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현지시각) 러시아 소치 해안클러스터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여자 피겨스케이팅 싱글 프리 프로그램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피겨 국가대표 김연아가 태극기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마지막 무대에서 ‘올림픽 2연패’라는 이정표를 세우지는 못했지만 2006~2007시즌 피겨스케이팅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김연아는 그간 피겨 역사를 써왔다.
김연아는 21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해안 클러스터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소치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44.19점을 획득, 전날 쇼트프로그램(74.92점)과 합쳐 총 219.11점을 받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소치올림픽을 은퇴 무대로 점찍고 나선 김연아는 역대 세 번째 피겨 여자싱글 올림픽 2연패을 노렸지만 아쉽게 뜻을 이루지 못했다.
2006~2007시즌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이후 김연아는 한국 피겨를 넘어 세계 피겨의 역사를 써왔다.
최연소의 나이로 태극마크를 단 김연아는 2004~2005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 2차 대회에서 한국 피겨 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거머쥐며 피겨의 역사를 쓰기 시작했다.
한국 선수 사상 최초로 2005~2006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 2006년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금메달 등을 달성한 김연아는 시니어 데뷔 시즌인 2006~2007시즌 한국 선수 최초로 그랑프리 시리즈와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을 일궈냈다.
한국 피겨의 역사를 바꾸는 것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았는지 김연아는 사상 최고점을 갈아치우기 시작했다.
시니어 데뷔 후 처음으로 나선 세계선수권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 71.95점을 받아 쇼트프로그램 역대 최고점을 경신한 김연아는 2007~2008시즌 그랑프리 5차 대회에서 프리스케이팅 역대 최고점인 133.70점을 얻었다.
이후부터 김연아는 자신의 한계를 넘어섰다.
유독 쇼트프로그램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던 김연아는 2009년 4대륙선수권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 72.24점을 받았다.
한국 선수 최초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세운 2009년 3월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서는 쇼트프로그램에서만 76.12점을 받아 역대 최고점을 다시 한 번 경신했다. 그때 프리스케이팅에서 131.59점을 받은 김연아는 총 207.71점을 획득해 세계 피겨 여자싱글 사상 최초로 200점을 돌파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현재는 200점을 돌파하는 선수들이 적잖게 등장하고 있지만 200점 돌파는 김연아가 문을 열어젖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김연아가 전성기였다고 떠올리는 2010년 김연아의 점수 경신 행진은 계속 됐다.
2009년 10월 2009~2010시즌 ISU 그랑프리 1차 대회 프리스케이팅에서 프리스케이팅 사상 최고점인 133.95점을 받은 김연아는 210.03점을 얻어 210점대의 벽마저 무너뜨렸다.
김연아는 2009년 11월 2009~2010시즌 그랑프리 5차 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는 76.28점을 기록, 쇼트프로그램 사상 최고점을 끌어올렸다.
큰 기대를 받고 나서 적잖은 압박감을 느꼈을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김연아는 다시 한 번 역사의 한 페이지를 썼다.
쇼트프로그램부터 조짐이 보였다. 김연아는 자신이 갖고 있던 역대 최고점 76.28점보다 1.22점 높은 78.50점을 받았다.
프리스케이팅에서도 김연아는 완벽한 연기를 선보였다. 그는 스스로가 세워놓은 최고점수를 16.11점이나 끌어올린 150.06점을 획득, 228.56점이라는 경이로운 점수로 밴쿠버올림픽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이 역시 한국이 올림픽 피겨에서 따낸 사상 최초의 메달이다.
김연아는 밴쿠버올림픽 금메달로 그랑프리 파이널·세계선수권대회·올림픽 등 피겨 3대 메이저대회 우승을 모두 석권,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김연아에 앞서 이를 달성한 인물은 타라 라핀스키(미국) 뿐이었다.
아직까지도 김연아가 세운 점수는 깨지지 않고 있다. 밴쿠버올림픽 이후 은퇴를 고민하다가 지난 2012년 12월 20개월 만에 복귀한 김연아도 자신이 만들어놓은 한계는 여전히 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살아있는 신화’였다.
복귀 후 처음으로 나서는 큰 무대였던 지난해 3월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서 김연아는 역대 두 번째로 높은 218.31점을 받고 정상에 섰다. 당시 김연아의 쇼트프로그램 점수는 69.97점으로 높지 않았으나 프리스케이팅에서 흠잡을데 없는 연기를 펼쳤다.
김연아는 은퇴 무대인 소치동계올림픽에서 역대 세 번째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하지는 못했다.
그래도 금메달 못지 않은 실력을 선보이며 은메달을 수확했다. 선수 생명이 짧은 피겨 여자싱글에서 4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동계올림픽에서 두 차례 출전해 모두 메달을 차지하기라는 쉽지 않다.
‘살아있는 신화’였던 김연아는 이제 ‘전설’이 돼 은반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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