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동자 주변에 미세한 구멍을 내 초음파로 노화된 수정체 제거 후지름 6mm 정도의 특수렌즈 삽입… 대체로 수술 후 시력 1.0까지 나와10분 남짓 걸리고 출혈·통증 없어 백내장이 심한 환자도 수술 가능캐나다 토론토에서 부동산 사업을 하는 50대 여성 교포 S씨는 40대 중반부터 노안이 시작됐다. 일상생활의 불편은 물론이고 일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앞이 잘 안 보이니 화장할 때조차 번번이 애를 먹었고, 계약서에 빼곡한 글씨를 꼼꼼히 확인하기도 쉽지 않았다. 그렇게 피하고 싶은 돋보기를 어쩔 수 없이 써야만 하나 고민은 점점 깊어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백내장까지 시작됐다. 그러던 중 휴가를 보내려고 최근 들른 고국에서 S씨는 우연히 노안 수술을 알게 됐고, 바로 병원을 찾아 양쪽 눈을 수술 받았다. 노안은 물론 백내장 증상까지 함께 해결된 S씨는 가뿐한 마음으로 다시 캐나다행 비행기에 올랐다. 노안과 백내장을 한번에 잡을 수 있게 된 건 눈 속 수정체를 대신하는 특수렌즈 덕분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따로따로 치료할 수밖에 없던 두 증상이 이젠 한 번의 수술로 해결되는 것이다. S씨를 포함해 특수렌즈 수술을 4,000안 넘게 집도한 아이러브안과 박영순 국제노안연구소장에게 이 수술에 대해 물었다.
Q. 어떻게 하는 수술인가. A. 수술할 눈에 안약을 넣어 마취한 다음 눈동자 주변에 지름 약 2.2㎜ 되는 미세한 구멍을 낸다. 초음파를 이용해 원래 있던 노화한 수정체를 제거하고, 지름 6㎜ 정도의 특수렌즈를 살짝 말아 구멍 안으로 넣는다. 제대로 들어가면 렌즈가 눈 안에서 펴지면서 자리를 잡는다. 아주 작은 공간 안에서 기계를 빠르게 조작하면서 눈의 다른 부위를 건드리지 말아야 하는 만큼 집도의의 경험과 숙련도에 따라 수술 결과가 크게 좌우된다. Q. 얼마나 걸리고, 아프지는 않나. A. 마취 후 수술이 끝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불과 10분 남짓이다. 환자는 대부분 수술 다음 날부터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수술 도중이나 이후에 출혈과 통증은 거의 없다. 수술과 회복 속도가 빠르고 아프지 않기 때문에 며칠씩 병원에서 시간을 보내기 어려운 직장인이나 해외 동포들도 부담이 덜하다. Q. 수술 후 얼마나 좋아지나. A. 20대의 눈으로 완벽하게 돌아가는 건 아니다. 하지만 돋보기나 안경 없이 먼 거리와 가까운 거리를 모두 볼 수 있게 되기 때문에 삶의 질이 크게 향상된다. 수술 전 눈에 특별히 이상이 없었다면 수술 후 시력은 대체로 1.0 가까이 나온다. 보통 노안이 오면 책이나 영수증, 컴퓨터 화면 등을 볼 때 돋보기를 써야 하는데, 수술 후엔 30㎝ 안쪽의 근거리를 보는 데도 큰 불편이 없어진다. 특히 젊을 때 원시였던 사람이 노안이 오면 가장 불편해하는 만큼 수술 후 만족도도 더 높을 수 있다. 나이가 들면서 수정체가 점점 단단해져 두꺼워졌다 얇아졌다 하는 조절 능력이 떨어지는 증상이 노안이다. 이런 조절이 제대로 돼야 빛의 초점이 망막에 정확히 맺혀 물체가 또렷이 보이는데 말이다. 사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노안은 세월의 흐름으로 받아들이고 그저 참고 지내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첨단 광학기술의 발달로 특수렌즈가 등장하자 상황은 급변하기 시작했다. Q. 특수렌즈는 어떤 역할을 하나. A. 먼 거리, 중간 거리, 가까운 거리에서 오는 빛을 모두 자동으로 조절해 망막의 알맞은 위치에 초점이 맺히도록 전달해주는 것이다. 요즘에는 인체와 유사한 재질로 만들기 때문에 이물질이 들어간 듯한 느낌도 거의 없다. 라식이나 라섹 같은 시력교정술처럼 각막을 일부 깎아 수정체의 조절 능력을 보완해주는 레이저 노안 수술이나 다초점안경 같은 과거 노안 치료 방식에 비해 노안의 근본 원인을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이다.
Q. 백내장 수술용 렌즈와 뭐가 다른가. A. 백내장 수술 역시 노화한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렌즈를 넣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쓰인 일반적인 백내장 수술용 렌즈는 먼 곳만 잘 보이게 한다. 수술 후 노안이 오면 다른 노안 환자들처럼 가까운 걸 볼 때 돋보기에 의존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일반 렌즈 대신 노안 수술용 특수 렌즈를 넣으면 백내장과 노안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다.
Q. 백내장은 수정체가 혼탁해져 빛이 제대로 통과하지 못해 시야가 점점 흐려지면서 시력 장애가 생기는 병이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받는 수술이 바로 백내장 수술이다. 그런데 백내장 수술 후 오는 노안은 많은 환자를 괴롭히는 골칫거리였다. 이미 백내장 수술을 했는데 노안이 오면.
A. 양쪽 눈 모두 백내장 수술로 일반 렌즈를 넣었으면 방법은 없다. 한번 넣은 인공렌즈를 다시 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단 한쪽 눈만 일반 백내장 수술을 한 사람은 다른 쪽 눈에 특수 렌즈를 넣으면 노안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 Q. 백내장이 심한 환자가 노안 수술 해도 되나. A. 가능하다. 그런데 심하지 않은 초기에 수술하는 게 더 안전하다. 심해질수록 백내장(흐린 부위)이 단단해져 제거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참다 참다 못 견딜 정도가 돼서야 수술을 했지만, 노안과 함께 해결하려면 초기에 빨리 수술하는 게 좋다. 백내장 수술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Q. 노안과 백내장을 한 번에 해결하기 불가능한 사람은. A. 양쪽 눈 모두 일반 백내장 수술을 받았거나, 망막 출혈이 심하거나, 중증 황반변성이 있는 경우엔 특수렌즈 수술이 어렵다. 단 백내장 수술을 받지 않았는데, 경제적인 이유로 수술을 고민한다면 상대적으로 덜 사용하는 한쪽 눈에만 특수렌즈를 넣어도 노안 때문에 생기는 불편은 상당 부분 덜 수 있다. 사람은 보통 어느 한쪽 눈을 더 많이 쓰고(주시안ㆍ注視眼), 다른 한쪽을 덜 쓴다(비주시안).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