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이닝 8실점으로 ML 데뷔 후 최다 실점
▶ 무실점 행진 마감… 방어율 3.86 치솟아, 자이언츠 8-4 다저스
4일 다저스 홈 개막전에 선발로 나선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진출 후 최악의 부진을 보이며 패전의 멍에를 썼다.
하필이면 홈 개막전에서….
류현진(LA 다저스)이 무참히 무너졌다. 안방 개막전에서 메이저리그 진출 후 최악의 부진을 보이며 시즌 첫 패를 당했다.
4일 다저스테디엄에서 벌어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 개막전에서 다저스 선발로 나선 류현진(27)은 1회초에만 6안타와 포볼 3개(고의사구 1개 포함)로 6실점하는 등 단 2이닝동안 8안타로 8점(6자책점)을 내준 뒤 0-8로 뒤진 3회초 시작과 함께 호세 도밍게스로 교체됐다.
한게임에 8실점과 6자책점은 모두 메이저리그 진출 후 단연 생애 최악 기록이며 2이닝밖에 못 버틴 것도 원치 않은 신기록이었다. 다저스는 첫 두 이닝동안 8점을 내준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4-8로 패해 시즌 2패(4승)째를 당했다.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의외의 결과였다. 이번 시즌 첫 두 차례 등판에서 12이닝동안 단 5안타만을 내주고 이닝당 1개꼴인 12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방어율 제로’ 행진을 이어온 위용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기본적으로 이날 자이언츠 타자들은 마치 베팅볼을 치듯 류현진을 두들겼다,설상가상으로 야수들도 도와주지 않았다. 실책성 플레이가 꼬리를 물었다. 1회초 0-3으로 뒤진 투아웃 1루 상황에서 7번타자 브랜던 힉스의 1, 2루 사이로 뜬 플라이볼 타구를 1루수 에이드리언 곤잘레스와 2루수 디 고든이 모두 햇빛에 타구를 놓쳐 2루타를 만들어주지 않았더라면 그냥 0-3으로 이닝을 마칠 수 있었다.
또 그에 앞서 5번타자 마이클 모스의 2타점 적시타 때 센터필더 맷 켐프의 실책으로 타자주자가 2루까지 가지 않았더라면 1회를 2실점만으로 막을 수도 있었다. 2회초 2점을 더 내준 것도 첫 타자의 평범한 땅볼을 숏스탑 핸리 라미레스가 1루로 악송구한 것이 빌미가 됐다. 2사 후 연속 2안타를 맞아 2실점한 것은 물론 류현진의 책임이지만 첫 타자를 잡았더라면 그런 상황까지 갈 필요도 없었다.
하지만 이날 부진을 모두 수비 탓으로 돌리기엔 이날 류현진의 투구내용에 문제가 너무 많았다. 코너에 몰렸을 때 집중해 위기상황을 헤쳐 나가는 평소의 그다운 모습이 전혀 없었다. 1회초 8번타자를 고의사구로 거르고 2사 만루에서 상대 투수인 9번타자 라이언 보겔송을 상대했으나 오히려 깨끗한 2타점 좌전 적시타를 맞은 것이 대표적인 예였다. 한마디로 평소의 류현진이 아니었다.
1회초 첫 타자 앙헬 파간과 2번 헌터 펜스를 각각 헛스윙 삼진과 라이트플라이로 잡을 때만 해도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는 듯 했다. 하지만 다음 타자 파블로 산도발을 포볼로 내보낸 뒤 류현진은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했다.
4번타자 버스터 포지에게 초구 직구를 통타당해 레프트펜스를 때리는 2루타를 맞고 2, 3루 위기에 몰린 뒤 5번 모스에 중전 적시타를 허용, 2점을 내줬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센터필더 켐프가 타구를 잡다 놓치면서 모스의 2루 진루를 허용했고 이는 다음 타자 브랜던 벨트의 우전안타 때 추가실점으로 연결됐다.
이미 상당한 대미지를 입은 류현진에게 치명타를 안겨준 플레이는 다음 타자 힉스 타석에서 나왔다. 평범한 내야 플라이볼성 타구가 햇볕에 2루타로 돌변하면서 이닝이 끝나야할 상황이 2사 2, 3루의 위기로 이어졌다.
이어 8번타자 와킨 아리아스를 포볼로 내보내고 상대투수 보겔송을 상대로 승부를 걸었으나 오히려 적시타를 맞고 2점을 더 내줬고 1번타자인 파간에게도 적시타를 맞아 1회에만 6점을 내줬다. 지난 시즌 전체에서 한 게임에서 내준 최다실점이 5점이었던 류현진인 단 1이닝에 그보다 많은 점수를 내준 것이었다.
류현진은 다음 타자 펜스도 포볼로 내보낸 뒤 산도발을 라이트플라이로 잡고 간신히 이닝을 마쳤으나 수난은 2회에도 계속됐다. 선두 포지와 12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숏땅볼을 유도했으나 여유있게 던진 라미레스의 송구는 원바운드로 1루에 들어갔고 이를 곤잘레스가 건져내지 못해 선두타자를 내보내고 말았다.
류현진은 다음 두 타자를 범타로 잡아 위기를 벗어나는 듯 했으나 이후 힉스에게 2루타, 아리아스에게 좌전안타를 잇달아 맞고 2점을 더 헌납한 뒤에야 보겔송을 삼진으로 잡고 마운드를 내려올 수 있었다. 하지만 이미 2이닝동안 69개의 공을 던지며 8점을 내준 상황에서 3회 다시 마운드에 오를 수는 없었다. 이날 2이닝동안 6자책점을 기록한 류현진의 방어율은 3.86으로 떨어졌고 시즌 전적은 1승1패가 됐다.
한편 다저스는 류현진이 내려간 뒤 도밍게스(2이닝), 브랜던 리그(2이닝), 크리스 위스로(2이닝), 제이미 라이트(1이닝)가 이어 던지며 다음 7이닝동안 자이언츠 타선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봉쇄하고 4회초 곤잘레스와 안드레 이티어의 백투백 솔로홈런으로 2점, 5회 켐프와 이티어의 적시타로 2점을 따라가며 추격전을 펼쳤으나 대 역전극을 펼치기엔 초반에 입은 상처가 너무 컸다.
<김동우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