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 시리즈 ‘재정보조’
▶ 자녀 학비는 융자돼도 노후자금은 융자 안돼, 무조건 명문대학보다 장기적 윈-윈 선택을
AGM 칼리지 플래닝의 리처드 명 대표는 “아직도 상당수의 한인 학부모들이 자녀들이 원하는 대학에 입학 허가만 받으면 학비문제는 어떻게든 해결될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임하는 경향이 있다”며 “입학 허가서를 받은 학교에 꼭 진학하기 원한다면 사전에 철저한 재정분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취업을 고려한 전공을 택한다
대학에 입학해서 졸업할 때까지 줄곧 취업을 생각하면서 공부할 필요가 있다. 대학은 분명히 취직 공부하러 가는 곳이 아니라, 학문을 연구하고 인생의 심오한 깊이를 배우는 곳이다. 그러나 최소한 졸업과 동시에 본인의 생계문제는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각오를 다져야 할 필요가 있다. 무엇을 전공하든 그것은 학생의 성향과 능력에 달려 있다.
공부를 계속해서 학자나 교수가 되든 아니면 인턴 등으로 일하면서 구직을 위해서도 경험을 쌓는 등 뚜렷한 목표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일단 공부만 마치는 것에 신경 쓰다 보면 졸업 후 일자리는 없고 빚만 덩그러니 남을 수가 있다.
당연히 본인의 적성을 고려해 전공을 선택해야겠지만 요즘처럼 졸업 후에도 취업이 힘들 때는 비즈니스나 공학 등 실용적인 전공을 선택하면 취업의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만약에 인문계통의 공부를 할 것이라면 졸업 후 취업을 할 곳도 물색하면서 학교를 다니는 것이 바람직하다.
뉴욕 페이스대의 이종열 석좌교수는 “학부모들이 명문대에 치중하기보다는 졸업 후 취업문제까지 고려해 자녀들의 능력과 성향에 맞는 전공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체계적 상환계획이 필요하다
대학 학자금 융자를 위해 10만달러 안팎을 빌린 학생들이 대학 졸업 후 융자금을 상환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스토리를 요즘 흔히 접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녀가 원했던 일류 대학에 합격하면 무리해서라도 보내려는 한인 학부모들이 있다.
부모는 자녀가 명문대 합격통지서를 받은 감격에 흥분해서 자녀의 미래뿐만 아니라 가정의 재정형편도 힘들게 하는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최근 CFPB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졸업생 가운데 10%는 본인의 소득 가운데 25% 이상을 융자금 상환에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체납률도 2008년 이래 계속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오바마 대통령도 하버드 법대 졸업 후 학자금 융자 상환을 최근에야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뉴욕 연준에 따르면 60세 이상의 미국인 가운데 200만여명이 아직도 대학교 다니면서 빌린 융자금을 상환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돼 학자금 상환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함을 보여주고 있다.
■자녀의 학자금보다 부모의 은퇴연금이 우선이다
일부 부모들은 자녀들을 본인이 원하는 드림스쿨에 보내기 위해 직장 은퇴연금 401(k) 가운데 일부를 벌금을 내고서라도 조기 인출을 감행하거나 투 잡을 뛰는 등 무리하게 상황을 몰고 간다.
이에 앞서 부모가 학자금을 지원할 수 있는 능력을 테스트하고 자녀가 재정보조를 얼마나 타 낼 수 있는 지도 한 번 따져본다. 즉 가정 분담금은 얼마나 댈 수 있는지 알아본다. 항목별로 연방 교육부(Department of Education) 웹사이트를 참조해 계산을 한다. 그 다음에 합격한 대학에서 어느 정도 그랜트를 받을 수 있는지 알아보고 모든 숫자를 더한다.
학자금이 그래도 모자라면 CD를 깨든가 페이첵에서도 매달 조금씩 더 부담을 하게 하는 등 비상조처를 취하고 막판까지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본다.
부모는 자식 사랑에 은퇴연금을 조기 인출하거나 대출하려는 생각도 들겠지만 “학자금은 융자가 되어도 은퇴자금은 융자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자식에 대한 맹목적인 사랑보다는 철저한 현실 인식 속에서 드림스쿨에 대한 욕심을 내기보다는 이성적인 선택을 함으로써 부모와 자녀 모두 장기적으로 윈윈이 되는 선택을 할 필요가 있다.
■어려서부터 금융교육을 시킨다
어릴 때부터 자녀들에게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의식을 심어주고 독립심을 유발시킬 필요가 있다. 돈이 모든 것은 아니지만 돈이 없으면 불편하다는 것을 확실하게 각인시켜 준다. 그러면 돈을 헤프게 쓰는 일이 없게 된다. 예를 들어 10%를 따로 떼어서 대학 학자금을 준비하거나 자동차 등을 매입하기 위한 장기저축을 하는 데 쓰도록 유도한다.
학자금을 빌렸을 때 과연 이자는 얼마나 붙게 되며 이를 상환하는 데는 기간이 얼마나 걸리고 본인의 연봉은 얼마를 받아 언제까지 갚을 수 있겠는가를 스스로 계산할 수 있는 능력을 자녀에게 길러줄 필요가 있다. 어릴 때부터 좋은 대학 진학을 위해 학과목 공부에만 치중하다 보니까 정작 미래의 성공을 위한 가장 중요한 금융교육을 시킬 틈이 없을 수 있다.
평범한 이야기 같지만 개인이나 국가나 수입에 비해 지출이 많다면 파산한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미국의 부채 이야기도 시사성 있게 들려주고 또한 미국의 경제위기도 사실은 무분별한 부채가 많아짐으로써 발생했음을 깨닫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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