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Bee)의 조직력과 부지런하며 언제나 꿀처럼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회사를 만들고 싶어 Bee부동산이라 이름 짖고 부동산회사를 시작한지 23년째가 된 이 한 해도 저물어간다. 소속된 많은 에이전트 중에는 Bee부동산의 일원이 되어 창사 때부터 지금까지 같이 일하고 있는 오래된, 아주 묵은 김치 같은 동료도 있고 이제 막 조인한 신선한 얼굴도 있다. 그러고 보니 입사한지 10년이 된 사람도 고참이라고 말할 수 없을 만큼 회사가 이제 연륜이 쌓였다. 결코 쉽지 않은 부동산중개를 직업으로 택하고 최선을 다하여 열심히 일하는 동료에이전트들이 있어 나름 규모 있고 좋은 회사로 성장할 수 있었기에 모두에게 감사하고 자부심을 갖게 된다.
한건 한건의 딜(deal)마다 엄청난 고통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에이전트들의 노고를 지켜보면서, 아이를 낳는 산모의 고통에 비유하기도 하고, 어려운 거래가 성사가 되고나면 그 만큼 희열도 크게 맛보는 직업이다. 며칠 전엔 타운내 한 호텔에서 회사 송년모임을 가졌었다. 소속 에이전트는 물론이고 일년동안 자신의 일같이 도와주던 협력업체들의 임직원까지 초청하여 서로 축하하고 위로하며 업계의 불경기로 인해 쉽지 않았던 한 해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었다.
필자의 회사는 매해 송년파티조차도 여러 에이전트들이 각 오피스별로 준비하여 직접 퍼포먼스(공연)를 하면서 즐긴다. 모두가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않고 솔선수범하여 감탄스럽고 즐거운 파티를 만들어서 이제 상당히 유명한 송년파티로 소문이 나있다. 재미있으며 아마추어답지 않게 잘 하는 탓인지 다른 모임에서 조차 초청공연이 들어올 정도이다. 아무튼, 모두들 와인잔을 높이 들고 건배를 하며 시작했으며 모두 소리 높여 외친 건배사가 ‘오ㆍ바ㆍ마’였다.’ 오래 오래 바라는 대로, 마음먹은 대로 이루어지길 바란다’는 의미이고 현직 대통령의 이름이라서 기억하기도 쉬운 그 석 자안에 좋은 뜻이 들어있었다.
그러고 보니 우리 머리 좋은 한국 사람들이 몇 년 전부터 만들어 유행한 건배사 중에는’껄껄껄’도 있다. 몇 가지 서로 다른 내용이 있지만 좀 더 ‘사랑할 껄’, 좀 더 ‘즐길 껄’, 좀 더 ‘베풀 껄’이라고 한다. 여기에 한 마디를 더한다면 ‘참을 껄’도 있다. 거기다가 ‘참세, 베푸세, 즐기세’를 더하여 인생은 껄껄껄, 다함께 ‘쎄쎄쎄’라고 외치기도 한다니 재미있다는 생각이 든다. 누구나 한해를 마무리 하면서 생각해보면 보람이나 만족보다는 공통되게 자기반성이나 후회하는 마음이 더 많아서 생긴 건배사인 모양이다. 잡다한 얘기는 그만두고, 얼마 전에 누군가 필자에게 보내준 짧은 수필을 옮겨본다.
부인과 사별을 한 친구의 이야기에 대하여 쓴 수필이다.
"친구가 부인의 물건들을 정리하다가 실크스카프 한 장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그건 그들이 예전 뉴욕을 여행하던 중에 유명 매장에서 구입한 것이었답니다. 아주 아름답고 비싼 스카프여서 애지중지하며 차마 쓰지를 못 한 채 특별한 날만을 기다렸답니다.
친구는 이야기를 여기까지 하고 말을 멈추었습니다. 저도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잠시 후 친구가 말하더군요. "절대로 소중한 것을 아껴두었다가 특별한날에 쓰려고 하자마라. 우리가 살아있는 매일 매일이 특별한날 이란 것을 잊지 말자." 그래서 수필가는 ‘절대로 소중한 것을 아껴두었다가 특별한 날에 쓰려는 것처럼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아야 한다’고 얘기한다.
창가에 쌓인 먼지만 쳐다보는 것 같은 생활이 아니라 창가의 풍경을 바라보기 시작하는 여유를 가지려 한다는 것이다. 아주 특별할 때 쓰려고 장식장 안에만 모셔두던 아름다운 그릇들을 식탁 위로 올려놓고 사용하고 있다고 얘기도 한다. 즐거운 일이나 기분 좋은 일이 생기면 바로 그때가 특별한 날이기 때문이다.’언젠가’라는 말도’다음 기회에’라는 말도 쓰지 않으려 하며 옛 친구를 만나는 일에 많은 시간을 쓰라는 조언도 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매일, 매시간이 모두 소중하고, 매일 아침 우리가 눈뜰 때마다 오늘이 바로 특별한 날인 것을 스스로에게 알리고 감사하라는 것. 그리고 자신의 삶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거나 부정적인 생각도 하지 말고, 바꿀 수 없는 것들에 대해 연연해하지 말고, 오직 이루고자하는 꿈이 있다면 그 것만 생각 하라는 것이고 완벽한 인간은 없으며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고 잘못을 저지르는 일이 많으니 갈등하지 말고, 또 내 주위의 사람이 섭섭하게 했을 때도 나는 너그러워져야 하며, 눈앞에 닥친 조그만 이익 때문에 상대방을 불쾌하게 하고 나서 나중에 후회하는 일을 하지 말 것 등이 그가 하고 싶은 이야기이다.
필자도 한해를 돌이켜보면, 어떤 일에 갈등이 생겼을 때 조금씩 양보하고 베푸는 너그러운 마음이 없었던 것에 많이 후회가 된다. 그러나 인생은 배움의 연속이고 내년엔 좀 더 나은 삶을 살리라 다짐을 해본다. 특히 다행스러운 것은 우리에게는 신기하게도, 일정한 주기마다 늘 새롭게 출발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새로운 한해에 또 새롭게 시작하면 된다. 올해도 졸필이 분명한 필자의 칼럼을 많이 읽어주시고 조언해주신 모든분 께 감사드리며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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