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브라이언 김 경영칼럼
▶ 터보에어 그룹 회장
수익성을 동반한 성장의 욕구는 수백년간 이어온 기업의 원초적 본능이다. 어느 기업이든지 지속 성장에 실패하고도 우수한 기업으로 남아 있는 사례가 아직은 없기 때문에 이는 앞으로도 모든 경영자의 숙명적 과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기업이 시장 적응기와 성장기를 거쳐 완숙기에 접어들면 매출이나 수익도 정점에 도달하여 더 이상의 지속 성장은 불가능에 가깝다. 대부분의 큰 기업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핵심사업의 영역을 넓혀 주변 사업으로 진출 하거나 인수 합병 등으로 덩치를 키우는 방법을 쓰지만 이것 역시 언젠가 한계에 봉착하게 됨은 자명한 사실이다.
지금처럼 기업 간 사업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큰 기업과 중소기업의 업종이 구분되지 않는 환경이 조성된 원인도 여기서 기인했으며 이는 앞으로 더욱 심화될 걸로 예상된다. 지금처럼 어려운 여건 속에서 늘 빠듯한 예산으로 꾸려가는 소규모 기업이 성공적인 지속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선 우선적으로 자사의 핵심 고객을 확장 하는데 총력을 기울이는 게 중요하다.
기업들의 고객별 매출 기여도를 분석해 보면 15% 이내의 핵심 고객들이 60% 정도의 매출에 기여하고 25%의 우수 고객들이 매출의 30%를 나머지 60% 고객들이 나머지 10%를 채우는 것이 일반적 경우다. 따라서 제한된 재원을 보유한 중소기업은 모든 고객에게 똑같은 노력과 비용을 들이는 것 보다, 30% 에 해당하는 우수 고객들을 선별적으로 관리해 15% 핵심 고객으로 이동 시키는 게 효율적 마케팅이 될 것이다.
자사의 고객을 선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선 우선 기존 고객과 미래 고객으로 나누고 기존의 고객도 지금 거래중인 고객과 과거에는 활발한 거래를 했으나 근래에 이용이 뜸하거나 발길을 끊은 고객으로 나눈다. 다음으로 30% 에 해당하는 고객들을 집중 분석해 핵심 고객으로 전환 가능성이 높은 고객을 선별하여 어떤 조처가 필요한지 항목을 정한 후 마케팅 역량을 집중하는 게 좋은 결과를 가져다준다.
떠나간 고객 중에는 자사에 특별한 불만이 없어도 본인의 사정으로 이용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뭔가 구체적인 불만이 있어 떠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체적 불만 사항은 사소한 것들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으며 불만족 때문에 떠나는 고객들의 특징 중 하나가 주변 사람들에게 불만사항을 더욱 과장해 퍼뜨린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기업은 떠나간 고객 이라고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컨택해 지속적인 이미지 관리를 기울이는 것도 중요하다. 이런 노력에 감동받아 다시 돌아온 고객은 과거 보다 더욱 충성도가 높은 핵심 고객으로 바뀐다는 사실은 필자의 오랜 경험에서 얻은 결론이다.
기업이 나무라면 고객은 보이지 않는 뿌리와 같다. 줄기와 가지는 휘어지면 바로잡고 다듬을 수 있지만 땅속의 뿌리는 알 수가 없으니, 나무가 시들어 가고 이상이 생겨야 비로써 뿌리에 문제가 생겼음을 인식케 된다. 열심히 물을 주고 때 맞춰 거름도 뿌렸지만 이런 경우가 발생하면, 깊이 반성해야 할 부분은 뿌리 주변의 토양이 바뀌고 있음을 그동안 몰랐거나 간과해 안일한 방법으로 관리해 오지는 않았는지이다.
과거에는 전체를 하나의 뿌리로 일괄 관리해도 풍성한 수확을 거둘 수 있었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소비자의 욕구는 더욱 까다로워지고 기대치는 점점 높아 가지만 지출은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환경 속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한뿌리 한뿌리에 맞는 토양을 배양하는 세심한 노력과 정성이 수반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음은 기업들이 당면한 오늘의 현실이다.
시간의 흐름 속에 바뀌지 않는 건 없다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바뀌고 있는 건 고객들의 마음임을 경영자는 잊지 말아야 한다. 그 고객들의 마음을 “바뀌게 할 것인가 변하게 할 것인가” 는 전적으로 경영자와 그 조직의 몫임은 물론이다. 김치속의 작은 균이 바뀌어 유산균으로 번식하면 맛있고 건강한 음식이 되지만 변해서 상하면 모두를 버려야 하듯이 이러한 이치를 깨닫고 실천한 경영자에겐 지금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산토끼를 잡기 위해 온 산을 헤매는 노력보다 집토끼를 잘 보살펴 살찌우는 게 더 우선시 되는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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