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모기지 유형별 장단점
▶ 이자율 조정 시기 3·5·7·10년 등 다양, 일정기간 이자만 내는 상품도… 나중엔 부담, 다운페이까지 대출해 주는 `피기 백’ 융자도
현금 주택 거래가 감소한 반면 모기지 대출을 통한 구입이 늘었다. 현금 거래비율이 높은 투자자들이 주택시장에서 손을 떼고 떠나면서 모기지를 낀 주택 구입이 상대적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모기지 대출 건수는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감소해 대출 은행들이 고심 중이다. 대출 수익 감소로 이어지기 전에 급기야 깐깐한 대출 장벽을 서서히 낮추는 은행이 늘고 있다. 금융위기 이전에 성행하던 변동 이자율 모기지와 이자만 내는 모기지도 최근 다시 등장해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자율이 아직도 낮은 편이어서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고정 모기지가 여전히 추천된다. 모기지 유형별 내용과 장단점을 알아본다.
■은행 대출 문턱 낮춘다
모기지 은행 업계가 최악의 해를 보내고 있다. 모기지 발급이 급감하면서 대출관련 수익 부문에 비상이 걸렸다. ‘모기지은행업협회’(MBA)에 따르면 발급액 기준으로 올해 신규 구입 대출과 재융자 대출을 합친 금액이 지난해보다 무려 약 42%나 감소했다. 2008년 서브 프라임 사태 이후 대출 은행들이 대출기준을 너무 까다롭게 적용한 결과다. 크레딧 점수가 완벽하지 않거나 일정 소득과 자산을 갖추고 있지 않으면 지난해까지만 해도 모기지 대출 받기가 거의 불가능했다.
대출 발급이 급감하면서 높은 대출 장벽을 낮추는 은행이 늘고 있다. 크레딧과 다운 페이먼트 기준 등을 낮추는 한편 2008년 이전에 성행하던 일정기간 이자만 내어도 되는 모기지 대출까지 재등장했다. 모기지 대출을 신청하는 기준은 장기와 단기로 나눠 결정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모기지가 유리한지 단기적으로 재정 부담을 최대한 낮출 수 있는 모기지인지가 선택기준이다. 예전처럼 일단 집부터 구입하고 보자는 식의 무분별한 대출 신청은 앞으로 피해야겠다. 자신에게 적합한 모기지를 선별 신청해야 갑작스럽게 다가올 수 있는 재정 위기도 무난히 넘길 수 있다.
■고정 모기지
고정 모기지는 고정된 이자율이 적용되는 모기지로 가장 간단한 형태의 모기지다. 말 그대로 정해진 이자율이 변동 없이 대출기간 내내 적용되는 모기지다. 따라서 매달 납부해야 하는 페이먼트(원금과 이자)도 변동되지 않는다. 고정 모기지는 이자율은 낮지만 변동 위험이 있는 변동 모기지보다 이자율이 항상 높게 형성된다. 이자율과 페이먼트과 변하지 않는 ‘안정성’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올해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와 5년 만기 변동 모기지 간의 이자율 차이는 약 1.22%로 지난해(약 1.12%)와 2년 전(약 1.15%)보다 조금 더 벌어졌다. 2008년 서브 프라임 사태가 터진 이후 고정 모기지를 선택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아졌다. 모기지 정보 업체 인사이드 모기지 파이낸스에 따르면 2010년 이후 고정 모기지 발급액이 해마다 약 90%를 넘어설 정도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008년 이전 변동 모기지를 받았다가 이자율 상승에 따른 페이먼트 급등으로 집을 차압당했던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고정 모기지의 만기는 30년과 15년이 가장 흔하다. 30년 만기는 비교적 높은 이자율이 적용되는 반면 만기가 길어 매달 납부하는 페이먼트가 낮다. 반면 15년 만기는 이자율은 낮지만 만기가 짧아 월 페이먼트 금액 30년 만기 때보다 높지만 상환기간이 단축되는 점이 장점이다. 30년 고정 이자율 4.19%로 40만달러의 모기지 대출을 받으면 월 페이먼트는 약 1,954달러로 예상된다. 반면 같은 15년 고정 이자율 약 3.33%를 적용하면 페이먼트가 약 2,826달러로 높아진다.
높은 페이먼트를 납부할 수 있다면 15년 고정 모기지가 유리하지만 향후 소득 변동 상황을 잘 예측해야 한다. 15년 고정 모기지의 높은 페이먼트 부담을 덜기 위해 최근 20년 만기 모기지를 발급하는 은행도 많아 알아보면 좋다. 30년 고정 모기지를 받은 뒤 소득상황이 나아질 때마다 정해진 월 페이먼트보다 조금 더 추가로 납부하면 상환을 앞당길 수 있다.
■변동 모기지
주택 가격이 급등하면서 변동 이자율이 적용되는 모기지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고정 모기지에 비해 이자율이 월등히 낮아 주택 구입이 용이하고 페이먼트 부담도 훨씬 적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금융위기 이후 지난해까지만 해도 약 10%를 넘지 못했던 변동 모기지 발급액이 올해 1분기 전체 발급액 중 약 18%를 차지할 정도로 급증했다. 특히 웰스 파고, JP 모건 체이스, BOA 등 대형 은행들의 변동 모기지 발급이 최근 들어 눈에 띄게 급증했다.
변동 모기지의 가장 큰 장점은 매우 낮은 이자율이다. 6월말 기준 5년짜리(5년 후 이자율 조정) 변동 모기지 이자율은 약 3.16%로 30년 고정보다 무려 약 1%포인트나 낮다. 반면 이자율 고정기간이 지나면 이자율이 조정될 위험이 있는 점은 단점이다.
조정시기의 기준 금리에 따라 이자율이 인하될 수도 있지만 대부분 인상에 대한 위험이 높다. 이자율이 인상되면 매달 내던 페이먼트 금액도 크게 불어나 가계 재정에 큰 부담이다. 변동 모기지의 이자율 조정 시기는 3년, 5년, 7년, 10년 등으로 다양하다.
이자율 조정 뒤 페이먼트가 하루아침에 폭등하는 것을 막기 위해 대부분 변동 모기지는 이자율 인상폭을 약 5%로 제한한다. 만약 3.16%로 변동 모기지를 받았다면 5년 뒤 이자율이 최고 8.16%까지 치솟을 수 있다. 이자율 3.16%로 40만달러를 대출 받았다면 5년 동안 매달 약 1,721달러의 페이먼트만 납부하면 되지만 6년째 되는 해부터 페이먼트가 최고 약 2,790달러까지 오를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이같은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연 이자율 조정한도를 약 2%로 제한하는 변동 모기지를 제공하는 은행도 있다. 또 최근 일부 은행들은 이자율 조정 횟수를 제한해 위험을 낮춘 변동 모기지를 선보여 좋은 반응을 받고 있다.
■‘이자만 내는 모기지’(Interest Only Mortgage)
일정기간 원금 상환 없이 이자만 내어도 되는 모기지도 있다. 원금 없이 이자만 납부하기 때문에 월 페이먼트 금액은 변동 모기지보다 더 낮다. 그러나 일정기간이 지나면 원금까지 함께 납부해야 하기 때문에 페이먼트 금액이 더 큰 폭으로 올라 매우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금융위기 이전 이자만 내는 모기지를 은행들이 무분별하게 발급하는 바람에 대규모 차압사태가 발생했다. 최근 대출기준이 조금씩 느슨해지면서 이자만 납부하는 모기지 발급 은행이 다시 늘고 있는데 주택 처분계획이 확실하지 않으면 주의가 필요하다.
이자만 내어도 되는 기간은 5~10년으로 다양하다. 일부 모기지는 기존 이자율을 5~10년 후에도 변동 없이 적용하지만 대부분 이자율이 조정되는 위험이 있다. 주택 가격이 급등해 모기지 대출이 쉽지 않을 경우 이자만 내는 모기지가 고려 대상이다. 최근에는 주로 대출 은행 내 자산관리 부서나 프라이빗 뱅킹 부서를 통해 부유한 고객을 대상으로 이 모기지가 주로 발급된다.
이자만 내기 때문에 주택 구입 후 초기 페이먼트가 현저히 낮지만 이 기간 원금상환이 이뤄지지 않아 자산이 전혀 축적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이다. 만약 주택 가격이 하락하면 원금보다 시세가 낮은 ‘깡통주택’으로 전락하기 쉽고 주택 처분도 쉽지 않다.
■‘피기 백’(Piggyback) 융자
주택 가격이 빠르게 오를 때 성행하는 피기 백 융자도 재등장했다. 피기 백 융자는 주택 구입 때 구입자의 다운페이먼트 금액까지 대출해 주는 융자다. 대개 1차 융자로 주택 구입가의 약 80%가 대출되고 다운페이먼트 금액은 10~20%까지 2차 융자 형태로 대출된다.
다운페이먼트 금액인 20%까지 대출되면 구입자는 현금이 전혀 없이 주택 구입 금액 100%를 전액 대출받을 수 있는데 2008년 이전까지 이같은 융자가 실제로 성행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전액을 다 대출해 주는 은행은 거의 없고 다운페이먼트 금액 약 10%까지 대출해 주는 은행이 대부분이다.
집값이 오를 것을 감안해 은행 측이 1차 융자로 약 80%, 2차 융자는 약 10%를 발급한다. 주택 구입자는 다운 페이먼트 금액으로 약 10%만 납부하면 되지만 페이먼트 부담이 높다.
1차 융자는 일반 모기지와 비슷한 이자율이 적용되지만 2차 융자는 주택담보 대출 형태로 높은 이자율이 적용된다. 최근 주택담보 대출 이자율은 약 5~6%로 고정 모기지 이자율보다 높은 편이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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