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많은 분들이 나의 체질은 무엇이며 어떤 음식이 몸에 좋을까라는 의문을 가지고 한방 클리닉에 내원한다. 자기 체질에 대한 관심이 부쩍 많아졌지만 자신의 체질과 일상생활이 어떻게 관련되어 있는지를 알고 있는 사람은 적은 것 같다.
돼지고기를 좋아한다고 해도 소양인일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닭고기를 싫어한다고 해도 소음인일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몸이 아주 정상적으로 건강할 때는 자기에게 맞는 것이 주로 먹고 싶어지지만, 건강이 좋지 않을 때는 반드시 자신의 몸에 필요한 것만이 당기지는 않는다.
오히려 몸이 나쁜 만큼 해로운 것이 더 먹고 싶어지고 더 당기는 수가 많다. 따라서 내가 음식을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은 체질과 상관이 없고, 몸에 이로운 음식 해로운 음식은 체질과 상관이 있다.
간이 적고 간기능이 약한 태양인은 간을 보하며 맛이 담백해 쉽게 소화 흡수되는 지방질이 적은 해물류나 채소류 등이 좋으며, 체구가 크고 위장기능이 좋은 태음인은 육류와 같은 동물성 단백질과 무, 도라지, 당근 등의 뿌리 채소 및 땅콩, 호두, 아몬드 등의 각종 견과류가 좋다. 최근 매스컴의 영향으로 육식을 피하고 채식을 위주로 식사를 하며, 특히 콜레스테롤이 높다고 하면 무조건 육식에만 원인이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체질학적으로 보면 육식을 주식으로 해야 하는 태음인 체질에서는 단순히 육식을 줄이는 것으로 콜레스테롤의 조절이 되지 않고, 도리어 심한 피로와 우울증의 증상이 나타나 몸을 더 상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
저자의 경험에서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250mg/dl인 태음인 환자가 1개월간 채식을 한 이후 300mg/dl로 더 높게 나와, 반대로 1개월간 육식을 권한 이후 다시 250mg/dl 떨어진 사례가 있었고, 영양학적으로도 간에서 콜레스레롤 합성을 조장하는 것은 포화지방산이기 때문에 불포화지방산 섭취가 포화지방산 섭취에 비해 부족할 경우 혈중 콜레스테롤이 증가함으로 고기를 먹지 않음에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이유는 포화지방산 함량이 많은 제과류나 식용유로 만든 음식을 섭취할 때 나타난다.
소양인은 소화기에 열이 많고 성격이 급하기 쉬우므로 성질이 서늘한 음식이나 채소류, 해물류를 복용해 열을 식히고 마음을 안정시키는 것이 좋으며, 소음인은 소화기의 기능이 약하고 소식하는 체질이므로 항상 따뜻한 성질의 음식이나 약간의 자극성 있는 조미료가 좋다. 너무 기름진 음식이나 차가운 성질의 음식과 생식은 소화에 영향을 미쳐 설사 및 소화불량을 일으키기 쉬우므로 피해야 한다.
찹쌀은 위장을 따뜻하게 하여 소화를 이롭게 하여 소음인에게는 더없이 좋은 음식이 된다. 이것은 찹쌀이 소화를 이롭게 하고 약성이 따뜻하기 때문에 소화가 잘되고 몸이 따뜻해져 기운을 내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위에 열이 많고 선천적으로 소화 기능이 강하게 타고난 소양인 체질에게는 소화기에 열을 만들어 위산이 과다하게 분비가 된다. 따라서 속이 쓰리게 되고, 혹은 위염이나 위궤양, 두통, 변비, 신경통, 각종 알러지 질환 등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키거나 건강을 해치게 된다.
반대로 디아스타제라는 풍부한 소화효소를 가진 보리는 위의 열을 식히는 작용이 있어서 소양인 체질에게는 좋은 음식이 되며, 소화력이 약한 소음인 체질에는 소화효소가 많음에도 도리어 독이 된다. 위가 찬 소음인 체질에게는 이 보리가 들어가면 위가 더욱 차게 되기 때문이다. 체질을 모를 때는 함부로 가려먹지 않는 것이 좋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구태여 음식을 특별히 가릴 필요는 없으며, 단지 자신에게 해로운 것이 무엇이며, 유익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기만 하면 된다.
그냥 골고루 먹는 것이 손해 보지 않는 방법이다. 체질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것은 소식해야 하며, 천천히 식사하는 것이 좋고, 싱겁게 먹으며, 저녁 늦게는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이 좋다.
그러나 몸이 좋지 않으면 가려먹는 것이 좋으며, 특히 병이 심할수록 가려야 한다. 병이 있는 사람이 자기 체질과 병에 알맞은 약을 먹듯이 음식도 자기 체질에 맞게 가려먹어야 한다. 식약동원(食藥同源) 즉, 음식과 약은 같은 곳에서 나왔다는 말처럼 체질에 따라 맞고 맞지 않는 약이 정해지듯이 음식도 체질에 따라 맞는 음식과 맞지 않는 음식이 정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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