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인 변호사 아버지는 아들의 적성을 따지지도 않고 변호사로 만들기 위해 법대과정을 권유했지만 아들은 자신이 좋아하는영문학을 대학에서 공부했다. 뒤늦게 자신이 의사가 되고 싶다는것을 깨닫게 된 이 남학생은 대학 때 전공으로 공부한 영문학을토대로 정신과 의사를 목표로 동부의 한 명문대학 의대에 입학해기필코 의사의 꿈을 이뤘다. 아버지는 뒤늦게나마 스스로 아들이원하는 일을 찾을 수 있도록 독촉하지 않고 기다렸다.
# 2 고등학교때 우수한 성적을 기록했던 한 남학생은 부모의 권유에 따라 동부의 한 명문대 의예과 과정(Pre-Med)에 입학했다.
1학년 교양 과정은 잘 마쳤으나 2학년 때 유기화학 등 랩 사이언스 전공과목을 들으면서 문제가 생겼다. 수십 페이지에 달하는 리포트를 써야하는 것은 물론 과목의 난이도가 높아짐에 따라 진도를 따라갈 수가 없었다. 고민 끝에 의과대학원 진학을 포기하고 비즈니스로 전공을 바꿨다.
부푼 꿈을 안고 대학에 진학한 우리 자녀들이 자신에게 맞는 전공을선택하지 못해 아까운 시간과 학비를 낭비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7일 남가주 사랑의 교회에서 본보가 주최한 2013 칼리지 엑스포 ‘UC및 명문사립대학 박람회’는 자녀들의올바른 적성과 전공을 조기에 파악해서 자녀들에게 맞는 일을 찾아주려는 30~40대 어머니들의 교육열기로 가득찼다.
특히 정오부터 오후1시까지 실시하려던 적성검사에 예약이 쇄도해 오후 3시 적성검사를 한 차례 더 늘리면서 1,000여명에 가까운 학부모와학생들이 적성검사에 임했을 정도로학부모들의 관심은 폭발적이었다. 자녀들에게 올바른 전공과 미래를 찾아주고 싶은 부모님들의 뜨거운 교육열의 발로라고 할 수 있다. 적성검사가 왜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는 지 알아본다.
■적성검사 왜 받는가
한인 학부모들의 자녀 진로지도에대한 인식이 상당히 성숙해졌음을 느끼게 해준 것이 이번 칼리지 엑스포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대학에 들어가서 전공을 찾으면 이미 늦다고 여기는 것이 한인 학부모들의 일반적인정서로 자리 잡았다.
예전에 비해 학자금 인상폭이 커지고 졸업할 때까지 비용이 많이 드는데다 급속도로 변하는 직업환경에서자녀들이 보다 실용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선택을 하게하려는 방향으로 학부모들의 생각이 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젠 명문대를 고집하기보다는 실질적으로 대학을 졸업해서일자리를 찾을 수 있는 지 또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평생 하면서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지에 대한가치관 변화가 이번 칼리지 엑스포에 수많은 학부모들이 어린 자녀들을데리고 적성검사를 보기위해 운집한이유라고 분석할 수 있다.
원래 적성검사는 7학년 이상의 학생들이 받기에 적합하게 구성되어있음에도 불구하고 한인 학부모들은 초등학교 저학년의 자녀들을 데리고 검사에 응하는 진지한 모습을보였다.
이번 적성검사를 시행한 플렉스 칼리지 프렙의 서니 오 원장은“ 자녀들이 좋아하는 일을 생업으로 하면서행복하게 살기를 원하는 마음이 간절하기 때문에 학부모들이 어린 자녀의 적성을 찾아주기 위한 이번 검사에 적극적으로 임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자녀의 진로에 대해 나름대로 가장 근접한 정보를 얻고 싶다면빼놓을 수 없는 것이 적성검사이다.
적성이 사회생활에서의 성공과 직결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자녀의미래를 생각하는데 상당한 도움을얻게 되는 것만은 분명하다.
이번에 실시한 적성검사는 1시간동안 이뤄진 리아섹 테스트(RIASECTEST)로 자녀의 직업 흥미 유형을 42개 문항의 질문을 통해 현실형(Realistic), 탐구형(Investigative), 예술형(Artistic), 사회형(Social), 진취형(Enterprising), 관습형(Conventional)으로 분류해 자가진단 하도록 했다.
■적성검사가 만능은 아니다
자녀의 적성을 찾아보려는 노력은부모가 자녀와 함께 고민해야 할 몫이다. 자녀를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부모일 수 밖에 없다. 자녀가 갓 태어나서 유치원,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중학교 사춘기를 지나 성장하는 과정에서 가장 자녀를많이 아는 것은 부모이다. 적성검사이전에 부모의 관심과 애정이 필요한이유이다.
저스틴 최 임상심리학 박사는 “학부모가 자녀의 인생을 대신 살 수는없다”며“ 자녀가 좋아하는 일을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끊임없이 대화하고 자녀에게 동기의식을 불어넣어주는 것이 진정한 부모의 역할”이라고강조했다.
아인슈타인의 어머니는 끊임없는관심과 격려, 애정으로 아들을 세계최고의 과학자이자 물리학자로 키워냈다.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어린 아들의 재능을 알아 본 어머니가 있었기에 학교에서 쫓겨난 아인슈타인이전 세계가 존경하는 위대한 인물이되었던 것이다.
적성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때는 보통 고등학교에 진학해서이다. 입시와 관련, 어떤 분야의 전공을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판단이 서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장일반적이고, 초보적인 판단을 위해이용하게 되는 방법이 고등학교 과정에서 배우는 과목들 가운데 성적이우수하고 자녀가 좋아하는 과목을살펴보는 것이다.
이 방법은 비전문적이지만, 그런대로 적용될 수 있다. 고교과정은 일반적으로 교양과목을 배우는 것이라고할 수 있다. 그런데 그 과목들 중에서어느 것들을 잘한다고 이것이 대학의전공과 연결된다고 단언하기는 쉽지않다. 그런데 여기에 진로까지 연결한다는 것은 무리한 판단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전공이란 어떤 분야로 가기위한 하나의 과정이기 때문이다.
적성검사외에 학습 능력, 성격까지파악할 수 있다면 자녀 진로 교육에많은 도움이 된다.
■여러 검사를 통해 상호보완한다
1.DAT(Differential Aptitude Test)
학습 능력에 초점을 맞춘 테스트이다. 공간, 시각, 추상적 개념, 기계처리력, 수학처리력, 언어능력, 속도처리 등 8개 영역으로 나뉘어져 있다.
이 테스트는 다른 학생들과 비교가가능한데, 영역별로 상위권에 들어간자료를 얻게 되면 진로와 관련된 큰그림을 그릴 수 있다.
공간과 시각영역에서 뛰어나면 건축이나 디자인 분야가, 추상적 개념에서 뛰어난 점수를 받는다면 생물,물리, 사회학 등과 연결될 수 있다.
또 기계처리력이 좋으면 어떤 이론을바탕으로 답을 찾아내는 능력이 남다를 수 있다.
속도처리 영역은 집중력과 속도가 뛰어나 남들보다 짧은 시간에 실수 없이 무엇인가를 해결해 낼 수 있는 강점을 보여준다. 평소 공부를 잘하는 아이가 시간제약 등 환경이 변화되면 엉망이 되는 경우가 있는데,속도처리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 테스트는 어느 한 영역만을 관찰하기 위한 것은 아니며, 8개 영역들가운에 복수의 영역에서 강점을 모아 분석한다.
2.성격검사(Personality Test)
한두 번의 검사를 받았는데 관심과 흥미, 학습능력 등에서 연구형과매치됐다고 의대에서 공부해도 좋다고 단정해도 좋지 않겠느냐고 생각할수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여전히 부족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연구형인데 장기적인 교육을 견뎌내고, 극복할 수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즉 성격과 인성에대한 검토가 이어져야 한다.
성격검사는 성격을 구성하는 온화,정서적 안정, 대담성, 개방성 등을 다시 ▲외·내향성 ▲강직성 ▲독립성▲절제성 ▲심리적 안정성 등 5가지로 묶어 어느 쪽에 해당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박흥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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