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시 도우미로서 부모 역할은
▶ 방향설정·시간관리 등 적당한 조언에 그쳐야, 실력 이상의 성과 강요 땐 스트레스로 역효과
대학입시에서 부모의 역할은 자녀의 인생을 좌우할 만큼 중요하며 대화를 통해서 자녀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을 필요가 있다. 지난해 본보 주최 칼리지 엑스포에서 부모들이 책자를 살펴보고 있다.
#1
지난 3월 하버드 대학에 4년 장학생으로 입학 허가서를 받은 김소영양은 자신의 대학 입시 성공에는 아버지의 따뜻한 사랑이 담긴 충고가 큰 도움이 되었다고 전했다. 소영양의 아버지 김용환씨는 “좋은 교육을 받기 위해서는 명문대에 진학하면 유리하다”고 설명하고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또한 잘해야 하는지 동기부여를 했다”고 강조했다.
소영양은 아버지의 이같은 기대에 부응해 하버드에 거뜬히 합격했다. 특히 집안이 경제적으로 어려워 학비를 여유롭게 대줄 형편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좋은 점수로 장학금을 받고 명문대에 합격하면 빚을 지지 않고 공부할 수 있는 상황을 소영양이 잘 받아들여 학업에 정진한 것이 궁극적인 합격 비결이다.
#2
고등학교 및 대학교 8년 과정을 3년 만에 마치고 법대를 졸업한 올해 25세의 한인 변호사가 있다. 좀 더 빠른 시일 안에 자신의 커리어를 성취하고 싶은 열망과 이를 적극적으로 뒷받침한 부모의 실질적인 도움이 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한평생 엔지니어로 일해 온 아버지 한광수씨는 “자녀 교육의 목표를 구체적으로 정해 놓고 실질적으로 도와줬다”며 “특히 어려운 상황을 설정해서 이를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정신력을 심어줬다”고 강조했다.
크리스토퍼 한 변호사는 본인의 자발적인 동기와 노력 그리고 아버지 한광수씨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현재 LA ‘한&딜리온 법률그룹’ 대표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명문대 합격 자녀 뒤에 명품 부모
대학 입시에서 부모가 차지하는 비중에 대한 통계나 구체적인 연구조사 결과는 없다.
그러나 부모의 도움은 자녀의 대학 입시교육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건전한 의미의 치맛바람은 약이 될 수 있지만 이것이 지나치면 독이 되는 법이다. 대학 입시를 앞둔 자녀에게 이래라 저래라 간섭하거나 관여할 수는 없다. 그러나 자녀의 대학 선택과 전공결정 등에 관해 대략적인 윤곽을 그려주면서 올바른 방향을 설정해 주면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
때로는 부모의 역할이 전문 대입 컨설팅 기관들보다 더 정확하고 전문적일 수 있다. 왜나 햐면 부모는 자녀가 어렸을 때부터 성장과정을 지켜봤고 학업성적도 어느 부분이 강하고 약한지 대충 파악할 수 있는데다가 특히 전공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자녀의 성격과 기질, 능력도 알 수 있다. 부모만큼 자녀에게 관심과 애정을 보이는 존재는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학 지원서를 쓰는 것이라든가 에세이, 과외활동에도 관심을 보여주면 자녀는 더욱 더 훌륭한 성과를 내게 마련이다. 문제 학생 뒤에 문제 부모가 있고 훌륭한 자녀 뒤에 역시 좋은 부모가 있는 법이다.
특히 자녀의 대학 진학은 물론 커리어 계발에도 부모의 올바른 조언이 큰 역할을 차지할 때가 많다.
■과도한 기대는 금물
자녀에게 기대하는 것은 부모의 본능이다. 그렇지만 자녀의 능력을 먼저 살펴야 한다. 자녀의 능력이 한계가 있는데 이를 뛰어넘는 기대를 하는 것은 자녀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자녀를 격려하고 용기를 북돋워주는 것까지는 좋지만 도를 넘어서 자녀에게 지나친 부담으로 스트레스를 주어선 오히려 역효과를 내기 십상이다.
따라서 아무리 드림스쿨이라도 실력이 미치지 못한다면 본인 실력에 맞는 대학을 찾도록 조언해 준다. 특히 최근의 입시 추세를 살펴보면 무리한 지원은 결국 실패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자녀가 가진 스펙, 즉 성적이나 과외활동 등을 냉정하게 판단해 그에 맞는 대학을 골라 지원하는 쪽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괜히 눈높이만 높이지 말고 합격 가능성이 높은 대학들에 비중을 두는 것이 현명한 판단이다.
자녀의 능력과 재능을 가장 잘 아는 것은 역시 부모이다. 부모가 냉정하게 자녀를 파악해 본인에게 맞는 대학을 갈 수 있도록 유도해 주는 지혜가 필요하다.
결국 공부는 자녀가 하는 것이지 부모가 대신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녀에게 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 주어야지 필요할 때마다 고기를 건네주기만 하면 자녀는 혼자 일어설 수 없다.
■시간 관리를 도와준다
학업에 과외활동, 커뮤니티 서비스 등 고학년이 될수록 자녀들이 시간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다.
할 일은 너무 많고 시간은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경제적으로 시간을 배분해서 활용할 수 있는지 요령을 알려준다. 학업에 왕도는 없다. 단지 우선순위를 정해서 이를 잘 실행하도록 한다.
시간 관리는 학창시절에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나중에 사회에 진출해 직장을 잡거나 비즈니스를 운영할 때도 중요하다. 이를 미리 배우게 한다고 생각한다.
시간 관리에 있어서 일일이 간섭하는 것은 곤란하고 조언하는 수준에 그쳐야 한다. 부모는 항상 옆에서 든든한 후원군이 돼야 한다.
또한 자녀의 기본 일정들을 부모들도 알고 있어야 자녀의 시간 관리를 도울 수 있다. 따라서 모든 것을 자녀에게 맡기는 것은 옳지 않다.
<박흥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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