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고개 드는 부동산 위기론
▶ 재고 급증·리스팅의 25% 가격 내려, 정부폐쇄 영향 등 시장 신뢰로 타격, 내년 집값 올라도 상승폭 미미할 듯
주택거래 급감이 마치 바이어의‘파업’에 비유된다. 연방정부 폐쇄, 갈팡질팡 유동성 정책으로 바이어들의 주택시장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 것이 문제로 지적된다.
■미판재 주택재고 2년만에 증가
주택시장의 열기가 예상 밖으로 빠르게 식어간다. 올해 주택거래 증가 및 집값 상승을 주도했던 가주, 애리조나, 네바다주의 냉각속도가 빠르다. 절대부족한 매물을 차지하기 위한 바이어들 간의 ‘피 튀기는’ 경쟁은 찾기 힘들다. 거의 7년 만에 찾아온 주택시장 회복세가 자칫 이대로 주저앉을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나올 만한 이유다.
주택가격 급등과 모기지 금리 상승에 따른 주택구입 능력 하락이 주택거래 감소의 주원인으로 지적된다. 자의반 타의반의 주택구입 활동이 줄어듦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집을 내놓는 셀러는 많아져 팔리지 않는 집만 늘고 있다.
미판재 주택재고는 2011년 이후 처음으로 증가로 돌아섰고 9월 중 재판매 주택구입 계약건수도 3년래 최대폭으로 떨어져 위기상황을 반영한다.
셀러의 자신감도 서서히 약해지고 있다. 지난 9월 한달 동안에만 전체 리스팅 중 약 25%의 리스팅이 가격을 내렸다. 10월에도 약 24%나 되는 리스팅에 대한 가격 인하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셀러들의 가격 내리기가 이어지고 주택 매기마저 살아나지 않으면 향후 주택 가격이 상승은커녕 장기간 조정기에 접어들 수 있을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바이어 일시 ‘파업’중
주택매기가 일순간에 끊긴 것은 주택시장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연방정부의 유동성 정책이 갈피를 잡지 못하는 바람에 모기지 금리가 출렁였고 순식간에 상당수의 바이어들이 주택시장을 빠져 나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사상 초유의 연방정부 폐쇄사태까지 발생하면서 주택시장에 대한 신뢰는 급락했다.
주택구입에 대한 열망은 많지만 주택구입을 일시 포기하고 ‘파업’에 돌입한 바이어가 많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거침없는 주택가격 상승이 많은 바이어들을 ‘관망’모드로 전환시킨 이유도 크다. 비이성적인 주택구입을 삼가는 대신 현실적인 분석을 통한 주택구입에 나서려는 바이어가 많아졌다.
바이어들의 파업시기가 주택시장 비성수기인 연말과 맞물린 점도 주택매기 소멸의 원인 중 하나다. 마이클 오어 애리조나 주립대 교수는 “주택시장에 바이어들은 있지만 대부분 ‘파업’ 상태”라며 “이같은 현상이 너무 순식간에 나타나 일선 업계 종사자들이 당황할 정도”라고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묘사했다.
■모기지 신청 급락
주택시장 선행지표 중 하나인 모기지 신청건수는 하락세가 뚜렷하다. 모기지 금리 급등이 한 차례 있었던 지난 5월부 주택 구입용 모기지 신청건수는 약 17%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기지 신청건수는 연간 대비로도 약 7% 감소한 것으로 집계돼 업계에서는 주택 수요가 ‘상당히’ 감소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주택 거래와 모기지 신청건수가 급감하자 내년 주택거래량 예상치에 대한 하향 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9월 중 기존주택 거래량이 급락하자 내년도 주택거래 예상치를 당초 540만채에서 520만채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어바인 소재 부동산 컨설팅 업체 존 번스사도 내년도 주택거래량 예상치를 올해 예상치보다 소폭 증가한 약 530만채 정도로 잡고 있다.
■내년 집값 올라도 올 절반 수준
주택시장 회복세가 약해진 가운데 ‘전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내년도 주택시장에 대한 조심스러운 낙관전망을 내놓았다. 지난 8일 열린 NAR 연례 컨퍼런스에서 로렌스 윤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주택가격 상승폭이 올해의 절반 수준인 약 6%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도 주택거래량은 올해 예상치와 큰 변동 없는 약 510만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내년 주택시장의 가장 큰 변수는 모기지 금리다. NAR는 현재 약 4.3%대 수준의 모기지 금리가 내년 말 약 5.4%대로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연방정부의 양적완화 축소가 내년 중 시행될 가능성이 높고 2015년부터는 금리가 본격적으로 오를 것이라는 예상에 따른 전망이다. 모기지 금리가 오르면 주택수요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지만 고용시장 안정이 안정되면 주택수요를 어느 정도 지탱해 줄 것으로도 기대된다.
■광풍, 더 이상 없다
주택시장 회복세가 이어지더라도 올해 상반기에 나타난 이상과열 현상은 기대하기 힘들다.
주택 구입에 대한 바이어들의 자세가 ‘투기적’에서 ‘신중’으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주택매물도 크게 늘어 주택가격 상승 요인이 사라졌다. 매물증가 현상은 아이러니하게도 매물 부족이 심했던 지역에서 더욱 뚜렷하다.
최근 매물 증가율이 가장 높은 주는 가주로 나타났다. 리얼터닷컴에 따르면 리버사이드 카운티는 매물이 지난해보다 약 48%나 급증했다. LA 카운티와 오렌지카운티 역시 전년 대비 매물이 각각 약 25%와 14%씩 증가해 주택매매 속도가 크게 더뎌졌다.
시장조사기관 코어로직의 샘 카터 시니어 이코노미스트는 “주택시장 회복이 견고하지 못하다”며 “수요는 줄고 매물은 급격히 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집값이 올랐을 때 팔겠다는 셀러들이 집을 무더기로 내놓고 있지만 과잉 공급이 오히려 주택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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