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부터 16강전 돌입, 브라질, 칠레 이어 콜롬비아 등‘가시밭길’
▶ 아르헨은 스위스·벨기에 상대‘탄탄대로’
네이마르의 브라질은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지만 결승까지 가려면 가시밭길을 통과해야 한다.
리오넬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는 대진표상 브라질보다 결승까지 가는 여정이 한결 수월해 보인다.
2014 브라질 월드컵이 조별리그를 통해 본선 32강중 절반인 16개 팀을 탈락시키고 28일 브라질 대 칠레의 16강전 첫 경기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녹아웃 라운드에 돌입한다. 이제부터는 매 경기가 ‘지면 끝’인 벼랑 끝 매치다.
현 시점에서 우승후보로는 우선 개최국 브라질과 이웃나라 아르헨티나 등 두 남미 강호를 꼽지 않을 수 없다. 이들은 대진표상 서로 반대쪽에 위치해 결승전(또는 3~4위전)에서나 만날 수 있는데 결승까지 가는 길은 아르헨티나보다 브라질이 훨씬 힘들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은 칠레, 콜롬비아, 독일 또는 프랑스를 거치는 ‘가시밭길’ 여정이 예상되는 반면 아르헨티나는 스위스, 벨기에 또는 미국 등을 만날 것으로 보여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해 보인다. 특히 아르헨티나는 결승까지 가는 동안 부담스런 남미 팀을 만나지 않는 반면 브라질은 16강과 8강전에서 잇달아 남미 팀과 격돌하게 돼 홈 어드밴티지 감소효과까지 겪게 됐다.
브라질은 당장 16강전 상대인 칠레부터 만만치 않다. 브라질의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은 “내가 상대를 고른다면 칠레만큼은 피하고 싶었다”고 말했을 정도다. 칠레는 조별리그 B조에서 호주와 스페인을 연파하고 16강행을 확정지은 뒤 네덜란드에 패해 2위로 올라왔다. 네이마르의 바르셀로나 팀메이트인 알렉시스 산체스가 있고 같은 남미팀으로 브라질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브라질이 칠레의 관문을 넘어선다면 콜롬비아-우루과이전 승자가 기다리고 있다. 우루과이는 세계 최고의 골잡이 중 하나인 루이스 수아레스가 이탈리아와 경기에서 상대선수를 물었다가 FIFA 징계를 받고 쫓겨나는 바람에 전력에 엄청난 타격을 입어 그다지 두렵지 않지만 콜롬비아는 이야기가 다르다. C조에서 파죽의 3연승을 거둔 콜롬비아는 우승후보로 손색없을 매서운 전력을 과시하고 있고 특히 하메스 로드리게스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눈부시게 떠으르는 영 스타로 주목받고 있다. 브라질로서는 또 한 번의 호된 테스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이 칠레와 콜롬비아를 꺾고 4강에 오른다면 ‘전차군단’ 독일 또는 부활한 ‘아트사커’ 프랑스가 결승 문턱에서 기다리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독일은 알제리와의 16강전에서 무난한 승리가 예상되며 프랑스도 이변이 없는 한 나이지리아를 꺾고 올라가 8강에서 ‘독불전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이나 프랑스는 이번 대회 유럽팀중 네덜란드와 함께 탑3로 꼽히는 팀으로 브라질 입장에서 보면 ‘산 넘어 산’이라는 한숨이 나올 만하다. 아무리 브라질이 홈팀으로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라지만 결승까지 무사히 오를 수 있다고 낙관하기 어려운 ‘지뢰밭’ 스케줄이다.
그에 비해 아르헨티나의 대진표는 탄탄대로처럼 보인다. 16강전 상대인 스위스나 8강전에서 만날 벨기에 또는 미국이 모두 만만치 않은 상대이긴 하지만 아르헨티나 입장에서 크게 두려운 팀도 아니다. 4강 상대로는 네덜란드-멕시코의 16강전 승자가 올라올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데 역시 아르헨티나로선 승산이 충분한 매치업이다. 한편 남미에서 벌어진 월드컵에서 첫 우승에 도전하는 유럽 입장에서 보면 브라질과 칠레, 우루과이, 콜롬비아 등 남미 4개국이 16강과 8강전에서 서로 치고받게 된 것이 ‘특별 보너스’ 같다. 최소한 이번 월드컵이 남미의 안방잔치가 될 걱정은 대진표 덕에 사라진 셈이다. 독일과 네덜란드, 프랑스, 벨기에 등 유럽팀들은 결승까지 가는데 남미 팀은 딱 한 번만 꺾으면 된다. 남미 팀은 조별리그에서 6개팀이 13승2무3패의 성적을 올렸다. 홈 대륙의 어드밴티지가 얼마나 위력이 큰 지 알 수 있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 미국, 멕시코, 코스타리카 등 3개국이 16강에 오르는 돌풍을 일으킨 북중미가 돌풍을 8강까지 이어갈 지도 관심거리다. 최고 신데렐라 코스타리카는 16강에 오른 팀 가운데 최약체로 꼽히는 그리스를 만나게 돼 8강 꿈에 부풀어 있으며 ‘죽음의 조’를 살아서 탈출한 미국도 벨기에를 상대로 충분히 해볼 만 하다는 자신감에 넘쳐 있다. 멕시코와 네덜란드의 일전은 그야말로 예측불허의 박진감 만점 격전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반면 나이지리아와 알제리 두 팀이 16강에 오른 아프리카의 전망은 그다지 밝지 못하다. 프랑스와 독일이라는 강호를 만나 8강까지 살아남기가 힘들어 보인다. 그래도 아프리카는 아무도 16강에 오르지 못한 아시아보다는 한결 낫다. 아시아는 이번 대회에서 4팀이 합쳐 1승도 없이 3무9패의 치욕적인 성적표를 받아들고 퇴장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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