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터뷰 은퇴하는 베델한인교회 손인식 목사
▶ 23년 목회 감사… 송구영신 예배 후 훌쩍 떠나 새로운 시작, 후임 김한요 목사 “제자교육·차세대 양육에 중점” 비전 제시
어바인의 베델한인교회 손인식 담임목사가 오는 12월31일 은퇴한다. 은퇴하는 손인식 목사와 2014년 1월1일부터 담임목사로 사역하는 김한요 목사가 자리를 함께 했다. 지난 3일 본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손인식 목사는 은퇴 후 활동계획을 밝히고 김한요 목사는 사역 비전을 제시했다.
-은퇴 배경은
손인식: 두 가지 이유로 은퇴한다. 첫째는 17년 전 당시 장로 정년이 70세였다. 장로 정년의 나이를 65세로 조정하는 과정에서 담임목사의 정년도 동일하게 적용하자는 안을 교회 내규로 정했다. 둘째는 42세에 베델한인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해 65세까지 하나님의 은혜로 23년 동안 목회와 북한 동포를 위한 복음사역을 동시에 했다. 그러나 이제 더 늦기 전에, 아직 건강할 때 북한 동포를 향한 복음사역 사명에 전념하기 위해 은퇴하게 됐다.
-은퇴 후 사역은 어떻게
한 마디로 68년 동안 세계와 차단된 채 살아가고 있는 2,200만 북한 동포를 돕는 사역이 될 것이다. KCC(KOREAN CHURCH COALITIONfor North Korea Freedom, 북한 자유를 위한 한인교회연합)를 중심으로 활동하게 된다. KCC는 북한 포럼과 통곡기도회, 탈북자 강제북송 반대 집회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했다.
워싱턴 DC 백악관 앞 광장에서 기도회를 열고 오바마 대통령에게 탈북자와 북한 고아들을 보호하기 위한 적극적인 정책을 촉구했으며 중국 대사관 앞에서 기도집회를 열고 탈북자 강제 북송에 항의해 왔다. 에드 로이스 미 하원 외교위원장과 수전 솔티 디펜스포럼 회장, 한국의 김석우 전 통일부 차관과 박선영 전 국회의원 등이 함께 활동하고 있다.
-북한 이슈에 정치논리가 개입되기 쉽다
손: 통곡기도회에 관한 북한 관련 정치논리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크게 걱정하지 않은 것은 기도회 의도 자체가 순수하게 시작됐기 때문이다. 지난 9년 동안 북한 방문 제의를 여러 차례 받았지만 모두 거절했다. 중요한 이유는 북한 동포를 위한 기도의 불길은 하나님이 주관하신다. 또 북한 동포를 위한 기도와 함께 악한 정권을 치는 하나님의 채찍도 필요하다는 생각에 추호의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한인 동포들의 북한을 향해 갖는 태도가 너무 뚜렷해 놀랍다. 한국전쟁 이후 나타난 후손들의 피해가 생각보다 심각하다. 그러나 이런 상처, 아픔을 생명의 논리로 인식하고 신앙으로 극복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민족이 하나 되는 진리보다 더 앞선 진리는 없다고 생각한다.
김한요: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 말씀을 어기고 불순종하여 받은 고난을 지금 우리 민족이 받는 고난으로 연계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된다. 하나님 믿는 자들이 하나님 앞으로 더 나가는 자세가 중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KCC 기도운동은 우리 민족 기도운동으로 인식해야 한다.
-한인 2세들의 반응이 매우 뜨겁다
손: 한인 1세들은 LA 폭동, 5.18 광주민주화운동, 6.25 한국전쟁 등 마음에 상처가 많다. 반면에 2세들의 마음은 하얀 종이와 같다. 부모의 나라 동포 가운데 고난 받는 자, 소리 내지 못하는 자를 위해 소리 내야 한다는 열정이 있다. 기도회에 참석하여 굶주림으로 고통 받는 북한 주민과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인 탈북자들의 실태에 놀라워한다.
우리 한인 2세들이 워싱턴 DC에서 통곡기도회를 마친 후 각 상ㆍ하원 의원들을 직접 방문호소문을 전달했다. 앨라배마주 상원의원은 앨라배마주에서 온 학생이 있느냐며 관심을 표명하는 등 적극적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이민교회 역할이 있다면
손: 이민자적 마이너리티 교회에서 벗어나 미 주류사회에 영향력을 끼치는 교회로 성장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은 예전보다 교회의 여건이 어렵다. 한 예로 전에는 십자가를 세우는 일에 시 정부 등에서도 협조가 있었는데 지금은 십자가를 철거하는 일을 우선하고 있는 현실이다. 또 예수 소망만으로 만족했던 성도들이 SNS 활성화 시대에 인터넷을 통해 신앙을 유린하는 표현을 거침없이 쏟아내는 등 교회의 역할이 매우 어려운 상황은 분명하다. 그러나 극복해야 한다. 미주 한인교회가 불길이 일듯 다 부흥이 되길 소망한다. 하나님 중심의 가치관을 갖고, 합하여 선을 이루던 사람들이 교회가 부흥되어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삶으로 마무리되길 기도한다. 사심의 안경을 벗고 깨끗한 시선 유지로 가능하다.
김: 미주 한인교회의 상황이 매우 복잡하다. 그리고 이민교회가 세계화로 발돋움해야 하는 시대적 요청도 있다. 시스템보다 사람이 중요하다는 전제 하에 크리스천의 본질은 사람이 하나님의 사람으로 변화되는 것이다. 교회가 그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하나님의 섭리를 이루어 가는 것이 이민교회의 역할로 생각된다.
-이민신학에 대한 견해는
손: 개인적 견해로 지정학적 개념의 디아스포라의 ‘신학적’ 정의보다 이민교회의 ‘신앙적’ 순수성을 강조하고 싶다. 복음 안에서 복음으로 통일되는 한반도의 ‘통일신학’을 이민 신학의 범주 안에 포함시켜도 무방하리라 판단되어진다.
-베델한인교회에서 은퇴하는 목회자로서 보람이 있었다면
손: 하나님의 사람들은 강하다. 위로가 필요했던 사람, 세상에서 소외된 사람들이 그 어떤 동기로 예수를 구주로 영접하면, 십자가와 예수 안에서 자기를 발견한다. 아내에게 용서를 구하고 아들에게 용서를 구하는 아버지로 변하며. 복음을 증거하는 용사로 변한다. 그런 신앙적 용기가 있는 성도들과 함께 신앙생활을 했다는 보람이 목회자로서 너무 감격스럽다. 그동안 함께 동역한 사역자들과 교회 임직자, 성도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은퇴와 관련 부부 갈등은 없었는지
1975년에 결혼해서 38년 동안 부부였다(웃음). 내가 목사가 되리라고 상상도 못했던 아내가 36년간 신앙생활을 함께 했다. 지금 우리 부부가 손꼽아 기다리는 날이 있다. 12월 31일이다. 송구영신 예배를 마치면 신혼여행 떠나듯 훌쩍 떠날 것이다. 교회와 성도들이 미워서가 아니다(웃음). 새로 부임한 김한요 목사가 담임목사로서의 사역을 훌륭히 잘 하리라 믿고 기쁜 마음으로 새로운 사역지를 향해 가는 것이다. 은퇴가 아니라 시작이다. 우리 가정에 갈등은 존재하지 않는다(웃음).
-신임 담임목사로서 비전은
김: 손인식 목사께서 모든 것을 잘 해 놓으셨다. KCC의 북한 사역에도 적극적으로 임할 것이다. 목회의 검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성장하는 교회의 단점을 극복해 나갈 것이다. 또 지금까지 계속해 온 복음 증거하는 교회, 하나님을 경외하며 하나님을 만나고 가는 교회, 한 영혼 한 영혼을 사랑하고 제자화하는 교회의 전통을 이어가며 더불어 건강한 다음 세대 육성을 위해 최선을 다 할 계획이다. 앞으로 베델한인교회의 차세대들은 미 주류사회와 세계를 향해 거침없이 나아가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도록 양육한다는 방침이다.
<글·사진 차용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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