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은주가 좀처럼 떨어질 줄을 모른다. 물론 한 여름 날씨가 다 그렇겠지만 지구 온난화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요즘, 지구촌 곳곳의 여름은 더할 나위 없이 뜨겁기만 한다. 그런데 수은주만 올라가는 것이 아니다. 날씨가 뜨거워질수록 전기와 물 등 유틸리티 비용도 따라 올라간다. 뜨거운 여름을 피할 수도 없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에어컨을 끌 수도 없는 요즘 같은 더위에도 유틸리티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방법들이 얼마든지 있다. US뉴스&월드 뉴스가 쉽게 할 수 있는 여름철 에너지 절약 방법 10가지를 소개했다.

1. 온수기(water heater) 온도조절 장치를 점검한다.

여름철 온수기의 온도는 얼마가 적당할까. 버지니아 전기 에너지 절약을 홍보하는 ‘버지니아 에너지 센스’의 앤디 파머 교육담당 매니저는 120도가 적당하다고 말한다. 파머 매니저는 “보통 공장에서 생산할 때 온수기의 온도는 140도 정도로 유지하도록 세팅해 놓는다”면서 “그러나 에너지국에 따르면 연중 120도 정도가 가장 적합한 온도임을 알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런데 최근 생산되는 많은 식기세척기(디시워셔)는 140도의 수온이 필요하므로 온수 히터의 온도를 조절하기 전에 매뉴얼을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만약 매뉴얼에 140도의 온수가 필요하다고 적혀 있다면 다음 번 식기세척기 구입 때 부스터 히터를 구입해 사용하고 집안 전체 온수의 온도는 120도로 맞춰 사용하면 된다.

조금 복잡하기는 하지만 충분한 가치는 있다. 온도를 내리면 유틸리티 비용이 6~10%는 줄어든다. 파머는 “평균적으로 온수기는 가정에서 두 번째로 큰 에너지 비용으로 약 18%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2. 누수를 방지한다.

수도꼭지, 변기, 파이프 등에서 물이 새는지를 살펴본다. 지붕의 누수 부분 역시 점검하는 것도 좋은 생각이다.

미국 30개 주와 캐나다 일부지역의 공공 유틸리티를 담당하는 아메리칸 워터의 마크 르셰발리어 개발국장은 “눈으로 확인하는 것 이외에 쉽게 누수를 확인하는 방법은 물을 사용하지 않는 상태에서 수도 계량기의 눈금을 읽은 후 2시간이 지난 후에 다시 확인해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계량기의 숫자가 올라갔다면 어딘가에서 물이 새고 있는 것이다.

3. 오븐은 많은 양의 요리를 할 때만 사용한다.

오븐을 사용하는 것보다 토스터 오븐이나 전기 프라이팬, 슬로쿠커 또는 마이크로웨이브를 사용하는 것이 훨씬 전기를 적게 쓰는 방법이다.

4. 가정용품은 저녁에 사용한다.

특히 뜨거운 날씨에는 더욱 그렇다. 이유는 있다. 에어컨 등 전기 사용이 많은 낮을 피한다면 전기 부족으로 인해 마을 전체가 정전되는 위험을 낮출 수 있을 뿐더러 에어컨 비용도 절약할 수 있다. 보통 가정용품들은 사용할 때 열을 낸다. 따라서 가뜩이나 더운 날씨에 가정용품에서 발생하는 열까지 가세한다면 에어컨 전기료만 더 올리는 결과를 가져온다. 물론 전기를 절약하려면 식기세척기를 사용하지 않고 손으로 식기를 닦는 것도 좋다.

5. 필터를 교체한다.

공기필터를 자주 교체해 주지 않으면 필터가 막혀 에어컨 시스템이나 기타 부품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또 당장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고 해도 에어컨이나 드라이어 등 필터를 바꿔주지 않으면 생명을 단축시키고 에너지 비용도 많이 든다.

6. 천장 선풍기를 끈다.

집에 사람이 없을 때는 천장 선풍기를 끄는 것이 좋다. 미국 북동부지역의 유틸리티 공급회사인 ‘내셔널 그리드’의 캐시 리포드 부사장은 “천장 선풍기가 집을 냉각시키는 역할을 하지는 않으며 공기만 순환시켜 시원한 느낌을 주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집에 있을 때 사용하면 시원한 느낌을 받겠지만 사람이 없을 때 돌아가면 전기료만 올리는 셈이라고 그는 말했다.

7. 선풍기를 이용한다.

에어컨을 사용하는 것보다 선풍기 사용이 훨씬 경제적이다. 선풍기를 계속 틀어 놓아도 에어컨 사용료보다 적게 든다.

8. 냉장고와 냉동실의 온도를 점검한다.

냉장고 온도는 37~40도가 적당하다. 또 냉동실의 온도는 5도가 이상적이다. 이보다 더 낮은 온도는 돈의 낭비나 마찬가지다. 또 자주 열고 닫는 것은 냉장기능 가동을 가속화하는 것이므로 삼가는 것이 좋다.

9. 먼지를 털어낸다.

냉장고 뒤쪽에 먼지가 많이 쌓여 있다면 이를 제거하는 것이 좋다. 냉장고 밑이나 뒤쪽에 먼지가 쌓여 있으면 기능이 떨어져 결국에는 돈을 낭비하는 것과 같다.

10. 나무를 심는다.

사실이다. 나무는 정말 좋은 일을 많이 한다. 특히 열을 막아 주는 역할은 더할 나위 없이 효과적이다. 나무를 집 주변에 심으면(너무 가깝게 심으면 안 된다) 그늘을 만들어줘 결국 집안을 시원하게 해준다. 연방 산림청의 도시산림연구소에 따르면 집 동쪽과 서쪽에 25피트 높이의 나무가 자란다면 연간 57달러의 에너지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특히 낙엽수를 심으면 겨울에 잎이 떨어지므로 집에 햇볕이 들어와 난방비 역시 절약한다.

물론 지금 당장 나무를 심는다고 해서 올여름 냉방비용을 절약할 수는 없겠지만 앞으로 에너지 절약을 위한 장기적 계획으로는 충분할 것이다. <김정섭 기자>