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복세 위협하는 요소들 줄줄이
▶ 경제회복 → 금리상승 → 구매감소로 이어져, 거래실적 최근 3개월 연속 감소세 주목, 건설업체 매물부족 틈타 분양가 대폭 올려
주택시장 올해가 고비, 지난해 회복 멈출 역풍 만만치 않다. 대망의 새해가 밝았다. 지난해 뜻밖의 강한 회복세를 보인 주택시장에도 밝은 해는 어김없이 떠올랐다. 지난해 상반기와 같은 활황 장세에 대한 기대가 어느 때보다도 높은 해다. 침체기간이 길었던 만큼 지난해 회복세가‘깜짝 회복’에 그치지 않기를 기대하는 소망도 매우 강하다. 주택시장의 회복세가 올해에도 무난히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면서도 적지 않은 역풍도 예상되는 해다. 일부 전문가들은 자칫 지난해 회복세가 거품에 그칠 가능성이 높고 최악의 경우 올해 안에 다시 꺼질 수 있는 우려를 제기한다. 정부가 그동안 시행해온 주택시장 지원책을 일제히‘스탑’하는 것도 시기상조라는 지적이다. 지난해 주택시장이 장기침체에서 벗어나 회복국면에 안착한 것만은 확실하다. 하지만 회복세가 중단되지 않고 장기간 이어지기 위해서는 올해 주택시장 중대한 기로에 놓여 있다.
◇경제 회복, 주택시장에 ‘독’
전반적인 경제 회복과 주택시장 회복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마치 톱니바퀴처럼 맞물려가며 서로 성장세를 견인해 주는 역할을 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주택시장과 전반적인 경제상황이 장기간 동반침체의 늪에 빠져 있었다. 그러다가 지난해 가까스로 살아난 주택시장이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주택가격이 오르고 거래가 활발해 지면서 소비지출이 개선되는 결과를 낳았다. 올해는 집값 상승에 따른 리모델링 수요가 증가할 전망으로 관련 업종의 특수가 예상된다. 주택시장 전망을 밝게 보는 건축업계에서는 그동안 미뤄온 주택 신축을 올해 봇물처럼 쏟아낼 것으로 보여 건설자재 업종의 호황과 일자리 창출도 기대된다.
그러나 경제가 회복기미를 보이면서 가장 먼저 반응한 부문은 금리다. 경제 살리기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온 연방 정부가 금리를 서서히 올리기 시작한 것이다. 양적완화 규모 월 100억달러 축소를 신호탄으로 정부는 앞으로 금융시장에서 서서히 손을 뗄 모양새다. 경제회복 기미가 나타나면서 투자자금도 비교적 안전한 국채시장에서 수익률이 높은 주식시장으로 대거 이동 중이다. 투자자들이 보유 국채를 매각하면서 국채금리 상승을 주도 중으로 모기지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모기지 금리 상승=주택구입 수요 감소
모기지 금리가 오르면 주택시장에는 전혀 도움이 안 된다. 주택구입자들은 주택가격과 모기지 금리를 기준으로 주택구입 결정을 내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기지 금리가 오르면 집을 사려는 수요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수요가 감소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대부분의 주택구입자들이 보유한 주택구입 자금은 제한적이다. 제한된 자금으로 주택가격과 모기지 금리 추이를 살피며 적절한 주택구입 타이밍이 오기만 기다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금리가 오르면 가만히 앉아서 손해를 보는 셈이다. 대출 비용이 상승하기 때문에 같은 구입자금으로 규모가 작거나 조건이 떨어지는 주택을 구입할 수밖에 없다. 주택구입이 절실하지 않은 경우 당장 집을 살 필요가 사라진다. 결국 주택시장에서 발을 떼게 되어 자연스럽게 주택구입 수요 감소로 이어진다.
◇심상치 않은 주택거래 실적
최근 주택거래 실적이 심상치 않다. 주택거래가 한산해지는 비수기라지만 주택시장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만큼 저조하다. 주택거래는 이미 지난해 9월부터 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오고 있다. 최근 발표된 지난 11월 주택거래 실적은 가장 실망스럽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의 지난달 발표에 따르면 11월 중 재판매 주택거래는 전달보다 약 4.3% 줄어든 약 490만건(연율 환산)으로 조사됐다. 약 510만건에 이를 것이라는 협회 측의 2013년도 주택거래 예상치 달성을 위협하는 수치다.
향후 주택거래 추세를 보여주는 잠정 주택매매지수도 5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 오다 11월 소폭 반등했으나 기대 이하다.
매매계약이 체결된 재판매 주택을 바탕으로 작성한 잠정 주택매매지수는 11월 중 전달보다 약 0.2% 오르는데 그쳐 약 101.7로 집계됐다. 당초 시장의 기대치인 1% 증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잠정 주택매매지수는 대개 향후 1~2개월 후의 주택거래 추세를 나타내기 때문에 올해 1월까지도 주택거래가 부진할 것이라는 신호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초 사상최저 수준이었던 모기지 금리가 지속적인 상승세를 탔고 주택가격은 상승한 반면 공급이 현저히 감소한 것이 주택거래 감소 원인으로 보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또 대출 은행권에서 모기지 대출 기피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주택시장 회복이 자칫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올해 5월까지 주택가격 상승을 예단하기 힘든 이유로도 볼 수 있다.
◇역행하는 건설업체
올해 주택시장 회복세를 꺾을 만한 지뢰요소가 다분하지만 주택건설 업체들은 거침없는 욕심 행보를 지속중이다. 지난해 매물부족으로 주택가격이 급등한 틈을 타 주택건설 업체들이 신규분양 주택 가격표를 천정부지로 올리고 있다.
대표적인 주택건설 업체인 톨 브라더스는 지난해 4분기 신규 분양 주택가격을 연간 대비 무려 약 21%나 인상했다. 신규 주택가격 인상은 주택건설 업계의 전반적인 현상으로 만약 올해 초 수요가 살아나지 못하면 다시 판매부진과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우려된다.
최근 주택건설 업체들의 움직임은 마치 도박판에서의 베팅을 연상케 한다. 주택시장 침체기 동안 발생한 손실을 만회하려는 업체들의 행보가 다소 우려스럽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급증한 주택구입 수요가 올해까지 이어질지 불투명한 가운데 업체들은 저마다 경쟁적으로 주택 신축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신규 주택판매는 전달보다 소폭 감소한 반면 신규 주택 착공실적은 5년 만에 최고로 높았다. 건설 업체들은 일제히 장밋빛 전망만을 앞세워 신규 주택 공급량을 늘리고 있는데 역풍은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톨 브라더스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주문량이 이미 10%나 감소하며 전년 대비 약 77% 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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