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사망자 3만2,929명 대 연 사망자 3만2,036명.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현 추세가 지속될 경우 오는 2015년 예상되는 미국 내 총기관련 사망자와 윤화 사망자이다. 이 수치가 관심을 끄는 것은 현실화 될 경우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총기관련 사망자가 윤화 사망자를 추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서 윤화 사망자는 1979년의 5만3,524명에서 2012년에는 3만3,000명으로 감소했다. 윤화 사망자는 2005년부터 2010년까지 22%나 감소한 반면 살인과 자살, 오발사고 등 총기 관련 사망자는 2010년 2만8,393명으로 최저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해 2011년에는 3만2,163명을 기록했다. 2011년 총기로 인한 미국 내 부상자만 7만3,883명에 달했다.
미국과 세계 뉴스를 다루는 국제부 데스크를 맡으면서 가장 자주 접하게 되는 뉴스가 하루가 멀다 하고 발생하는 미국 내 총기사건이다. 지면 사정 상 무차별 난사 등 큰 사건이 아니면 보도조차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지만 미국에서는 하루 평균 90명이 총기로 목숨을 잃는다.
이달만 해도 지난 20일 시카고에서 갱단들이 무차별 총격을 가해 3세 어린이 등 13명이 총에 맞아 부상하면서 시카고는 물론 미국을 경악케 했다. 이보다 나흘 앞선 지난 16일에는 워싱턴 DC 한복판 해군복합기지에서 무차별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13명이 숨졌다. 해군기지 총격은 2009년 이후 여러 명이 숨진 무차별 총기 난사 사건으로는 벌써 7번째이기도 하다.
2012년 12월 코네티컷주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애덤 랜자가 총기를 난사, 어린이 20명과 교직원 6명 등 26명이 숨진 사건, 2012년 7월 콜로라도주 오로라의 극장서 제임스 홈스의 무차별 총격으로 12명이 사망하고 50여명이 부상한 사건, 2011년 8월 애리조나 투산서 제러드 러프너가 총기를 난사 6명이 사망하고 게브리엘 기퍼즈 연방 하원의원 등 13명이 부상한 사건들은 아직도 뇌리에 생생하다. 또 2007년 4월 버지니아텍에서 한인 학생 조승희의 총기 난사로 무려 33명이 사망한 사건을 누가 잊을 수 있겠는가.
주류·담배·화기단속국(ATF)은 미국에서 군인을 제외하고 민간인이 소지한 총기를 최소한 3억정 이상으로 추정한다. 인구 보다 총기가 많은 나라가 미국이다. 미국의 총기 사망 비율은 2011년 10만명 당 10.3명으로 서방국가들에 비해 최소한 20배 많다. 이는 미국인들은 독일이나 프랑스, 일본인에 비해 총에 맞아 사망할 확률이 20배나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총포상이 주유소 숫자와 맞먹고 마켓보다 많은 곳이 미국이기도 하다. ATF에 따르면 2011년 현재 미국 내 총포상은 12만9,817개로 집계됐는데 같은 해 미국 내 주유소 14만3,839개, 대형마켓 3만6,569개, 맥도널드 매장 1만4,098개와 비교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민간인들의 총기가 워낙 많다보니 지난해 미 전국에서 경찰로 인한 총격으로 사망한 미국인은 587명에 달했다. 경관들은 시민들의 차를 세울 때마다, 순찰을 돌 때마다 총에 맞을까봐 두려워하고 그래서 시민이 조금만 이상한 행동을 해도 일단 쏘고 보는 심리가 만연해 있다.
그래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총기 규제를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미국총기협회(NRA)와 공화당 내 보수파 의원들의 반대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총기 거래자에 대한 예외 없는 신원·전과 조회를 핵심 내용으로 연방 상원이 초당적으로 추진하던 법안은 지난 4월 본회의에서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시 진행 방행)를 피하는 데 필요한 60표조차 얻지 못하면서 논의 자체가 중단된 상태다. 반자동 소총 등 공격용 무기와 10발 이상 대용량 탄창 거래를 금지하는 법안도 같은 운명을 맞았다.
경찰이 모든 시민을 지킬 수 없는 상황에서 사랑하는 사람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미국 헌법이 보장한 총기 소지 권리는 지켜져야 한다는 주장도 어느 정도 정당성은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총기가 많을수록 총기 사망자도 함께 증가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이는 미국인 뿐만 아니라 미주 한인들에게도 적용된다. 지난 25일 뉴욕시에서는 세일즈맨으로 일해 온 한인 김모씨가 금전문제로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진 한인 회사 대표와 직원을 총으로 쏴 직원이 숨지고 회사 대표는 중상을 입은 사건이 발생했다. 조승희 총기 난사 사건을 비롯, 미국에서 발생하는 한인 관련 사건에서도 이제는 총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래도 총기의 범람과 상대적으로 용이한 총기 구입이 총기 관련 사망자 급증과 무관하다고 주장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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