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자꽃·요강나물… 대덕산 야생화 길 걷다보면 피로 싹~ 한강발원지 검룡소… 물길터널 구문소… 고생대박물관 볼만
대덕산 중 턱에 피어 난 야생화 하늘나리.
대덕산 정상에서 바라본 태백산맥의 봉우리들. 운무를 휘감은 모습이 처연 하기까지 하다.
30년 전 태백을 여행한 적이 있었다. 태백은 하늘만 빼고 산과 들, 냇물까지 온통 탄가루를 뒤집어쓴 검은 도시였다. 지금보다 거리는 붐볐고 밤거리의 불빛도 휘황했다. 새로 찾은 태백은 그 옛날의 탄광촌이 아니었다. 사람들의 숫자는 줄어들었지만 적막한산하의 자태는 오히려 고왔다. 산 사이를 흐르는 계곡물도 검정색에서 옥수로 변해 있었다. 게다가 풍성해진 관광 인프라는 지나가던 객들의 발길을 붙잡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태백의 가장 큰 장점은한밤중에 이불을 끌어 덮게 하는 서늘한 날씨, 바로 그것이었다.
■”안전은 체험입니다” 365 세이프타운
=365 세이프타운은 95만㎡의 부지에 안전을 주제로 한 놀이와 교육을 겸하는 국내최대의 에듀테인먼트(edutainment) 시설로1,800억원을 투입, 지난해 10월 개관했다. 국민들의 재난 대처능력을 증진하고 안전문화를 확산시킨다는 취지로 설립됐다. 산불체험관, 설해체험관, 풍수해체험관, 지진체험관,대테러체험관, 키즈랜드, 대습격 곤충관, 소방문화전시관, 곤돌라승강장 등으로 구성된장성지구와 한국청소년안전체험관, 트리트랙,짚라인, 조각공원, 별자리전망대, 숲속공연장이 자리한 중앙지구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
이에 더해 철암지구의 강원도 소방학교는종합훈련탑, 종합훈련관, 소화피난실, 주택화재진화훈련장, 항공기화재진압훈련, 수난구조훈련장 등으로 이뤄져 안전교육의 일익을담당하고 있다.
365 세이프타운의 가장 큰 특징은 3Dㆍ4D 시뮬레이터를 이용해 산불ㆍ폭설ㆍ지진ㆍ풍수해ㆍ대테러 등 다양한 재난을 체험할 수 있다는 점. 챌린지 월드는 유격장을 연상시키는 트리트랙ㆍ짚라인 등을 통해 스스로의 한계에 도전할 수 있는 체험 코스로 구성돼 있다.
이 밖에 강원도 소방학교에서는 소방공무원들로 구성된 전문교관들로부터 심폐소생술, 소화기 사용법, 화재현장 탈출훈련 체험등 다양하고 이색적인 체험을 할 수 있다.
▲위치: 태백시 장성동 40, (033)550-3101~5
■야생화 흐드러진 대덕산
=두문동재에서시작해 분주령(1,080m), 금대봉(1,418m), 대덕산(1,307m)을 거쳐 한강 발원지인 검룡소로 이어지는 능선은 우리나라 최고의 야생화 군락지로 꼽힌다. 특히 대덕산은 정상을뒤덮는 범꼬리 군락으로 유명하다.
야생화 트레킹은 두문동재에서 시작해 금대봉-분주령-대덕산을 거쳐 검룡소로 내려오는 코스의 경우 4시간30분이 소요되는데반대로 검룡소에서 계곡을 따라 올라갔다가두문동재로 내려 올 수도 있다. 이 밖에 검룡소에서 쑤아밭령-금대봉-분주령-대덕산을거쳐 검룡소로 다시 내려오는 원점 회귀 코스는 6시간이 소요된다.
대덕산 곳곳에는 범꼬리를 비롯해 동자꽃ㆍ요강나물ㆍ할미밀망ㆍ산꿩의다리ㆍ좀꿩의다리ㆍ여우오줌 등 헤아릴 수 없는 야생화들이 철 따라 피고 진다. 다만 생태에 무지한객의 눈이 그들을 분별할 수 없을 뿐이다.
하지만 동행했던 김상구 문화관광해설사의 설명에 기자 일행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올해에는 유난히도 야생화들이 만발했습니다. 산에 꽃이 이렇게 많이 핀 것은 내 평생처음이에요. 내가 얼마 전에 북한산을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그곳에 근무하시는 숲해설사께서 ‘북한산에도 올해에는 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말이죠. 산에 자라는 소나무 중에 솔방울이 유난히 많이 달린 것들은 몇 해 못 가서 죽습니다. 그동안 산에 다니면서 터득한 경험칙입니다.
그래서 올해 야생화가 흐드러진 것이 불길합니다. 최근 들어 되풀이되는 기상이변도마음에 걸립니다.”흐드러진 대덕산의 야생화도 잇따라 발생하는 기상이변 현상의 하나일까. 안개 낀 산길을 걷는 발걸음이 무거워졌다.
대덕산에는 천연기념물인 하늘다람쥐ㆍ참매를 비롯해 대륙목도리담비ㆍ오소리ㆍ고라니ㆍ청솔모ㆍ방패벌레ㆍ그림날개나방ㆍ꽃등에ㆍ맵시벌 등 동물들도 함께 살고 있다. 특히 멧돼지는 개체 수가 너무 불어나 등산로주변에서도 이따금씩 눈에 띌 정도다. 이날산행 중에도 등산로 주변 곳곳에서 멧돼지떼가 나무뿌리를 파헤쳐 놓은 흔적을 볼 수있었다.
대덕산의 아이콘인 야생화 트레킹 코스는5월16일부터 10월31일까지 출입이 가능하다.
최소 4일 전에 인터넷(태백시청 관광홈페이지)으로 생태탐방 신청을 해야 한다. 탐방 가능 인원은 1일 300명 이내로 단체예약은 받지 않고 한 사람이 최대 5명까지 신청할 수있다.
▲문의: 태백시청 환경보호과 (033)550-2061
■한강 발원지 검룡소
=금대봉 산기슭에자리한 샘인 검룡소는 하루 2,000톤의 지하수가 석회암반을 뚫고 나와 20여m에 이르는 계단식 폭포를 만드는데 그 물줄기가 용트림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금대봉에는 제당굼샘, 고목나무샘, 물골의 물구녕 석간수, 예터굼에서 물이 솟아나는데 이물이 다시 지하로 스며들었다가 검룡소를 통해 다시 분출된다. 연중 9도를 유지하는 검룡소에서 솟아난 물이 골지천ㆍ조양강ㆍ동강을 지나 단양ㆍ충주ㆍ여주ㆍ양수리ㆍ서울을 지나 서해로 들어간다. 검룡소 입구 주차장에서 20여분 정도 걸어 들어가야 하는데 길이완만하고 아름다워 산책하기에 좋다.
▲위치: 태백시 창죽동 산1의1
■물길이 만든 터널, 구문소
=침식작용으로 석회암으로 된 산에 구멍이 뚫리면서 만들어진 구문소는 1억5,000만년에서 3억년전 사이에 형성됐다. 낙동강 발원지인 황지연못에서 시작된 물길은 구문소를 지나 봉화를 거쳐 낙동강 본류가 된다. 물에 의해뚫린 커다란 지상동굴은 세계적으로도 그유래를 찾기 힘들다.
석회동굴은‘ 자개문’ , 동굴 아래 물이 고여 있는 깊은 소(沼)는 ‘구문소’라고 불린다.
구문소 일원은 하부 고생대 오르도비스기(4억4,000만~5억년 전)의 막골층과 직운산층으로구성돼 있다. 막골층에는 하부 고생대의 퇴적구조가 잘 발달돼 있고 직운산층에는 삼엽충ㆍ완족류ㆍ두족류 등의 다양한 화석이 발견된다. 천연기념물 제417호(태백 구문소 전기고생대 지층 및 하식지형)로 지정돼 있다.
■태백 고생대자연사박물관
=태백산ㆍ함백산 등 남한에서 각각 6번째, 7번째 높이를 자랑하는 고산준령들로 둘러싸인 태백시일대는 5억년 전(고생대 캄브리아기)에는 얕은 바다였다. 지금도 삼엽충ㆍ완족동물ㆍ조개류ㆍ복족류ㆍ필석류ㆍ두족류 등 고생대의 화석들이 지층 곳곳에 남아 있다. 태백에서도 고생대 지층이 가장 잘 보존되고 있는 곳은 천연기념물 417호로 지정된‘ 구문소’ 일원이다. 이같은 이유로 구문소 인근에는‘ 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다. 박물관의 관람동선을 따라가면 지구가 탄생한 46억년 전부터 선캄브리아시대ㆍ고생대ㆍ중생대ㆍ신생대까지 시간 순서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고 발전했는지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우현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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