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화요일에은 몽고메리 카운티 지방법원의 랜드로드-테넌트(Landlord-Tenant/집주인-세입자) 법정엘 갈 일이 있었다. 부동산업을 하고 있는 내자가 개인적으로도 친분이 있는 고객의 타운하우스 매입에 관련된 것이 10년도 넘었었는데 그것을 세놓는 것에도 계속 연관되었던 바 금년 4월부터 들어온 젊은 부부가 말썽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1990년대초까지도 공산주의 치하에 있었던 동구권 어느 나라 사람들일 것이라고 추측되는 그 부부를 내자가 처음 만난 것은 3월 중순 리스를 사인하고 한달치 월세 보증금을 받았을 때였단다. 왜냐하면 그 타운하우스를 세놓겠다는 리스팅을 올린 다음 다른 부동산 중개업자가 소개한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그처럼 중간에 든 사람이 자기 고객들은 렌트를 잘 내는 사람들이라며 그들이 당시에 살던 집의 주인의 연락처를 주어 조회를 해보아도 같은 소리였기 때문에 리스 거래가 이루어진 것이다.
문제는 얼마 되지 않아 발생하기 시작했다. 우선 개가 있다고 해서 시큐리티 디파짓을 500달러 더 추가해서 내기로 한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 더 심각한 것으로는 주거용으로만 쓸 수 있는 타운하우스에서 타투(문신)하는 영업을 하겠다고 카운티 관계기관에 신청서를 냈기 때문에 카운티에서 랜드로드에게 공문이 발송된 것이었다. 설상가상이라고 개짖는 소리를 포함한 심각한 소음 사태가 옆집 사람들을 괴롭혀 역시 관계 관청의 경고문이 세입자만이 아니라 랜드로드에게도 전달된다. 타운하우스라서 작을 수밖에 없는 앞마당 뒷마당에 개똥이 뒹굴어 다니는 것은 약과이고 수박 껍데기 등 쓰레기 조차 산적되어 쥐들의 향연 자리가 될 정도였으니 이웃들의 원성은 종국적으로 랜드로드에게 귀착이 된다. 그런 무책임한 세입자들이 렌트를 제대로 낼 리가 없기 때문에 내자는 고객 부부를 대표하여 렌트를 지불하지 않았기에 퇴거 명령을 내려달라는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그런데 보통 민사소송은 피고소인에게 고소장과 소환장을 전달하고 일정한 기간 동안 대답을 기다린 다음 재판 날짜가 정해지기 때문에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렌트를 안 내는 케이스는 제출되자마자 보안관이 소장 카피를 전달하거나 집에 붙여놓고 며칠 이후에 재판이 발생된다.
아내가 6월초엔지 고객 친구인 미세스 이와 함께 법원에 갔더니 그 두 젊은 부부가 변호사를 둘이나 대동하고 나왔단다. 그러면서 집 안의 상태가 이것저것 고칠 데가 많은데 렌드로드가 안 고쳐준다고 억지를 부렸다는 것이다. 판사는 렌트 밀린 것 3,400불 등을 법원의 기탁금 계좌로 입금시키는 것을 전제로 재판을 일주일 연기한다. 일주일 후에 내자가 미세스 이와 함께 출정했더니 이번에는 변호사 하나만 나와서 판사 등단 이전에 내자를 잠간 보자고 하면서 “아무에게도 말해서는 나에게 큰 일이 나는데 저 사람들은 나쁜 테넌트들”이지만 어떻게 타협의 여지가 없는가를 모색했단다. 물론 내자는 단연 거절할 수밖에. 판사는 밀린 렌트가 기탁금 계좌에 예치되어야 한다는 자신의 명령에 불복한 테넌트에게 퇴거 명령을 내리게 된다.
그런데 그 중간에 그 못된 테넌트들을 더 빨리 퇴거시킬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리스의 여러 조항을 어긴 것을 근거로 통고서를 보낸 다음에 내 이름으로 법원에 제소해 놓은 일이 있었다. 그 재판 날짜가 바로 8월13일이었다. 퇴거 명령을 집행하는 보안관실 쪽에서는 9월3일로 집행일을 정해 놓았다. 그랬더니 지난 주중 트럭 등을 동원하여 요란을 부리면서 자진 퇴거했다는 정보가 옆집 노인으로부터 들어왔다.
사실은 월요일 쯤 사건을 취소할까 했지만 내자의 기분을 존중해서 법원엘 갔지만 리스 조항을 어긴데 대한 고소 사건에 있어서는 퇴거만 고려되고 손해 액수는 고려할 수 없다는 법조문을 뇌우는 판사 앞에서는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다. 렌트 밀린 것에 대한 언급이 퇴거 명령에 나와 있지만 따로 민사소송을 해서 돈을 받아야 하는 현행 제도가 사법 절차의 시간 절약 개념과 걸맞지 않는다고 한마디 했지만 통할 리 없었다.
미세스 이의 지적대로 몸에 문신이 많거나 코걸이까지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세를 놓아서는 렌드로드가 고생만 한다지만 실질적으로 해법이 쉽지 않다. 참고로 레위기 19:28절에 보면 문신이 금해져 있다. “죽은 자를 위하여 너희는 살을 베지 말며 몸에 무늬를 놓지 말라. 나는 여호와니라.” 신체발부는 수지부모라서 몸의 모든 것을 잘 유지해야 한다는 한국 속담의 뜻도 새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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