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년 주택시장 어떨까
▶ 깡통주택·차압매물 감소로 가격 상승세 더딘 고용 등으로 주택구입 능력 더 하락
2013년 한 해 동안 주택시장에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다. 대표적인 변화로는 주택시장의 강한 반등을 들 수 있다. 주택수요가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고 급등하며 주택가격을 큰 폭으로 올려놓은 것이다. 반면 매물은 급감해 일부 지역에서는 주택시장 활황이 깜짝 재현되기도 했다. 하지만 내년에는 주택시장의 활황세는 기대하기 힘들고 회복세도 주춤해 질 전망이다. 한편 내년에는 주택매물에 대한 수요와 공급이 어느 정도 균형점을 찾아 가겠지만 모기지 금리가 오르면서 주택구입 능력은 지속적으로 떨어질 것으로도 예상된다. 올해와 같은 활황장세보다는 정상적인 주택시장의 모습을 찾아갈 것으로 기대되는 2014년 주택시장을 미리 살펴본다.
■매물재고 정상수준 회복
올해 상반기 주택시장을 ‘매물 품귀현상’으로 정의해도 과언이 아니다. 갑자기 들이닥친 바이어들의 수요를 따라 잡기에 상반기 내내 매물량이 턱없이 부족했다. 셀러들은 주택가격이 조금이라도 더 오르기를 기다리면서 매물을 풀지 않아 매물 부족현상은 가중됐다. 그러나 내년에는 극심한 매물 가뭄현상이 다소 누그러지고 매물이 정상수준을 회복할 전망이다.
주택매물은 올해 2월부터 서서히 증가한 것으로 집계되지만 증가량이 워낙 미미해 시장이 느끼기에 역부족이었다. 그러다가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매물이 눈에 띄게 늘었지만 주택거래는 오히려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올해 말 주택 매물량은 지난해 말과 비슷한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측된다. 반면 판매속도는 지난해보다 빨라져 매물의 중간 대기기간은 지난해보다 약 11% 단축됐다.
이미 주택거래가 본격적으로 감소하기 시작한 지난 9월 미판매 주택재고가 2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주택시장에 나오는 집보다 안 팔리는 집이 더 많아 매물은 쌓여가고 주택판매 속도가 둔화되기 시작한 시기다.
올해 초 매물 부족현상이 심각했던 지역을 중심으로 하반기부터 매물량이 급격히 늘고 있는데 이같은 현상은 내년 초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9월 매물 증가율이 높았던 지역은 주로 남가주 지역으로 리버사이드 카운티의 매물은 지난보다 약 48% 늘었다.
■회복 걸림돌 사라질 것
올해 주택가격 급등으로 이상과열 현상이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주택시장이 회복된 것으로 보는 이유는 주택시장 회복 걸림돌 요소들이 제거됐기 때문이다. 주택가치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깡통주택’의 숫자가 크게 감소했다. 내년에도 주택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깡통주택에서 탈출하는 주택 소유주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깡통주택은 시세가 워낙 떨어져 집을 팔아도 모기지 원리금을 갚지 못하는 주택이다. 만약 주택시세가 회복되지 않으면 깡통주택 소유주들이 선택할 수 있는 주택처분 수단은 크게 제한된다.
모기지 원금보다 낮은 가격에 처분하는 숏세일이나 차압이 깡통 주택 소유주들이 선택할 수 있는 주택처분 수단이다. 따라서 주택시장 침체기에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지뢰’와 같은 요인이다. 숏세일과 차압은 모두 주택가격을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주택시장 회복 장애물로 여겨진다.
올해 집값 급등으로 2분기에만 약 250만명의 ‘깡통주택’ 소유주들이 수면 위로 부상했다. 여전히 약 700여만채의 주택이 깡통주택 상태로 주택시장을 위협 중이지만 주택가격 상승 전망으로 내년에는 숫자가 더욱 감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리얼터닷컴에 따르면 주택가격이 오르면서 지난 10월 중간 리스팅 가격은 지난해보다 약 8% 올랐다. 집이 높은 가격에 팔리면 깡통 주택으로 인한 위험 요소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모기지 금리 5%대 진입
이미 상승 탄력을 받은 모기지 금리가 내년 중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기관별로 전망치에는 소폭의 차이가 있지만 내년 중 모기지 금리가 5%대를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다.
최근 고용지표가 개선되자 모자 모기지 금리는 올해 최고치에 근접했다. 11월 고용지표 개선 발표 직후 발표된 12월 첫 주 30년 만기 고정 금리는 약 4.46%로 집계됐는데 지난 8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모기지 금리 상승 분위기는 연말을 거쳐 내년까지 이어갈 전망이 높다. ‘전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연방 정부의 양적완화 축소가 내년 중에 시행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내년 말 모기지 금리가 약 5.4%대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부동산 전문 웹사이트 질로우 닷컴도 내년 중 모기지 금리가 5%대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을 최근 내놓았다. 고용시장이 안정되면 주택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면서도 모기지 금리 상승이 불가피해 주택시장이 어느 지표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게 될지도 내년 주택시장의 관심사다.
■주택구입 능력 하락 불가피
주택가격 상승 속도가 소득 증가 속도를 빠르게 앞지르면서 올해 주택구입 능력은 5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고용시장 개선 속도가 더딘 반면 내년에도 주택가격은 상승을 이어갈 전망이어서 내년에도 주택구입 능력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모기지 금리마저 오를 것이 확실시돼 내년 주택구입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전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8월 중 주택구입 능력이 2008년 11월 이후 약 4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NAR에 따르면 8월 중 중간가구 소득의 구매자가 중간가격대의 주택을 구입할 경우 예상되는 월 모기지 금액은 약 851달러로 1년 전보다 무려 약 200달러나 높아졌다.
■차압거래 감소
차압매물 거래로 인한 주택가격 하락 우려는 상당 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주택가격 상승으로 은행의 차압활동이 대폭 감소한 가운데 차압매물도 빠르게 줄고 있기 때문이다. 리얼터 닷컴에 따르면 지난 9월 현재 주택차압은 연간 대비로 36개월 연속 감소를 기록했다. 차압 매물 역시 지난해 말 대비 약 33% 낮은 수준이고 올해 3분기 차압 신청도 2006년 2분기 이후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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