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업 목사(새빛 교회)
내가 속해 있는 공동체 안에 특별한 모임이 하나있다. 비록 비공식적인 모임이지만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몇 분들에 의해 시작된 것이 어느 순간 많을 때는 열 명 이상의 사람들이 유니폼을 맞춰 입고 탈 정도가 되었다. 자전거를 탈 것이라 추호도 생각하지 않았던 나도 그분들이 이야기하는 자전거의 유익을 듣고 한번 해볼까 하는 용기(?)를 내게 되었다. 허리 통증으로 고생하던 사람이 자전거를 타고 난 후 건강해졌고 하루 종일 서서 일하는 분들이 자전거로 운동을 하면서 발이나 다리의 통증이 없어졌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다른 운동들은 한정된 공간에서 하는 것이지만 자전거는 거리를 달리는 것이기에 (물론 조금 위험 부담이 따르지만) 봄여름가을겨울 각 계절대로 변하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기에 마음의 스트레스까지도 팍 날릴 수 있는 최고의 유산소 운동이라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시작한 자전거를 타던 어느 날 자전거와 인생(혹은 신앙)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름 자전거를 통해 얻은 교훈이 있어서 함께 나눠보려고 한다.
첫째 나 자신과 싸워 이겨라 그러면 후회가 없다. 모든 운동이 그렇지만 자전거를 타러 나가기 위해서 내가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은 내안에 무수히 일어나는 타지 않아야 하는 이유와 싸워야 하는 것이다. 옷을 갈아야 입어야 하는 것부터 싫고 자전거를 타는 것 자체가 힘겹고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혹을 뿌리치고 나가면 돌아왔을 때는 반드시 잘했다고 나 자신에게 칭찬하는 내 모습을 보게 된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승리하는 인생을 살기 위해 내가 싸워야 할 대상은 바로 나 자신이다. 게으르고 싶고 현실에 안주하고 싶은 나와의 싸움은 힘들지만 그 유혹을 이기면 거기에는 반드시 잘했다고 칭찬하는 기쁨을 얻게 될 것이다.’울며 씨를 뿌리러 나가는 자는 반드시 기쁨으로 그 곡식 단을 가지고 돌아오리로다’(시 126:6)
두 번째 언덕을 즐겨라. 자전거의 묘미는 언덕이다. 처음에는 언덕을 올라가는 것이 두려움이고 죽음이다. 숨이 차오르고 힘이 빠져서 중간에 내려 자전거를 던져버리고 싶은 충동이 인다. 그러나 그것을 이기고 언덕을 넘으면 반드시 그 언덕만큼 내리막길이 있다. 그리고 그 내리막길에 스쳐오는 귀가의 바람소리는 언덕을 넘었다는 성취감과 함께 기쁨을 가져다준다. 더욱이 그런 경험은 다음에 올 언덕에 대한 자신감과 도전의식을 가져다준다.
그렇게 언덕을 몇 번 넘다보면 어느 순간 언덕을 찾아다니게 된다. 인생도 고난의 언덕이 있다. 그 언덕을 넘는 것은 죽을 만큼 힘겨운 것이지만 반드시 그 뒤에 성취의 기쁨과 함께 언덕만큼 기쁨을 누릴 내리막길을 예비해두신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못 오를만한 고난의 언덕은 우리에게 있지 않다. 오히려 그 고난의 언덕을 통해 우리의 인격과 믿음의 성장이 있게 될 것이란 기대를 가지고 살아가야 하겠다.
“사람이 감당할 시험 밖에는 너희가 당한 것이 없나니 오직 하나님은 미쁘사 너희가 감당하지 못할 시험 당함을 허락하지 아니하시고 시험 당할 즈음에 또한 피할 길을 내사 너희로 능히 감당하게 하시느니라”(고전 10:13)
세 번째 그래도 달려라. 두 바퀴로 달리는 자전거는 페달을 밟아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그리고 중심을 잡지 못하면 넘어지게 된다. 때로는 정말 페달을 한 번 더 돌릴 힘이 없을 때가 있고 무리하게 힘을 써서 다리에 쥐가 올 때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함께 갈지라도 다른 사람이 내 대신 자전거를 타 줄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인생의 길도 누가 나를 대신해서 살아줄 수가 없다.
내가 주어진 인생은 내가 달려가야 한다. 힘들고 어려워도 내가 인생의 페달은 내가 밟아야 하고 내가 서야 할 바른 길에 중심을 잡고 나아가려고 하지 않는다면 넘어지는 것은 바로 내가 될 것이란 사실이다. “나는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딤후 4:7)
네 번째 함께 달려라. 기러기가 V자 모양으로 날면서 소리를 내는 이유가 무엇인지 자전거를 탈 때 경험하게 된다. 혼자 탈 때는 공기저항을 다 받으며 타야 하지만 두 사람 이상이 타면 앞에 선 사람이 공기 저항을 막아주기에 두 번째 세 번째 뒤를 따르는 사람들이 덜 힘들게 타게 된다. 더욱이 너무 힘들어 포기하고 싶을 때 앞, 뒤, 옆에서 힘내라고 격려해주는 한마디는 사막에서 생수를 만난 것과 같을 것이다. 인생도 마찬가지이다. 혼자가야 하는 길이지만 함께 해주는 사람이 있을 때 그들의 격려의 한마디는 새로운 힘과 용기를 얻도록 한다는 것이다.
“혹시 그들이 넘어지면 하나가 그 동무를 붙들어 일으키려니와 홀로 있어 넘어지고 붙들어 일으킬 자가 없는 자에게는 화가 있으리라”(전 4:10)자전거를 힘차게 달리듯 우리에게 주어진 복된 새해 힘차게 달려 승리의 기쁨을 맛보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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