이 없다는데 있다. 만약 오바마가 그렇게 밀어부친다면 라틴계 등 소수민족들의 민주당 지지는 더욱 굳어지겠지만 공화당과 백인 유권자들의 반발로 2016년 대선에서 공화당의 백악관 및 상하 양원의 컨트롤마저 가능해질지도 모른다.
오바마가 행정명령 발동시기를 이번 여름 끝에서 11월 중간선거 이후로 연기한 이유가 아칸소, 루이지애나, 알래스카, 노스캐롤라이나의 상원의원 선거전에서 열세에 처한 민주당 상원의원들의 요청 때문이었다는 뉴스가 많은 점을 시사하고 있다. 불법 이민자 문제의 해결이 쉽지 않다.
<변호사 MD, VA 301-622-6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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